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피, 날아오르다”
사라진 탄피받이에 사방으로 날리는 탄피
“바로 이거지~”
걱정없이 쏜다…훈련습관 실전서 나오기에
‘탄피 100% 회수’ 규정 개정
육군5보병사단 수색대대 시범운영
40㎜ 유탄·연습용 수류탄 등 활용
보완 사항 도출…안전대책 검토도
육군이 실전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훈련 체계에 큰 변화와 혁신을 주고 있다.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부대와 전투원을 육성하기 위해 육군이 창끝부대 전투력 발휘를 보장하는 전투현장 위주 조치방안 발굴에 나섰다. 더욱 효과적·효율적인 실전성 제고를 위한 육군의 노력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첫 번째 순서로 탄피받이 없는 사격훈련으로 실제 전장에서의 적응력을 키워가는 육군5보병사단 수색대대의 시범운영 훈련 현장을 찾았다. 글=배지열/사진=조종원 기자
전장 전투환경 부합한 훈련 필수
6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검성골사격장. 전날 내린 눈으로 새하얀 눈꽃이 핀 수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이곳이 전장이라면 어디선가 위장하고 있는 적이 나를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비무장지대(DMZ) 수색 및 정찰작전 투입을 앞둔 육군5보병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매 순간 긴장을 늦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사격훈련에 앞서 장비를 점검하고 탄알집을 받아 드는 이들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12시 방향 적 발견, 사격 개시!”
훈련은 조우전 상황에서의 임무수행능력을 숙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병들은 실전에서 조건반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상황에 맞는 다양한 자세로 사격에 임했다. 40㎜ 유탄과 연습용 수류탄도 등장했다. 언제 어디서든 적과 마주칠 수 있는 현행작전에 투입되는 만큼, 이들에게는 전장 전투환경에 부합한 실전적인 사격훈련이 필수다.
K2C1 소총과 K3 기관총의 날카로운 사격음이 연신 울려 퍼지는 가운데, 평소와는 다른 광경이 눈에 띄었다. 화기별 약실 옆에 바로 붙어 있어야 할 탄피받이가 없는 것. 사격 이후 탄피가 사방으로 날리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탄피받이 없는 사격훈련’은 대대급 이하 제대의 실전적 훈련을 저해하는 기존의 규정·제도를 검토하던 중 ‘탄피를 100% 회수’하도록 명시한 육군 규정을 개정하기로 결정하면서 도입됐다.
육군은 탄피관리 관련 규정을 현실성 있게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육군 규정 제46조(탄피관리)에는 ‘사격장에서 사격 시는 탄피를 100% 회수하여 반납. 다만, 특별훈련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할 시는 편성부대(연·대대장) 지휘관 분실 확인서를 첨부하여 조치’라고 명시돼 있다.
이를 ‘사격장에서 사격 시는 회수한 탄피를 반납. 다만, 회수가 불가능할 시는 편성부대(연·대대장) 지휘관 반납 확인서를 첨부하여 조치’로 다음 달 중 개정할 예정이다.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탄피를 회수하도록 함으로써 탄피 회수에 대한 부담 없이 실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사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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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사단 수색대대·전 군단 특공부대 대상
육군은 이달에 5사단 수색대대를 포함한 일부 부대를 시범부대로 운영한다. 전방 사단 수색대대를 포함해 특수전사령부 예하 전 부대와 전 군단 특공부대 등이 대상이다.
시범 과정을 거치면서 보완 사항을 도출하고, 사격훈련 전·중·후 안전대책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향후 전 부대에 확대 적용하더라도 신병교육과 동원훈련에는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높아진 집중도…빠른 선제 사격에 도움
실전 같은 환경의 훈련여건이 마련되면서 장병들의 기대도 크다. 실제 작전 상황이나 전장에서는 탄피받이가 없기 때문에 훈련에서부터 실전 적응력을 키우는 셈이다. 임형섭(중사) 2중대 정찰통신담당관은 “탄피받이가 없으면 즉각 사격, 응급조치 등 다양한 상황에서 총기를 수월하게 조작할 수 있다”며 “실전에서도 적과 조우했을 때 빠른 선제 사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현(대위) 2중대장도 “탄피받이가 있을 때는 사격 중 기능 고장이 발생해도 빠르게 대처하는 게 어려웠다”며 “기동 중 탄피받이를 떨어뜨려 분실할 걱정도 사라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받았던 스트레스와 부담감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대는 훈련 종료 후 현장에서 곧바로 성과를 점검하고 추후 훈련 소요를 도출하는 등 대대장 주관 아래 현지 강평을 진행했다. 이어 회수한 탄피를 확인하고, 다음 훈련부대가 사격장을 사용하는 데 제한이 없도록 복토·정비하는 등 훈련장의 기능 발휘 보장에도 만전을 기했다.
이날 훈련을 주관한 이웅(중령) 수색대대장은 “실전투상황을 직접 체험하는 효과로 훈련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어 성과가 좋아질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든 적과 맞닥뜨리면 반드시 싸워 이길 수 있게 꾸준하게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훈련장을 찾은 윤기중(소장·진) 사단장도 훈련의 실전성을 강조했다. 윤 사단장은 “『전투의 심리학』이라는 책에 보면 미국 경찰이 탄피를 회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실전에서 사격을 꺼리는 내용이 나온다”며 “훈련 때 습관이 실전에서도 나온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인데, 이번 지침 개정으로 장병들의 사격 능력 향상에도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육군은 앞으로도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부대와 전투원 육성을 위한 실전성 제고 방안을 지속해서 발굴·개선할 예정이다. 탄피받이 없는 사격훈련 외에도 개인·공용화기 사격방법 개선, 보병대대 저격능력 보강 등 다수의 과제를 도출해 시범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양태(대령) 육군본부 교육훈련정책과장은 “대대급 이하 부대의 훈련부터 전장에서 곧바로 위력을 발휘할 요소를 적용하겠다”며 “야전부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현장에 동참하는 기회를 늘려 훈련 성과를 확대하는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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