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 자긍심·사명감 고취 안정적 획득 기반 만든다

입력 2024. 02. 23   17:29
업데이트 2024. 02. 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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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학군장교 지원율 제고 정책 의미

예산 추가해 해외 연수 160명 제공
희망자 늘고 있는 공수훈련 확대
구직청원휴가제 신설 법 개정 추진
위기 상황 인식 모든 역량 집중키로

국방부는 학군장교 지원율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신임 장교들이 구호 제창을 한 뒤 모자를 공중으로 던지는 모습. 조종원 기자
국방부는 학군장교 지원율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신임 장교들이 구호 제창을 한 뒤 모자를 공중으로 던지는 모습. 조종원 기자


국방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학군장교(ROTC) 지원율 제고 정책들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겼다. 특히 학군장교의 안정적 획득은 물론 장교로서 자긍심과 사명감을 고취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군장교는 단기복무 장교의 70%를 차지할 만큼 우리 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병역자원 감소와 국방환경 변화로 학군장교 지원이 줄면서 심각한 위기 현실에 직면했다. 실제 학군장교 지원 경쟁률은 2015년 4.8대1에서 2017년 3.3대1, 2020년 2.7대1, 지난해 1.8대1로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 6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학군장교 지원율 하락의 원인으로 △사회적 위상 하락 △금전적 이점 감소 △사회진출 여건 열악 등이 제기됐다. ROTC 후보생 지원자들이 기대하는 사회적 명예심과 리더십을 군이 오롯이 충족하지 못하고 있거나, 복무여건 개선이 더욱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방부는 연구결과와 군내·외 의견을 종합해 올해 학군장교의 안정적 획득, 자긍심·사명감 고취, 합당한 처우 보장을 위해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해외 연수기회를 확대한다. ROTC 후보생 신분에서부터 글로벌 경험을 축적해 임관 후 지휘자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려는 방안이다. 현재 ROTC 후보생들은 대한민국ROTC중앙회 지원으로 2014년부터 미국 텍사스 A&M주립대학으로 매년 40명씩 해외연수를 가고 있다. ROTC중앙회는 그 인원을 내년에 80명으로 늘린다. 국방부는 여기에 국방예산을 추가 편성해 총 160여 명이 해외연수 기회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공수훈련 기회도 확대한다. 공수훈련 수료에 대한 성취감으로 향후 군 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군인으로서의 자긍심이 고취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고려했다. ROTC 후보생들은 2020년부터 희망자 위주로 공수훈련을 받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수훈련 기회는 처음 100명 제한으로 진행했는데, 후보생들의 희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더 많은 후보생이 공수훈련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올해 120명, 내년에는 150명까지 그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교내 군사교육체계도 개선한다. 지금까지 학군단 교내 군사교육은 군법, 보안, 교리교육 등 군사지식 배양을 위한 이론교육 위주로 편성됐다. 국방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전·사적지 답사 △전쟁영웅을 포함한 예비역 선배 장군의 초빙 강연 △미 ROTC 교류활동 △안보토론회 등의 프로그램을 추가해 장교로서의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장려금·지원금 인상과 취업·자기계발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단기복무장려금은 ROTC 후보생 선발 때 지난해와 비교해 300만 원 인상된 1200만 원을 지급한다. 학군생활지원금도 지난해 연간 64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올린다.

특히 학군생활지원금은 지급 기간을 연간 8개월에서 10개월로 늘리고, 자기계발 목적으로 사용을 한정했던 것에서 생활·품위유지 등으로 사용처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자기부담금 20%를 부담해 ‘선구매 후지급’했던 것에서 100% 선지급으로 개선했다.

국방부는 또 관계 법령을 개정해 구직청원휴가제도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구직활동을 위해 중·장기복무 간부는 전직지원기간을 부여하고 있지만, 단기복무 장교에게는 구직활동을 위한 기간이 부여되지 않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와 연계해 공공기관·기업 등 채용단계별 취업 매칭을 강화하고, 내년 6월 완료예정인 ‘스마트 인재관리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시스템은 개인 역량과 기업 채용인재 연결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

아울러 취업을 준비하는 단기복무자도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 내일배움카드 발급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아 관련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후보생이 군 e러닝 교육콘텐츠를 활용해 자기계발할 수 있는 여건도 보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ROTC 후보생 선발 절차에서 필기시험을 없애고 대학성적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필기시험은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지원자에게 부담요소로 작용하는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방안이다.

대신 면접평가를 강화한다. 면접은 장교로서의 의지와 자질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지원자를 대면해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요소임을 고려했다. 평가 비중은 기존 30%에서 40%로 상향하고, 장교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을 중요하게 살필 계획이다.

아울러 학군단 설치대학을 확대한다. 더욱 많은 인재에게 학군장교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이유다. 전국 210여 개 4년제 대학 중 학군단 미설치 대학은 94곳이다. 올해에는 공군에서 한경대·청주대·백석대·경운대 등 4개 대학에 학군단을 추가 설치해 후보생을 모집한다. 각 군도 설치대학 확대를 위해 대학 측과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임관 대기기간은 단축한다. 지금까지 단기간 회복이 가능한 환자 등 임관자격 미보유자는 1년을 기다린 후 다음 해 3월에 임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해년도 7월에도 임관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 대기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학군장교의 안정적 획득과 장교로서 자긍심 및 사명감을 고취하기 위해 법규 개정, 예산 증액 등 관계부처와 협업해 정책을 추진하는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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