완벽하고 촘촘하게…순간을, 마주하다

입력 2024. 06. 13   17:26
업데이트 2024. 06. 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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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2보병사단, 조우전 전투능력 더 강해졌다 

후방 지역방위부대의 조우전 핵심은 작전 ‘조기 종결’
드론이 먼저 적 찾아내면 장병들, 순식간에 우회기동
소대장에 부착된 렌즈로 지휘소와 소통하며 제압
주야간 실시된 최정예 부대 선발대회 실전감각 높여

최근 주목받고 있는 조우전은 임무, 작전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된다. 특히 후방 지역방위부대의 조우전은 전방과는 사뭇 다르다. 소규모 병력으로 넓은 지역을 수호하는 특징 때문이다. 작전지역이 더 넓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작전을 종결하는 것이 후방부대 조우전의 핵심. 육군32보병사단은 드론·주민 신고·지자체 CCTV 등을 총동원해 공백을 보완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13일 부대를 찾아 예하부대들의 조우전 전투능력을 평가하는 ‘최정예 백룡 기동타격 최우수 부대 선발 경연대회’ 현장을 지켜봤다. 글=조수연/사진=김병문 기자

 

13일 육군32보병사단에서 열린 최정예 백룡 기동타격 최우수 부대 선발 경연대회에서 독수리여단 기동중대 장병이 대항군과 조우하고 있다.
13일 육군32보병사단에서 열린 최정예 백룡 기동타격 최우수 부대 선발 경연대회에서 독수리여단 기동중대 장병이 대항군과 조우하고 있다.

 


최단시간 최소 피해로 적 제압

32보병사단의 작전지역은 대전·세종·충남이다. 해안부터 내륙 깊숙한 곳까지 아우르기에 범위도 넓다. 이 넓은 작전지역을 적은 병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점은 부대의 오랜 고민이었다. 사단은 지난해부터 이런 작전환경에 맞춰 해안경계부대와 내륙 초동조치부대의 조우전 훈련체계를 정립했다.

이 훈련체계를 예하 부대에 하달해 숙달토록 했다. 이날 대회는 훈련체계를 가장 잘 익히고 실현한 ‘최강자’를 뽑는 자리였다.

대회에 참가한 6개 팀은 여단·직할대가 자체 대회에서 선발한 최정예 장병들.

이들과 오랫동안 합을 맞춰온 드론팀이 대항군 수색을 위해 정찰 드론을 띄웠다. 이번 대회의 평가 중점 중 하나는 ‘드론을 활용해 조기에 적을 식별하는가’였다. 넓은 작전지역에선 날쌘 드론이 효과적인 감시장비로 꼽히기 때문이다.

산속에 숨어든 대항군이 금세 드론의 날카로운 눈에 걸려들었다. 드론이 가리키는 좌표에 독수리여단 기동중대 장병들이 번개처럼 날아갔다. 대항군을 독 안에 든 쥐처럼 압박하기 위해 우회기동 했다.

 

 

대항군을 찾기 위해 비행 중인 수직이착륙 드론.
대항군을 찾기 위해 비행 중인 수직이착륙 드론.

 

전투 중 발생한 환자에게 전투부상자처치를 하는 모습.
전투 중 발생한 환자에게 전투부상자처치를 하는 모습.

 


‘보디캠’ 활용 전장 가시화

소대장의 수신호에 따라 험한 산세를 넘어 대항군을 맞닥뜨린 장병들. 소대장이 가슴팍에 착용한 군스마트폰활용체계(MSP)의 렌즈가 전장 상황을 비췄다. ‘보디캠’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화면은 실시간으로 현장지휘소에 중계됐다. 장병들은 지휘소와 소통하면서 손쉽게 대항군을 제압했다.

“MSP와 드론으로 실시간 전장 상황을 지켜보고 지휘소에서 필요한 사항을 하달받을 수 있어 전투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지난달 열린 야간 대회 때는 MSP 렌즈에 야간투시경을 갖다 대 지휘소에 전장 상황을 중계하기도 했죠.”

하정음(중위) 독수리여단 소대장이 말했다.

사단은 MSP뿐만 아니라 민·관·군·경·소방의 감시체계를 작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군과 해경의 해안 감시장비를 활용해 ‘릴레이식’ 추적 감시도 이어가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의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경찰의 통합관제센터, 국가중요시설 드론 관제 영상 공유체계, 산림청 드론, 소방헬기, 산림 CCTV 영상 등을 공유받아 ‘바둑판식’ 전장 가시화 체계를 구축했다. 2023년 10월 3일 보령 밀입국 검거 완전작전에도 사단이 촘촘히 구축해 둔 감시체계가 큰 역할을 했다.

 

 

한 장병이 수풀에 몸을 숨긴 채 대항군을 수색하고 있다.
한 장병이 수풀에 몸을 숨긴 채 대항군을 수색하고 있다.

 

줄지어 대항군을 수색하는 독수리여단 기동중대 장병들.
줄지어 대항군을 수색하는 독수리여단 기동중대 장병들.



조우전 전 과정 평가…실전성 최대치

주야간으로 열린 대회는 실전감각을 기르는 데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고 참가자들이 입을 모았다. 조우전 상황 지휘 능력과 소부대 전투기술을 ‘능동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

조우전의 전 과정을 망라한 대회는 평가 범위도 넓었다. 부상당한 전우를 응급처치하는 ‘전투부상자 처치’ 능력 평가까지 이뤄졌다.

독수리여단 기동중대 장병들은 두 달에 걸쳐 대회를 준비하며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하 중위는 “현대전과 후방부대 특성에 맞게 ‘드론을 접목한 조우전’에 대비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드론팀과 협업하며 조우전에 드론을 적용하는 방법과 소대장으로서 소부대전투를 지휘하는 법도 숙달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대회를 준비하며 팀원 전원이 체력 특급을 달성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를 준비한 윤상순(중령) 사단 작전계획참모는 “앞으로 분기 또는 반기 단위로 경연대회를 실시해 사단 전 기동타격부대가 전장 가시화를 통한 기동타격 능력 수준을 향상하겠다”며 “침투한 적을 조기에 격멸해 지역 주민은 물론 군의 피해도 최소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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