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기 성과 강조하고 집권 2기 청사진·의지 표명

입력 2024. 03. 22   16:30
업데이트 2024. 03. 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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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 대통령 국정연설 분석
중산층 재건·경제 불평등 해소 강조
진보적 가치 구현으로 지지 담보 의지
동시다발 분쟁 안정적 관리 의지 천명
동맹·우방국들과 파트너십 재활성화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첫 번째 임기의 마지막 국정연설을 했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집권 1기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집권 2기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집권 1기의 성과를 ‘미국의 위대한 귀환’으로 규정하면서 국내적 지지 담보를 통한 재선 의지를 보여 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첫 번째 임기의 마지막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첫 번째 임기의 마지막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과 강조하며 지지 담보 의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최악의 보건·경제적 위기를 해소한 집권 1기의 노력으로 미국의 위대한 귀환이 도래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하향식 접근법 대신 중산층 중심의 상향식 경제 재건으로 미국의 미래가 건설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중산층 재건과 경제적 불평등 해소 성과를 강조하면서 국내적 지지를 담보하려는 의도를 보여 준 것이다.

그 대표적 성과로 집권 이후 3년간 약 15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지난 50년간 역대 최저 수준의 실업률을 달성한 동시에 약 1600만 개의 신규 소상공업(small business)이 창출되는 등 경제 분야에서 역사적 기록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과가 흑인·히스패닉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혜택으로 연계되면서 인종 간 경제력 격차가 지난 20년간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고 역설했다. 또 근로자 임금은 증가하고 인플레이션 문제는 해소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경제적 성과와 연계해 초당파적인 미국 우선주의 논리도 강조됐다.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관계 구축을 강조한 점이 대표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의 초당적 협력을 통해 도출한 일련의 법안을 바탕으로 미국의 경쟁적 우위를 재구축하기 위한 국내적 기반이 공고화됐다고 평가했으며,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지역 전반에서 이러한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자동차산업이 재건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전미자동차노조(UAW)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등 중산층 재건 메시지로 표심 결집 의도를 보여 줬다.


진보적 가치 구현의 천명 

이번 국정연설에서 사회적 영역에서의 진보적 가치 구현으로 국내적 지지를 담보하겠다는 의지도 강조됐다.

특히 2022년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 폐기 이후 생식권(Reproductive Rights)이 심각히 제약받는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체외인공수정(IVF)을 통한 임신을 금지한 일부 주 대법원의 결정을 비판하면서 전국적 차원에서 동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11월 대선과 함께 진행되는 의회선거에서 출산과 관련한 결정을 자유롭게 내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적 환경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조해 온 진보적 정책 방향도 제시됐다. 의료보건의 보편적 접근성 담보, 주거비 부담 경감, 교육체계 개선과 공정성 담보 등이 대표적 공약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조세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증세정책 의지를 재확인했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의 최저한세 세율을 현행 15%에서 21%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방침도 재차 밝혔다. 부유층의 증세방침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증세정책이 실현될 경우 향후 10년간 3조 달러 규모의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글로벌 지도력 부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2개의 전쟁이 계속되면서 미·중의 전략 경쟁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미국의 지도력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을 통해 2024년의 동시다발적 분쟁 국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면서 미국의 지도력을 부각했다.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핵심적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국제사회의 연대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러시아 침공을 저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핀란드와 스웨덴의 신규 회원 가입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역사상 가장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러시아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정치적 단결을 역설하면서 초당파적인 국가안보법안을 제출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둘째,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이 정당하다고 규정하는 동시에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보호하면서 인도적 지원을 더 허용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소 6주간의 즉각적 휴전을 성사시키려는 협상 타결을 통해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을 무사히 귀환시키는 동시에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완화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 병존하는 ‘2국가 해법’을 이스라엘 안보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규정했다.

셋째, 중국과의 경쟁을 추진하는 가운데 충돌을 방지하겠다는 대중국정책 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또한 인도·태평양 역내 동맹·우방국들과의 파트너십이 재활성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성토

이번 국정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의지를 강력히 보여 준, 사실상의 선거유세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68분간 진행된 연설 내내 강한 어조로 발언하면서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고령 논란을 불식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특히 11월 대선에서 재대결이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임자(predecessor)로 지칭하며 강력한 어조로 성토했다. 2021년 1월 6일의 의회 난입사태 책임론 거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의 유화적 태도 비판이 대표적인 내용이다. 또한 전임 대통령의 대대적 감세정책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증세방안을 정당화했다. 국경과 이민 문제를 놓고도 전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전에 선제적으로 반박문을 공개하면서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불법 이주민 방치와 기만적 기후변화 정책으로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다는 주장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SNS로 국정연설 내용을 실시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정연설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보여 준 것이다. 결론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국정연설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박은 11월 대선의 전초전으로 규정될 수 있다.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팀장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현안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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