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실전성으로 승부한다!] ③ 개인·공용화기 사격 능력·친숙도 향상

입력 2024. 02. 27   17:13
업데이트 2024. 02. 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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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은 없다, 망설임도 없다 모두 다 격멸만 있을뿐…

육군1군단 특공연대 

표적 노출 시간, 출현 순서 예측 불가
실제 작전 수행 시 빠른 상황 판단 큰 도움

 

육군1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27일 경기도 파주시 부대 사격장에서 열린 ‘조우전 상황하 근접전투사격’ 중 MDL 이북지역에서 다수의 적이 내려오자 연막탄을 터트리며 이탈하고 있다.
육군1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27일 경기도 파주시 부대 사격장에서 열린 ‘조우전 상황하 근접전투사격’ 중 MDL 이북지역에서 다수의 적이 내려오자 연막탄을 터트리며 이탈하고 있다.



날로 불확실해지는 전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훈련법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군에서 그 무엇보다 기초가 되는 사격훈련 체계는 그 변화의 최우선순위다. 이에 육군은 부대별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표적체계를 활용한 사격훈련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육군 실전성으로 승부한다!’ 기획의 세 번째 순서는 무작위로 나타난 표적을 거침없이 격파한 육군1군단 특공연대의 훈련이다. 글=박상원/사진=조종원 기자


장병 6명 한 팀 이뤄 적과 맞대응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특공연대 사격훈련장. 적지종심지역 작전부대인 육군1군단 특공연대 장병 6명이 한 팀을 이뤄 훈련장에 등장했다. 이들은 실제로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및 정찰작전을 수행한다.

이날 훈련은 ‘무작위 임의표적 제압식 사격’과 ‘조우전 상황하 근접전투사격’으로 진행됐다.

장병들은 입사호에서 50·100·200m 표적을 향해 사격했다. 일반적인 사격 훈련과의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잠시, 기존의 훈련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있었다.

기존에는 통제관의 명령에 따라 지정된 거리의 표적을 사수가 예측해서 사격했지만, 훈련에서는 “표적 쏴”라는 사격 지시만 내려지고 표적 거리 지정은 없었기 때문이다. 표적의 노출 시간과 출현 순서 등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특공연대 장병들은 무작위로 나타난 표적을 정확하게 사격했다. 이후 장병들은 입사호에서 벗어나 엎드려쏴·무릎쏴·서서쏴 등 자세별 사격에서도 무작위로 출현한 표적에 망설임 없이 대응했다.


목표물을 향해 사격 중인 특공연대 장병들.
목표물을 향해 사격 중인 특공연대 장병들.

 

한 장병이 연막탄을 던지고 있다.
한 장병이 연막탄을 던지고 있다.



매복하던 적과 조우한 상황 가정 

이어서 이날 훈련의 하이라이트인 ‘조우전 상황하 근접전투사격’이 펼쳐졌다.

훈련은 한 팀으로 구성된 장병 6명이 적 위협이 높은 2단계 수색 작전 지역을 기동하던 중 매복하던 소규모 적을 조우한 상황을 상정해 진행됐다.

장병들은 먼저 훈련장에 설치된 안전지대에서 가상의 군사분계선(MDL)까지 낮은 자세로 기동했다. 조심스럽게 기동하던 장병들은 송진우(상사) 3지역대 7중대 부중대장의 완수 신호에 움직임을 멈췄다.

“9시 방향! 적 매복! 모두 엎드려!” 송 부중대장의 긴박한 목소리에 팀원들은 모두 엎드려쏴로 사격 자세를 전환했다. 그리고 임의의 표적이 나타나자 자연스럽게 대응 사격이 이뤄졌다.

이후 MDL 이북지역에서 다수의 적이 내려오는 상황이 부여됐다. 작전팀은 연막탄을 터트리며 조직적으로 전투 이탈을 했다. 작전팀은 서로를 엄호해주며 모든 팀원이 탈출할 때까지 무작위로 나타나는 표적에 대응 사격을 했다. 모든 팀원이 이탈한 것을 확인한 송 부중대장은 팀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안전하게 MDL 부근을 빠져나왔다.


사격을 위해 탄알집을 장착하는 모습.
사격을 위해 탄알집을 장착하는 모습.



