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힘이 되는 보훈의료복지] ⑦ 보훈위탁병원 제도 <끝>

입력 2024. 04. 18   16:01
업데이트 2024. 04. 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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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각 해소·진료비 지원…노병 곁에서 따뜻한 보훈 


경증질환은 집 근처 위탁병원서
중증질환은 보훈병원서 전담
1·2·3차 단계별 진료 진행
합리적 의료서비스 체계 구축
노년 질환 많은 안과·치과 적극 반영
위탁병원 연내 730→920곳 확대
보훈 의료 질적·양적 성장 꾀해

강원도 고성군에 거주하는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A씨는 최근 급격하게 건강이 안 좋아져 병원에 가야 했다. 혹시나 큰 병일까 하는 걱정에 큰 병원에 가야겠다고 결심했지만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3시간 넘게 걸려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찾았다. 진료비의 90%를 감면해주는 보훈병원이 강원도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병원이 안내한 것은 바로 ‘보훈위탁병원 제도’였다. 보훈위탁병원은 보훈병원이 없거나 멀리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보훈대상자가 거주지 인근에서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이런 제도를 알게 된 A 참전용사는 진료비 걱정 없이 마음 놓고 건강을 살필 수 있게 됐다.
글=임채무 기자/사진=보훈부 제공 

보훈의료서비스를 통해 양질의 진료를 받고 있는 국가유공자들이 의료진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보훈복지의료공단 제공
보훈의료서비스를 통해 양질의 진료를 받고 있는 국가유공자들이 의료진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보훈복지의료공단 제공



A 참전용사의 사례처럼 보훈위탁병원 제도는 보훈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1·2·3차로 진행되는 보훈의료서비스는 ‘단계별 의료전달체계’로 이뤄진다. 집에서 가까운 위탁병원(전국 730개소)에서 1차 진료, 지방보훈병원에서 2차 진료, 전문센터를 갖춘 중앙보훈병원에서 3차 진료를 받도록 한 것이다.

이는 경증질환은 집 근처 위탁병원에서, 중증질환은 보훈병원에서 진료를 전담하는 합리적인 의료체계를 구축한다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국가보훈부(보훈부)가 올해 보훈위탁병원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훈부는 최근 올 연말까지 730개소인 보훈위탁병원을 920개소로 확대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 중 신규 지정은 176개소, 해지에 따른 교체는 14개소다. 특히 2027년까지 위탁병원 규모를 시·군·구별 평균 5개소인 1140여 개로 확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보훈부는 보훈대상자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의료 수요가 급증하자 의료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위탁병원 확대 정책을 본격 시행했다. 이에 따라 매년 100개 안팎의 의료기관을 위탁병원으로 신규 지정해 왔다.

보훈부는 지역별 위탁병원 수급 현황 및 보훈의료 대상자 규모와 의료 이용 빈도, 지방(지)청별 배정 희망 지역 등 수요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 위탁병원 확대 계획을 수립했다.

위탁병원은 공개모집이 원칙이다. 모집 기간에 맞춰 희망 의료기관이 지역 보훈관에서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점수가 높은 곳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거점별 보훈병원에서 적격성 심사와 보훈단체의 의견수렴 등의 절차를 거친다.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이 충남 홍성군 홍성의료원을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이 충남 홍성군 홍성의료원을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보훈부는 올해 보훈위탁병원을 단년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76곳을 추가로 지정해 92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한상균 국가보훈부 보훈의료심의관이 2024년도 보훈위탁병원 확대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보훈부는 올해 보훈위탁병원을 단년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76곳을 추가로 지정해 92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한상균 국가보훈부 보훈의료심의관이 2024년도 보훈위탁병원 확대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올해 신규 지정 예정인 176개 위탁병원 중 의원급 의료기관은 91%(160개소)를 차지한다. 세부적으로는 백내장과 치아 노화 등 노년 질환이 많은 안과, 치과의 경우 의료수요를 적극 반영해 각 19개소씩 확대한다. 안과와 치과의원 중 위탁병원으로 지정된 곳은 현재 각각 27개소와 23개소다. 보훈부는 연말까지 안과는 46개소, 치과는 42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해마다 증가하는 입원 수요에 대응하고자 병원급 의료기관 4개소를 위탁병원으로 지정하고, 요양병원도 전년도 8개소에서 4개소 확대한 12개소를 신규로 지정한다. 올해 신규 지정 예정인 위탁병원에 대한 지역별 모집 공고는 이달부터 진행되고 있다.

보훈부는 이처럼 단기적으로 위탁병원을 속도감 있게 확대해 의료서비스 이용 편의를 높이는 한편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정책 과제를 해소하는 등 의료서비스 개선도 추진한다.

대표적인 것이 민간 의료기관 응급진료 지원이다. 현재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보훈병원과 위탁병원 외 민간 의료기관의 응급진료를 받으면 ‘국가보훈대상자 의료지원에 관한 규칙’상 전상군경 등에만 제한적으로 지원된다. 보훈부는 이 같은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해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보훈대상자의 의료접근성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한 중장기 보훈의료 혁신방안도 수립할 계획이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국가유공자들의 지속적인 고령화와 의료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보훈 의료서비스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보훈부는 전국 보훈 대상자들이 국가를 위한 헌신을 명예롭게 여기고 건강한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예우하고, 보훈 의료의 질적·양적 확대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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