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3축 체계’ 자체 능력 제고…한·미·일 긴밀 공조

입력 2024. 01. 15   17:08
업데이트 2024. 01. 15   17:10
0 댓글

군, 북 미사일 위협 억제·대응 강화

2017년부터 ICBM 발사 수차례 시도
탄두 재진입 등 핵심기술 확인 필요
이번 발사 고체연료 사용이 차이점

군, 북 미사일 발사 즉시 포착·추적
한·미·일 실시간으로 경로 정보 공유
주체 식별 힘든 도발 가능성 예의주시

 

지난 5일 진행된 우리 군의 서북도서부대 해상사격훈련에서 K9 자주포가 포탄을 발사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지난 5일 진행된 우리 군의 서북도서부대 해상사격훈련에서 K9 자주포가 포탄을 발사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북한이 14일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을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명백한 도발을 자행한 것으로 특히 극초음속미사일을 장착한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행위에 엄중 경고하는 동시에,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대응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천명했다.

‘2022 국방백서’ 등에 따르면 북한은 1970년대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해 1980년대 중반 사거리 300㎞의 스커드-B와 500㎞의 스커드-C를 작전배치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사거리 1300㎞의 노동 미사일을, 그 후 스커드의 사거리를 연장한 스커드-ER을 작전배치했다. 또 2007년에는 사거리 3000㎞ 이상의 무수단미사일을 시험 발사 없이 배치했지만, 2016년 성능시험에 실패했다.

북한은 2012년부터는 신형 액체·고체추진 탄도미사일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액체추진 탄도미사일은 2016년 개발에 성공한 백두산 엔진을 기반으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을 개발해 2017년 이후 시험 발사했다.

이어 2019년 액체추진 탄도미사일보다 작전 운용이 유리한 고체추진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시험 발사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뢰도가 검증됐다고 자평한 북한판 이스칸데르형 전술유도탄을 기반으로 에이태큼스형, 고중량탄두형, 근거리형 등 다양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 차륜형, 궤도형, 잠수함 발사형 등 발사방식 다양화를 위한 플랫폼도 발전시키는 상태다.

아울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2017년에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발사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2022년 2월부터 화성-17형 발사를 수차례 시도했고, 그해 11월에는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했다. 하지만 정상 각도로 시험 발사는 하지 않아 탄두의 재진입 등 ICBM 핵심기술 확보 상황은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이 같은 배경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고체추진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향후 노후화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2년 12월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형 고체모터 연소시험을 감행한 것 등을 기반으로 고체추진 IRBM과 ICBM의 개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체연료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미사일의 개발도 여기서 비롯됐다. 그 결과 2021년 9월과 2022년 1월 등 2021년 이후 3차례에 걸쳐 이를 시험 발사했었다. 14일에도 극초음속미사일 1발을 쏘아 올렸다고 주장했는데, 미사일의 고도와 사거리 등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선 미사일들이 액체연료를 사용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고체로 발사했다는 데 차이가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에 의하면 북한은 14일 오후 2시55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추정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약 1000㎞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즉시 포착해 추적·감시했고,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히 공유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처음이고, 지난달 18일 ICBM 발사 이후 27일 만이다. 또 지난 5~7일 서해 적대행위 중지구역 내 포병사격 감행 이후 약 일주일 만의 도발이었다.

IRBM의 사거리는 3000~5500㎞로 알려졌다. 직선거리로 보면 북한에서 괌과 오키나와까지도 타격권이 된다. 괌·오키나와에는 미군기지와 미 전략자산이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11월 신형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발표 일주일 만에 진행된 고체연료 사용 IRBM 시험 발사는 실패했다.

당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현 국정원장 후보자)은 “고체연료 IRBM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지난 1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신형 IRBM) 시험 발사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초반 시험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르면 1월 중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ICBM 시험 발사에 대해서도 “ICBM을 고각으로만 발사해 재진입 기술과 정밀타격 능력 등에 대한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실제 사거리, 정상 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우리 군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와 감시·정찰·타격 체계를 더욱 강화해 북한의 다양한 미사일 위협을 억제·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들어 자행한 적대행위 중지구역 내 포병사격과 미사일 발사뿐만 아니라 징조를 짐작하기 어려운 도발이나 도발 주체를 식별하기 곤란한 직접적인 군사도발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고, 한국형 3축 체계 등 자체적인 대응능력을 제고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한미와 한·미·일 간의 공조체계도 안정적으로 가동하는 중이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 상황에서도 한·미·일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는 제대로 이뤄졌다. 한·미·일은 지난달 19일부터 미사일 경보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있는데, 3국은 정보를 공유했고 현재 수집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성준(육군대령)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4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 미사일 실시간 정보 공유를 하기로 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였는데 (이에 대한) 문제점은 없었는지’에 대한 질의에 “실시간 경보정보는 잘 공유됐고 현재까지 문제점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이날 공지를 통해 “북한의 다양한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만약 북한이 우리에 대한 직접적인 도발을 한다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현우 기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