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필승편대’ 49년 만의 국토순례
충청도·경상도 등에서 고별 비행
내달 7일 수원기지서 퇴역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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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을 앞둔 공군 F-4E 팬텀 전투기 4대가 49년 만에 국토순례 비행을 하며 국민의 성원에 감사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필승편대’로 명명한 F-4E 팬텀 4대는 지난 9일 대한민국 영공 곳곳을 순회했다. 필승편대는 1975년 방위성금으로 구매한 F-4D 5대에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부여한 명칭이다.
필승편대는 경기도(수원·평택), 충청도(성환·천안·청주·충주), 경상도(울진·포항·울산·부산·거제·대구·사천), 전라도(여수·고흥·가거도·군산) 등 전국을 누비며 팬텀의 역사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거점 상공을 고별 비행했다.
특히 공군은 필승편대 전투기 2대에 팬텀의 과거 도색을 복원해 의미를 더했다. 동체 측면에는 ‘국민의 손길에서, 국민의 마음으로’라는 기념문구와 팬텀의 아이콘인 캐릭터 ‘스푸크(Spook)’를 그렸다.
모기지인 수원기지 활주로를 박차고 힘차게 이륙한 필승편대는 평택 상공을 지나 천안으로 향했다. 평택엔 굳건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캠프 험프리스와 서해 무역의 심장인 평택·당진항이 있다.
충청도에 진입한 필승편대는 옛 성환 비상활주로가 있었던 경부고속도로 북천안IC 쪽으로 비행했다. 이어 천안 독립기념관 상공을 지나 공군의 핵심 기지인 충주·청주기지 상공을 통과했다. 1979~2018년 팬텀이 배치됐던 청주기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팬텀을 운용했던 기지이기도 하다.
충청도와 강원도 경계를 넘은 필승편대는 팬텀이 주요 작전을 펼쳤던 동해안을 따라 포항으로 향했다. 이어 울산, 부산, 거제 등 중공업과 무역업의 부흥을 이끈 도시 위로 비행했다.
경기·충청·강원·경상도를 숨가쁘게 비행한 필승편대는 재급유를 위해 최초의 F-4D 인수식이 있었던 ‘팬텀의 고향’ 대구기지에 착륙했다. 재급유를 마친 뒤에는 KF-21을 개발하고 있는 사천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필승편대가 사천에 도착하자 시험비행이 한창인 KF-21 2대가 미래 공군 전력으로서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다짐하며 비행에 동참했다.
필승편대와 KF-21 편대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이 어린 여수 등 남해안을 지나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고흥으로 향했다. KF-21 2대는 대선배 팬텀의 노고와 활약에 경의를 표하며 이곳에서 사천으로 복귀했다.
남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비행하던 필승편대는 가거도와 미 8전투비행단이 주둔 중인 군산기지 위를 지나갔다. 3시간여에 걸친 국토순례 비행을 마친 필승편대는 성공적으로 수원기지로 복귀했다.
필승편대의 일원으로서 비행을 한 10전투비행단 153전투비행대대 박종헌 소령은 “49년 전 국민의 성금으로 날아오른 ‘필승편대’의 조국수호 의지는 불멸의 도깨비 팬텀이 퇴역한 후에도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공군은 다음 달 7일 수원기지에서 팬텀 퇴역식을 할 예정이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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