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확률도 경계하는… 24시간 잠들지 않는 GOP

입력 2024. 05. 23   17:25
업데이트 2024. 05. 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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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인 경계시스템 시범부대를 가다

육군5보병사단 GOP대대

복합 경계 작전체계 최초 시범 운용
감지·식별·추적 매서운 눈과 귀 되다 

 

인공지능 기반 유·무인 복합 경계 작전체계를 최초로 시범 운용하고 있는 육군5보병사단 GOP대대에 이동식 레일 로봇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육군 제공
인공지능 기반 유·무인 복합 경계 작전체계를 최초로 시범 운용하고 있는 육군5보병사단 GOP대대에 이동식 레일 로봇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육군 제공



오전의 짙은 안개가 걷힌 뒤 한층 따뜻해진 햇살은 철책의 냉기를 녹였다. 철책만 없다면 풍요롭고 고요한 대자연의 풍경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름다운 풍경과 분단의 긴장이 공존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책 너머 전방을 주시하는 GOP 경계병의 시선은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았다.


최근 도입된 방탄복 착용 후 순찰로 답사

22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5보병사단 GOP대대. 이곳은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 경계 작전체계를 최초로 시범 운용하고 있는 곳이다.

GOP 철책을 따라 만든 좁디좁은 순찰로를 답사하기에 앞서, 방탄 헬멧과 워 벨트 그리고 최근 도입된 방탄복을 착용했다. 방탄모는 이마와 머리를 짓누르는 듯한 무게와 압박을 가했다.

부대 관계자는 “방탄복은 우리 신체의 주요 장기를 보호하고 활동이 쉽게끔 제작됐다”며 “방탄모와 워 벨트, 방탄복 모두 합쳐 10㎏ 정도의 무게”라고 설명했다. 체감은 마치 세 살 아기를 한 명 안고 이동하는 무게로, 15㎏은 되는 듯했다. 

GOP 철책은 가운데 좁은 길 하나를 두고 이중 철책으로 되어 있다. 철주마다 번호가 적혀 어느 지점인지 빨리 파악할 수 있게 해놓았다.

300m가량 걸어가면서 AI를 접목한 유·무인 복합 경계 작전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철책로와 평행하게 설치된 ‘이동식 레일 로봇 카메라’가 그러했다. 긴 레일을 따라 카메라가 빠르게 이동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순찰로를 걸으며 GOP 경계병처럼 철책을 흔들어도 보고 전방의 이상 유무도 살펴봤다. 가파르게 좁은 길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무거운 방탄모와 방탄복을 착용하고 매일 여기를 순찰하는 장병들을 생각하니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다.


육군5사단 GOP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육군5사단 GOP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육군 제공



완벽한 경계 작전 통해 ‘즉·강·끝’ 구현 

이어서 대대 관측소(OP)를 견학했다. 옅은 안개가 남아 있었지만, 고배율 스코프(망원경)로 북한의 감시초소(GP) 관측이 가능하다. 북한군의 모습이 포착되는 순간도 있었다.

OP의 철탑같이 보이는 곳에는 ‘○○레이다’와 ‘TOD’ 등이 설치돼 우리 군의 매서운 눈과 귀가 되고 있었다.

손영주(중령) GOP대대장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철저한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늘 1%의 확률도 경계해야 한다. 카메라가 잡는다고 해도 상황을 종결하는 핵심은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GOP대대장으로서 완전성 있는 경계 작전과 전투 준비를 통해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을 행동으로 구현하겠다”면서 “앞으로도 부하들을 대대장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인격체이자 팀원으로 대하며 동고동락하겠다”고 전했다.


육군 과학화 경계 시스템 더욱 강화돼 

육군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육군5사단에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2016년 3월 1일부터 GOP 전체로 확대 설치했다.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감시-감지-통제’로 구성된다. 감시와 감지에는 각종 첨단 장비가 들어간다. 각종 근거리·중거리 카메라는 감시를 위해 사용된다.

감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철책을 둘러싼 광망이다. 광신호가 계속 흐르는 광망에 무언가가 접촉해 일정값 이상 압력이 발생하거나 절단으로 신호가 끊기면 경고가 발생해 곧 통제실로 전송된다.

육군은 최근 AI 유·무인 경계 체계를 운용해 완벽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22년 12월 도입된 ‘수풀 투과 레이다’는 저주파로 수풀을 투과해 수풀로 차폐된 지역을 탐지할 수 있으며, 기상 악화 시에도 탐지가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수풀 투과 레이다와 작동 원리가 유사한 경계 탐지 레이다(Perimerer Protection Radar)는 설치와 해체가 쉽고 가격이 저렴해 다수의 경계 취약 지역에 선택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일정 구간을 이동하며 감시하는 ‘이동식 레일 로봇 카메라’는 지난해 11월부터 운용하고 있다. 즉각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경사지에 신속히 기동해 감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람의 객체를 AI가 인식해 표시해주는 AI 객체 인식 능력을 통해 현재의 과학화 시스템을 보완하는 감시체계로 활용하고 있다. 기동성이 우수하고, 쌍방의 음성 인식도 가능하다.

‘AI-TOD’는 TOD에 AI 기술을 접목한 장비. 사람과 동물 표적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체계로, 지난 1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AI 유·무인 경계 체계를 바탕으로 감시·감지·탐지·식별·추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면서 “경계부대와 일치단결해 빈틈없는 경계 작전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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