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발사 능력 완비·잠항 시간 대폭 향상…전투·음파탐지체계 핵심 장비는 ‘국산’

입력 2024. 04. 09   16:48
업데이트 2024. 04. 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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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톤급 잠수함 ‘신채호함’ 인도 의의

지상 표적 정밀 타격·안정적 작전 가능
용접 변형 사전 예측 연구로 품질 향상
기존 1·2번함 개선 요구사항도 반영

3000톤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이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정박해 있다. 해군에 인도된 신채호함은 약 8개월의 전력화 과정에 들어갔다.
3000톤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이 지난 4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정박해 있다. 해군에 인도된 신채호함은 약 8개월의 전력화 과정에 들어갔다.


국내 방산기업이 설계·건조한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Batch)-Ⅰ 3번함 ‘신채호함’이 지난 5일 취역기를 내걸면서 정식으로 해군 함정이 됐다. 이로써 해군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격 능력을 보유한 전략급 잠수함 3척을 보유하게 됐다.

신채호함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SLBM 발사가 가능한 수직발사관, 잠항(潛航·잠수함이 물속에서 항해하는 것) 시간을 대폭 늘린 공기불요추진체계(AIP), 고도의 은밀성과 승조원 생존성을 강화한 최신 소음 저감 기술 등이 적용됐다. 이를 토대로 지상 핵심 표적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고, 안정적인 작전이 가능하다. 특히 전투체계와 음파탐지체계(Sonar·소나)를 포함한 핵심 장비를 국산 기술로 개발했다.

잠수함 압력 선체(잠수함이 잠수할 때 외부 압력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공간을 형성하는 원통형의 선체 부분)와 수평·수직 발사관 용접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건조 역량이 필수다. 신채호함 제작사인 HD현대중공업은 용접 변형을 사전에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해 완벽한 품질의 선체를 건조했다. 잠수함에 각종 장비를 탑재한 후에는 공정을 맞추고자 시운전 인력을 조기 투입해 장비 품질을 선제적으로 관리했다.

강정호(소장·가운데) 해군잠수함사령관과 최상덕(해군대령·왼쪽)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 직무대리,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부사장이 ‘신채호함 인계인수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강정호(소장·가운데) 해군잠수함사령관과 최상덕(해군대령·왼쪽)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 직무대리,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 부사장이 ‘신채호함 인계인수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건조나 시운전 과정에서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유기적인 협업으로 ‘3000톤급 잠수함 중 유일하게 적기 인도’라는 성과도 달성했다. 실제 신채호함 건조 과정에서 압력 선체에 용접되는 수직발사관 입고가 늦어지는 상황이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때 방위사업청·국방기술품질원·해군이 함께 토의한 끝에 압력 선체 섹션간 용접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운전 기간 날씨나 전력지원 등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힘을 합쳐 극복했다.

신채호함은 3000톤급 잠수함 중 마지막에 건조된 특성상 앞선 함정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특징도 있다. 선도함 ‘도산안창호함’과 2번함 ‘안무함’ 건조·시험평가에서 식별된 개선 요구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신채호함은 1·2번함보다 승조원 생활공간 등이 확대돼 편의성을 높였다. 잠수함 내부 케이블과 배관 위치를 바꿔 추가 공간을 확보하면서다. 이는 함정을 차례로 건조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다.

신채호함은 약 8개월의 전력화 기간을 거친 후 작전 배치될 예정이다. 국내 기술로 잠수함을 설계·건조하는 장보고-Ⅲ 배치-Ⅰ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세계 방산시장에서 ‘한국형 잠수함’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수출이 가능한 나라로는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필리핀 등이 거론된다.

HD현대중공업도 2000톤급 ‘수출용 잠수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관련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술 교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김해령/사진=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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