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공기 첫 해외 수출 쾌거

입력 2024. 04. 25   19:48
업데이트 2024. 04. 2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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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in 국방일보 - 2003년 4월 26일 자


항공기 수출은 국가 산업 경쟁력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항공기는 정밀기계·전자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과학기술의 결정체이기 때문이죠. 또한 엄격한 품질보증과 후속지원도 요구됩니다. 

그렇기에 항공기 수출은 곧 그 나라가 세계적인 산업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입증하는 쾌거입니다.

대한민국은 불과 반세기 전만 하더라도 소총 한 자루도 만들지 못했던 나라였지만 이제는 방위산업 수출강국으로 도약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뤄 낸 국산 항공기 해외 수출은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할 중대한 성과인데요.

국방일보는 2003년 4월 26일 자 1면을 통해 국산 항공기 해외 수출 역사의 시작을 보도했습니다.

당시 기사를 살펴보면 “국산 항공기 KT-1B가 지상 및 비행시험 등 최종 성능시험을 모두 마치고 인도네시아로 수출하기 위해 처음 출하됐다”며 “이로써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항공기 수출국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고 벅찬 소식을 전합니다.

이어 “이날 출하된 KT-1B 수출 1호기는 내달 말에 선적, 인도네시아로 인도된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12월까지 수출계약분 7대 전량을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며 13대를 추가 수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진행 상황도 밝혔습니다.

KT-1B는 순수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국산 항공기인 기본훈련기 KT-1의 파생 기종입니다. 인도네시아 공군의 특수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현지 항법·통신 운용 환경에 맞춰 개조·설계된 항공기죠.

무엇보다 동급 경쟁 기종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이 장점이라 수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요. 싱가포르 에어쇼에서는 싱가포르 공군이 직접 시승한 뒤 성능을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국방일보는 3면에서 KT-1B 수출 의의를 보다 자세히 평가해 눈길을 끕니다.
기사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 항공산업사는 대부분 외국으로부터 완제기를 직도입하거나 조립 생산·기술 도입을 했는데, 우리 기술로 우리가 만든 항공기를 수출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의미”라며 “수입에만 의존해 온 항공기 분야에서 첫 만성적인 수출 역조현상을 마감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면서 “KT-1B 항공기 1대의 수출가격은 중형 승용차 1000여 대와 맞먹으면서 이번 수출로 승용차 7000대를 수출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했습니다.

KT-1은 이처럼 역사적인 인도네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추후 터키, 페루, 세네갈 등에 수출되며 그 우수성을 입증했습니다. 우리의 우수한 항공기 개조 설계 및 생산 능력을 대내외에 알리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수출하는 시대를 연 것이죠.

그 시절 우리 손으로 만든 항공기를 수출했던 감격적인 순간 그대로 앞으로도 K방산의 힘이 전 세계 구석구석으로 뻗어 나가기를 응원합니다.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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