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함께 뛰고 넘어지며 구르는 우리는 특전부부

입력 2024. 05. 20   17:37
업데이트 2024. 05. 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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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家 든든한 軍
오늘은 부부의 날…군인 부부 러브스토리 


선·후배이자 전우 그리고 동반자로

군부대서 ‘둘이 하나된’ 인연 맺어
“같은 일 공유하며 발전할 수 있어
더 많은 군인 부부 탄생하기를”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육군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의 대표 부사관 부부 두 쌍이 웃고 있다. 왼쪽부터 배병현·고다은 상사 부부, 김정아 원사·박성화 원사(진) 부부. 양동욱 기자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육군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의 대표 부사관 부부 두 쌍이 웃고 있다. 왼쪽부터 배병현·고다은 상사 부부, 김정아 원사·박성화 원사(진) 부부. 양동욱 기자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의 날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을 담아 2007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1년에 한 번인 이날 화목한 가정의 바탕이 되는 부부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우리 군에도 ‘전우’이자 ‘동반자’로 함께하는 부부가 많다. 특히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귀성부대에서 함께 특전 군복을 입은 부부 두 쌍은 부부의 날에 담긴 의미를 구현하고 있다. 김정아 원사·박성화 원사(진) 부부와 고다은·배병현 상사 부부를 소개한다. 

김정아 원사와 박성화 원사(진) 부부는 2014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20년 이상 군대에서 선·후임으로 지내 오다가 가장 가까운 관계로 발전했다. 김 원사는 “그때 참모가 공석이어서 혼자 정훈업무를 하던 중 박 원사(진)가 선임 담당관으로 많이 도와줬다”며 “고마우니까 밥을 한 번 샀는데, 이야기를 나눠 보니 차분하고 조용하면서 미래 발전적인 면이 마음에 들었다”고 회상했다. 박 원사(진) 역시 “성격도 잘 맞았고, 무엇보다 제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끌렸다”며 “만나게 된 이후엔 주변에 가까운 선·후배에게 먼저 알렸다”고 말했다.

부부의 연을 맺게 된 데는 박 원사(진)의 ‘로맨티스트’ 면모가 발휘됐다. “주변에서 ‘언제 결혼하느냐’고 많이 물어봐 자연스럽게 준비하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프러포즈도 못 받은 겁니다. 그렇게 말했더니 어느 날 남편이 편지를 총 3장 써 줬는데,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빠져 있는 글자를 조각조각 맞춰 보니 ‘나랑 결혼해 줄래’가 되더라고요. 그때 웃으면서 ‘당연하죠’라고 답했습니다.”(김 원사)

고다은 상사와 배병현 상사 부부는 2014년 입대 동기이자 같은 부대에 배치받은 인연을 부부의 연으로까지 이어갔다. 배 상사는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는데, 저와 같은 태도·생각을 가진 고 상사를 보고 ‘멋있다’고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고 상사도 “3개월 후보생 기간에는 서로 몰랐다가 같은 부대에 전입해 와서 알게 됐다”며 “여군이라고 따로 차별하거나 챙겨 주는 것 없이 나를 한 명의 전투원으로 동등하게 대해 줬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던 중 고 상사가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다른 부대로 파견 가면서 서로 떨어지게 되자 마음을 확인했다. “메신저 상태 메시지가 바뀌는 걸 보고 ‘이 친구가 나를 좋아하나’라고 느꼈죠.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너 나 좋아하냐?’ 물어봤고 그때부터 만나게 됐습니다.”(고 상사)

이들은 평생의 연을 맺을 예비 군인 부부에게도 적극적으로 결혼을 권장했다. 박 원사(진)는 “분위기가 많이 변한 만큼 눈치 보거나 부담 가질 필요 없이 좋은 남성과 여성이 만나는 걸 권장한다”며 “같은 일을 공유하면서 발전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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