“틀에 박히지 않아 임무수행 능력 강화돼”

특공연대는 전시가 되면 ‘가장 먼저, 가장 깊숙이’ 적진으로 침투해 첩보를 수집·보고한다.

적 부대·지휘소 등 핵심 표적을 감시하고, 아군 항공·포병부대의 화력을 유도하는 것 역시 이들의 역할이다.

그야말로 군단 적지종심작전의 성패를 좌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오늘 같은 실전적인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공연대 장병 입장에서는 이번 훈련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송 부중대장은 “임의의 표적이 있다고 생각하니 집중력도 높아졌고 실제 작전을 수행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틀에 박히지 않은 훈련 덕분에 이제 빠른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 훈련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훈련장을 방문한 이원열(대령) 연대장도 장병들의 훈련을 끝까지 지켜보며 조우전 상황하 근접전투사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연대장은 “우리 부대는 전 장병이 항상 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임무를 수행한다”며 “불확실한 전장 상황을 상정한 무작위 임의표적 제압식 사격과 부대 임무를 고려한 근접전투사격 훈련은 우리 장병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도 육군은 창끝부대의 실전적 훈련 상황 조성을 위해 야전부대를 대상으로 현장 의견 수렴 활동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김흥준(소장)   사진=육군제공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김흥준(소장)   사진=육군제공


“실전적 훈련 적극 발굴 강인한 야전부대 육성”
인터뷰 -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김흥준 (소장) 

“모든 전투력은 ‘창끝부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야전부대가 다양한 의견을 자발적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훈련 현장에 동참해 전투력 발휘 여건을 보장할 방법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김흥준(소장)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정작부장)은 최근 야전부대의 의견 수렴에 여념이 없다. 일선 부대에서 전투하는 장병들의 기대감과 훈련 욕구를 충족해주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그는 정작부장 취임 직전인 5보병사단장 시절 자주포 사격훈련 발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야전부대의 훈련에 관심이 높다.

현재는 전투현장에서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육군’을 구현하기 위해 야전부대가 실효성을 체감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정책화하고 있다. 특히 교육훈련의 실전성을 높이는 데 역량을 총집중하고 있다.

최근 현대전은 전 작전영역에서 정규전뿐만 아니라 게릴라전과 안정화 작전 등 비정규전도 동시에 진행된다. 적과 가까이서 접촉하는 팀 단위 소부대가 현장에서 작전을 종결하는 능력은 상급부대의 전투력 유지와 전투의 승패를 좌우한다.

모든 전투력은 ‘창끝부대’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다. 김 부장은 현대전에 맞지 않는 낡은 교육 훈련 방식을 솎아내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를테면 적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게릴라전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존의 고정 표적은 실전성이 떨어진다.

김 부장은 “워리어플랫폼, 사격 자세 등 사격체계는 개선돼 왔지만, 표적체계만큼은 고정·정형화로 고착돼 표적 출현 예측이 가능한 약속대련식 사격 방식이라 실전성이 모자랐다”며 “적이 갑자기 출현했을 때 즉시 방아쇠를 당기고 적을 ‘원샷 원킬’ 할 수 있는 사격능력을 배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전훈 분석과 야전부대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 1월 ‘교육훈련 실전성 제고 시행 지침’을 하달했다. 지침은 국방일보가 기획 시리즈로 소개 중인 △탄피 회수 규정 개정 △보병대대 저격 능력 보강 △개인·공용화기 사격 능력·친숙도 향상 등 3개 시행과제를 골자로 한다. 정책의 실효성은 육군5보병사단 수색대대 사격훈련, 육군12보병사단 과학화전투훈련, 1군단 특공연대 사격훈련에서 각각 검증했다.

육군은 새롭게 고안한 정책들을 3월까지 시범부대에 적용한 뒤 성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 부대에 확대할 예정이다. 즉시 시행하는 과제와 시범·추가 의견 수렴이 필요한 과제를 구분해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김 부장은 ‘실전성으로 승부하는 육군’을 만들기 위한 결연한 각오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최근 육군 야전부대의 요구사항 대부분은 ‘전투 현장에서 창끝부대의 전투력 발휘 여건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목소리입니다. 훈련의 실전성을 높일 과제를 적극 발굴해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원·부대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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