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간부 획득의 새로운 접근

입력 2024. 05. 21   16:03
업데이트 2024. 05. 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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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기다리면 올 사람 오는 시대 지나
초급간부 신분과 위상 보장
복무 보람과 성취감 향상, 홍보 통해
우수자원 획득 노력 기울여야


초급간부 획득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국방 분야 인력 충원은 향후 민간 분야와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인식의 전환과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현 상태가 위기 상황이라는 점에서 병에 비해 긴 복무기간, 낮은 급여, 과중한 업무와 책임, 전역 후 취업의 어려움 등 이른바 ‘외형적’ 요인에 대한 대응 역시 긴요하다. 다만 초급간부의 복무기간을 줄이는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 초급간부의 복무기간 축소는 초급간부의 질적 수준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 이 점에서 초급간부의 정체성, 역할 등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먼저, 국방혁신과 저출산 인구 위기의 맥락에서 국방인력체계의 틀을 바꿔야 한다. 국방인력체계의 혁신 방향은 국방인력 정예화에 있다. 이 관점에서 단기복무 현역병 위주의 국방인력을 장기복무의 숙련된 인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국방인력에 대한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 근근이 국방인력을 채우는 상황은 위험하다. 중장기적으로 현실 가능한 인력 규모와 내용, 질적 수준, 신분별 구성비, 향후 아웃소싱 내용과 범위 등을 정해야 한다. 병과체계를 새롭게 혁신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의 경우 건군 이래 변화가 거의 없다. 병과의 명칭 정도만 헌병이 군사경찰로, 인사행정이 인사로 변경된 것 외에 변화된 안보 상황을 고려한 병과체계 개편은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은 사이버, 특수전, 심리적 병과를 새롭게 운영 중이고 우주작전, 전자전, 전력운영 직능을 신설했다. 독일의 경우에도 2010년 합동지원군이 창설되면서 20개 병과를 14개 병과로 축소·통합했다. 현재 군종, 재정병과는 민간에 위임했고 법무병과도 없다. 미래 인력구조의 구체적 설계를 위해서도 병과체계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간부를 지원하는 게 병으로 복무하는 것보다 이익이 되도록 우위의 인센티브, 동인(動因)이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초급간부의 신분·위상의 문제는 중요하다. 신분과 위상이 튼튼하면 어려운 초급간부 생활도 이겨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와 같이 비정규직·계약직 신분의 위상으로는 적절한 수준의 초급간부를 확보하는 게 어렵다. 임관과 동시에 장기복무를 확정할 수 있도록 인력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수준 미달자의 장기복무가 우려되는 경우 현역복무부적합심의제도를 활성화하면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이 관점에서 사관학교는 장기복무 직업군인, 3사관학교는 중기복무, 학군 및 학사는 단기복무로 활용한다는 암묵적 인식과 구조, 패러다임을 쇄신하는 게 필요하다.

셋째, 군 복무의 보람과 일의 의미, 자존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장기복무가 가능한 구조로 개편하더라도 관건은 ‘근무하고 싶은 직장’으로의 변화다. 군 복무의 보람·성취를 느낄 수 있도록 병영문화 전반에 걸쳐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개개인을 ‘병력(man power)’의 관점이 아닌 ‘개별적인 인적 자원’으로 대우하고 관리하는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향후 병에서 부사관으로 임관하는 경우 지원자 개인의 선택에서 중요한 점은 군의 조직문화일 가능성이 높다. 권위적·위계적 군문화를 개선해 각자가 업무 파트너라는 인식과 운영의 틀을 바꿔 나가야 한다.

끝으로, 모집 및 홍보도 활성화해야 한다. 한국국방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미군은 국방비의 0.25%를 인력 획득예산으로 사용한다. 한화로 1인당 획득예산은 1000만 원에 달한다. 우리 군의 1인당 획득예산은 5만 원에서 20만 원 수준이다. 1인당 110만 원을 사용하는 경찰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기다리면 올 사람은 오는 시대는 지났다. 적극적인 홍보로 분야별 적정 우수자원을 획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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