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17보병사단, 해·강안 합동순찰

입력 2024. 04. 16   16:44
업데이트 2024. 04. 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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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출동' 저격수 배치·지휘소 이동… 빠르다
'철통 경계' 차량 진입 힘든 곳까지… 문제없다 

인천 왕산마리나항부터 김포시 일대까지 
소형전술차량·모터사이클 이용 경계작전
도발·테러 대비…지역 내 치안 강화 효과

해안도로를 달리는 동안 얼굴을 스치는 바닷바람,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라 가슴을 울리는 엔진 소리까지. 한때 터프가이의 상징으로 뭇 남성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존재이자 로망이 바로 ‘오토바이’였다. 군 공식 행사에서 각을 맞춰 나란히 기동하는 모터사이클(MC)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러나 MC도 엄연한 군 전력. 실제 작전에서는 다른 이동 수단보다 빠르게 적의 침투 상황이나 테러 현장에 도착해 병력과 장비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MC와 함께 전개된 육군17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의 해·강안 합동순찰 현장에서 그 힘을 확인했다. 글=배지열/사진=양동욱 기자

 

해·강안 합동 순찰에 투입된 육군17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의 모터사이클과 소형전술차량이 인천시 영종해안북로를 따라 기동하고 있다.
해·강안 합동 순찰에 투입된 육군17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의 모터사이클과 소형전술차량이 인천시 영종해안북로를 따라 기동하고 있다.



일반 경계작전 부대에 MC 전력 투입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과 맞닿은 영종해안북로. 어디인지 모를 목적지를 향해 날아오르거나 활주로에 멋지게 안착하는 항공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항 근처에 오면 으레 드는 ‘여행 가고 싶다’는 감상에 빠진 것도 잠시, 번쩍이는 불빛이 현실을 깨닫게 해줬다.

이내 경광등을 밝힌 모터사이클(MC)이 엔진 굉음과 함께 해안도로를 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할리데이비슨과 BMW F750이 선두에 섰고, 무장을 갖춘 소형전술차량이 뒤를 따르면서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

육군17보병사단 군사경찰대대 장병들의 해·강안 합동 순찰이었다. 사단은 지난달부터 경계작전의 효율성과 신속성 확대를 위해 일반 경계작전 부대의 작전지역에 MC를 갖춘 군사경찰대대 전력을 투입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세워진 철책과 함께 부대에서 관리하는 열영상감시장비가 돌아가는 가운데 MC와 소형전술차량이 철저한 경계작전을 전개하는 광경은 ‘물샐틈없는’ 대비 태세를 느끼게 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해안도로를 지나 다음 순찰 지역은 바다로 옮겨갔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 환경을 활용해 언제 어떻게 적이 침투하거나 테러를 시도할지 알 수 없기에 해안선을 따라 전개하는 경계작전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MC 행렬은 인천 을왕동 왕산마리나항을 거쳐 저 멀리 무의대교가 보이는 을왕리 선녀바위 해수욕장까지 지나면서 이상 여부를 확인한 후에야 잠시 멈춰 숨을 돌렸다.

용왕부대 작전지역인 영종도 외에 사단 예하 승리여단의 경기도 김포시 일대와 백승·북진여단의 경계작전 지역에서도 MC와 장병의 합동 순찰이 이뤄졌다. 사단은 이번달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다음달부터 사단 전 작전지역으로 합동 순찰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계작전을 맡은 부대는 예전보다 투입 전력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작전 수행이 가능해졌다. 용왕부대 이석용(대위) 중대장은 “군사경찰 전우들이 내 뒤를 지켜주고 있다는 든든함을 느꼈다”며 “전우들을 믿고 맡은 바 임무를 다해 적이 도발하면 ‘즉·강·끝’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는 데 힘쓰겠다”고 힘줘 말했다.

 

합동 순찰에 앞서 장비를 점검하는 장병들.
합동 순찰에 앞서 장비를 점검하는 장병들.

 

소형전술차량에서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장병.
소형전술차량에서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장병.



군과 경찰 유기적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

다음 작전지역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장병들의 준비 과정을 옆에서 잠시 지켜볼 수 있었다. 군사경찰대대는 경계 작전 중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차량에 장비를 가득 실은 상태였다. 테러가 벌어졌을 때 건물에 진입하기 위해 장착해야 하는 하네스와 레펠 장비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교통통제를 위한 통제 표지판과 라바콘도 눈에 띄었다.

기존에는 도로를 따라 이동할 때 차량 위에 장병이 있지 않지만, 경계작전 상황에서는 한 명이 차량 밖으로 몸을 내민 채 망원경까지 갖추고 전후좌우를 확인했다.

진태호(중위) 팀장은 “경계작전에 MC가 투입되면서 차량으로 진입하기 힘든 곳까지 순찰할 수 있고, 지휘소로 이동하거나 저격수를 신속하게 배치하는 과정도 한층 쉬워졌다”며 “작전 중 만나는 많은 분이 신기해하는데, 앞으로도 신뢰를 주는 군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단은 원활한 작전을 위해 지난 1월 2주에 걸쳐 사전 지형 정찰도 진행했다. 여단별 순찰 코스를 돌아보면서 MC 이동에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 살펴보고, 제한 사항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등을 토의하는 시간도 보냈다.

군 외부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장병들이 해안도로를 따라가면서 경계작전을 벌이는 모습에 근처를 지나던 시민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 박수를 보내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경계작전 강화와 동시에 국민에게 직접 다가서는 효과가 함께 나고 있는 것이다.

통합방위작전에 함께하는 지역 해양경찰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인천해양경찰서 하늘바다파출소 은점술(경감) 소장은 “강한 모습의 17사단 장병들이 MC를 타고 항·포구와 해안을 순찰하는 덕분에 지역 내 치안이 더욱 강화된 효과가 있다”며 “시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군과 경찰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의 좋은 표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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