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60대’의 재발견…국가안보에 나이 없다

입력 2024. 04. 22   16:55
업데이트 2024. 04. 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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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0주년 스페셜 리포트
국가 총력전, Ready to Fight?


장·노년층 자발적 동참
현역·예비역·국민 역량 모은 ‘총체전력관리’ 필요
‘자발적 예비전력’ 시니어 아미가 큰 힘 될 것
젊은 세대와 역할 분담
청년층 병역 부담·병력 질적 수준 향상에 도움
안보 넘어 사회 전체 건강한 선순환 구조 기대

 



인터뷰 - 시니어 아미 공동대표 최영진 중앙대 교수 

지금의 55~75세, 즉 시니어 그룹은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건강한 세대’입니다. 시민 입장에서 ‘돕는’ 민방위의 개념을 넘어 정말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예비전력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시니어 아미의 공동대표를 맡은 최영진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최 교수는 최근 국방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역과 예비역은 물론 국민 모두의 역량을 모으는 ‘총체전력관리(Total Force Management)’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여기에 ‘자발적 예비전력’인 시니어 아미가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니어 아미는 국가 위기가 닥치면 최일선에서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장·노년층이 결성한 민간 예비군 단체다.

지난달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뜻을 함께하는 약 1800여 명이 시니어 아미에 가입했다. 성별·연령 등을 이유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들은 국가적 위기에 맞서 위국헌신 의지를 높이자는 취지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 교수는 시니어 아미가 전쟁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직접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여기서 민방위로 대표되는 기존 접근 방식과 근본적인 차이가 드러난다. 그 바탕에는 ‘건강한 60대론’이 존재했다.

“과거 60대는 이른바 ‘뒷방 늙은이’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매우 건강한 사람들이 대다수죠. 역사상 처음으로 ‘건강한 60대’가 등장한 것입니다. 이들은 시간적, 경제적, 정서적 여유도 가지고 있고, 국가안보에 대한 의식도 강해요. 따라서 시민 입장에서 도와주는 민방위를 넘어 정말 전투에 나와 싸울 수 있는 예비전력으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예요.” 62세임에도 훤칠한 키와 당당한 체구를 갖춘 최 교수를 보니 그의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나이가 많은 이들이 장비 운용과 같은 기술적 능력이 요구되는 현대·미래전 수행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우려를 보내기도 했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장비 운용만이 전투의 모든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예비군 역시 보병 위주 훈련을 받고 있어요. 사람의 힘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이야기죠. 690만 명에 이르는 시니어 세대 모두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해 30~40대 못지 않은 능력을 갖춘 10%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이죠. 장비 운용 역시 배우기만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병들 역시 다 교육 기간을 거치지 않나요?”

최 교수는 ‘시니어 아미’가 궁극적으로는 청년층의 병역 부담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병력의 질적 수준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역들의 근무 부담을 줄이는 대신 이들이 오롯이 전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는 그 예로 시니어 아미의 전방 경계 근무를 들었다.

“이미 시니어 세대들은 등산 같은 여가 활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있어요. 이를 최전방 경계 근무를 분담하는 것으로 바꿔 생각해봅시다. 대신 경계 근무에 투입되는 현역 장병들은 다양한 훈련을 통해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이죠. 물론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따져봐야 하고, 근무 기간 등은 조정해야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시니어 아미 회원 대부분은 ‘봉급 등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더라도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경계 근무를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최 교수의 의견 대부분은 사실 사회적 동의와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건강한 장·노년층’이 국가 안보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는 하나의 사례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최 교수 역시 이 부분을 짚었다.

“건강한 시니어들에게 기회를 준다면 훨씬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저렇게 나이 든 사람들까지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다’는 인식 자체가 억제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봐요.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자 하는 장·노년층은 군 복무 수행이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 관리를 하게 되겠죠. 개인의 삶의 질도 향상될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 안보를 넘어 사회 전체가 건강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기획팀


‘시니어 아미’는

국가 위기가 닥치면 최일선에서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장·노년층이 결성한 민간 예비군 단체. 지난달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뜻을 함께하는 약 1800여 명이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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