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영웅들

입력 2024. 05. 21   17:01
업데이트 2024. 05.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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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현장·쓰러진 시민…주저없이 달려가
“앞으로도 국민 생명 보호 군인 본분 충실할 것”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찰나의 순간, 국민 옆에 달려간 장병들이 있어 화제다. 이들은 의식을 잃은 시민 곁에, 위험한 사고 현장에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선행임을 우리는 안다. 투철한 군인정신을 지닌 4개 부대 장병들의 미담을 소개한다. 이원준·조수연 기자/사진=부대 제공

 

임성돈 소령
임성돈 소령

 

공군11전투비행단 임성돈 소령은 건강 이상 증상을 보이며 쓰러진 시민을 발 빠른 응급조치로 구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7일 경남 함안군의 한 교회. 임 소령은 쓰러진 시민이 식은땀을 흘리고, 의식을 잃는 등 증상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 즉시 119에 신고하는 동시에 맥박과 호흡을 확인했다.

임 소령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환자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팔다리를 주물렀다. 또 119구급대원과 통화하며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구급대가 도착하자 직접 도로에 달려 나가 안내했다.

임 소령의 신속한 판단과 적극적인 구호 조치 덕분에 환자는 위험한 상황을 잘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민은 부대 측에 “평소 심장 질환이 있었는데 임 소령 덕분에 위험한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다”며 “정말 큰 도움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F-15K 전투기 조종사인 임 소령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부대 모범장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군인 본분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회 중사
이동회 중사

 

공군17전투비행단 이동회 중사는 공휴일이던 지난 6일 부대로 복귀하던 중 한 차량이 급가속하며 갓길에 부딪치는 현장을 목격했다.

예삿일이 아님을 느낀 이 중사는 동승자에게 119 신고를 부탁한 뒤 주저 없이 사고 차량에 다가갔다. 안에는 에어백이 터져 있고, 운전자는 의식 없는 상태로 쓰러진 상황이었다.

먼저 이 중사는 안전띠를 풀어 운전자를 차량 밖으로 구조한 뒤 상태를 확인했다. 운전자가 입에 거품을 물고 호흡이 거의 없는 모습에 그는 즉시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그의 응급조치 덕분에 운전자는 수분 뒤 호흡이 돌아왔다. 이 중사는 이후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운전자 팔다리를 주무른 뒤 소방과 경찰에게 현장을 인계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의 선행은 사고 운전자가 부대로 연락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알려지게 됐다. 이 중사는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누구든 먼저 나서서 구했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쾌유해 행복한 일상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심정지로 쓰러진 예비군을 살리는 데 이바지한 정숭국(왼쪽 둘째) 중화1동대장을 포함한 유공자들이 육군56보병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심정지로 쓰러진 예비군을 살리는 데 이바지한 정숭국(왼쪽 둘째) 중화1동대장을 포함한 유공자들이 육군56보병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육군56보병사단 정숭국 중화1동대장이 훈련 중 심정지로 쓰러진 예비군을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3월 12일 훈련을 받던 예비군이 교육 영상을 시청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정 동대장은 달려가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동시에 주변의 예비군에게 119 신고와 자동제세동기(AED)를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쓰러진 예비군의 호흡이 돌아왔고, 현장에 119구급대원이 도착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는 이송되던 중 다시 상태가 나빠졌으나, 구급대원들의 응급처치로 위기를 넘겼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와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지금은 아무런 문제 없이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예비역 육군 소령인 정 동대장은 2017년 3월부터 중화1동대장으로 임무 수행 중이다. 사단은 지난달 말 정 동대장을 포함한 유공자 4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그는 “예비군, 간호사, 119구급대원 등이 함께 움직였기 때문에 초기 조치가 잘 됐다”며 “군·관·소방의 일사불란한 통합방위 작전 덕분에 예비군을 살릴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왼쪽부터 육군특수전사령부 천마부대 이현석·금봉석 상사, 김동현 대위, 김영삼 상사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김지원 하사
왼쪽부터 육군특수전사령부 천마부대 이현석·금봉석 상사, 김동현 대위, 김영삼 상사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김지원 하사


육군특수전사령부 천마부대 김동현 대위, 김영삼·이현석·금봉석 상사도 큰 사고로 중상을 입은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특전대원 4명은 지난달 저녁식사 후 숙소로 복귀하던 중 전북 익산시 금마터미널에서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사고자는 우측 다리에 절단 부상을 입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금 상사는 즉시 119구조대에 신고해 환자 상태를 알렸고, 이 상사는 절단된 신체 부위를 찾았다.

김 대위와 김 상사는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사고자의 어깨를 두드리고, 말을 걸며 의식을 잃지 않도록 했다. 네 사람은 도착한 119구조대와 경찰에게 현장 상황과 사고자 상태를 전달한 뒤 현장을 떠났다.

이들은 “사고 현장을 보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어떤 상황에서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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