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세상을 바꾸다] 3. 산업의 변화와 비즈니스의 기회

입력 2023. 12. 18   17:44
업데이트 2023. 12. 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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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디지털 만능 비서 ‘AI 에이전트 시대’ 본격화
하나의 슈퍼앱이 다양한 영역 AI 연결
말·글로 명령하면 적절한 서비스 제공
통역·길찾기·쇼핑·식단관리 등 광범위
옷에 부착 웨어러블 단말기 이미 개발
음식 자동 인식 조리하는 전자레인지도

챗GPT는 구글 검색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로 봐야 할까, 모바일 세상을 연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인터넷처럼 거대한 생태계를 여는 새로운 계(系)로 봐야 할까? 결론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인터넷에 버금가는, 새로운 생태계를 여는 시스템에 견줘 볼 수 있다. 즉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인해 지난 30년간 변화한 산업과 혁신한 기업처럼 생성형 AI는 앞으로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새로운 인터넷, AI 슈퍼앱

네이버, 다음, 구글 등을 ‘포털’이라고 부른다. 포털은 관문이라는 뜻으로, 모든 인터넷의 시작점을 말하기도 한다. 포털은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담고 있다. 검색, 뉴스, 이메일, 쇼핑 등 웬만한 인터넷 서비스가 한곳에 있다. 2000년대 웹은 전 세계 모든 홈페이지와 정보가 연결돼 있고 검색하면 찾을 수 있도록 공개돼 있었다. 포털은 그런 서비스를 연결하고 중요한 인터넷 서비스를 담아내는 거대한 그릇과 같았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 등은 ‘킬러앱’이라고 한다. 킬러앱은 많은 사람이 자주 오래도록 사용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그런 킬러앱은 웹과는 달리 서로 연결돼 있지 않다. 포털처럼 한곳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각각의 개별 앱에서 시작하고, 해당 앱 내에서 끝을 낸다. 메시지를 보내려면 카카오톡, 배달 주문을 하려면 배달의민족, 택시를 호출하려면 카카오T 등을 이용한다. 즉 웹과 달리 모바일 앱은 수렴이 아닌 발산의 서비스다. 상호 연결되고 개방되기보다는 닫혀진 계 속에서 독자적으로 ‘따로국밥’처럼 존재한다. 단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등을 이용한 느슨한 연결로 앱 간 연동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생성형 AI 시대의 서비스는 수렴일까, 발산일까? 당분간은 기술 수준이 하나의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의도의 프롬프트(Prompt) 맥락을 파악해 그에 맞는 AI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게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챗GPT도 플러그인이나 GPTs(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사용자가 명확하게 의도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선택해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매번 사용자가 AI를 호출해 사용할 때마다 용도에 맞는 것을 찾아 선택하는 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어서다. 게다가 AI 에이전트는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스마트 스피커를 포함해 다양한 디지털기기에서 AI를 호출해 쓸 텐데, 그때마다 용도에 맞게 AI를 매번 불러 사용하는 건 불편하다. 그런 만큼 대표 AI 에이전트는 하나로 수렴돼 갈 것이다. 무엇이든 이 에이전트에게 요청하면 알아서 적정 분야별 에이전트를 연결해 사용하도록 해 준다. 그것이 바로 AI 시대의 슈퍼앱이다.

그런 AI 에이전트, 즉 슈퍼앱은 인터넷 사용 경험을 더욱 쉽고 강력하게 도와줄 것으로 보인다. 필요로 하는 것을 말과 글로 요청하면 즉각 알아서 자동으로 적절한 서비스를 대령할 것이다.


새로운 디바이스의 출현, 온디바이스 AI 

이런 AI 에이전트는 웹 또는 앱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메타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혼합현실(MR) 기기나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 스피커는 물론 가전기기나 소셜 로봇 등 각종 전자기기에 AI 에이전트 탑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고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이어주며 자동화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 만큼 별도의 거창한 입력장치나 화면으로 보여 주는 출력장치가 필요 없다. 그저 마이크와 스피커 하나만 있으면 대화를 하며 기기 작동이나 제어, 관리 및 인터넷 서비스 사용을 수월하게 도와준다.

휴메인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AI 핀. 필자 제공
휴메인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AI 핀. 필자 제공



아예 AI 에이전트에 최적화된 전용 단말기 출시도 기대된다. 실제 아이폰 디자이너가 창업한 휴메인은 샘 올트먼이 투자한 회사인데 ‘AI 핀(pin)’이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내놨다. 이 기기에는 챗GPT가 탑재돼 있다. 옷깃에 부착하고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가볍게 기기를 터치하고 말로 요청하면 작은 스피커로 안내한다. 동시통역, 메모, 식품정보 안내, 음식 칼로리 계산과 길 찾기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늘 내가 보는 것을 보고, 내가 듣는 것을 들으며 필요로 하는 것을 즉시 안내한다.

이런 디바이스를 ‘온디바이스(On-device) AI’라고 부른다. 앞으로 여러 디지털기기, 인터넷 디바이스에 AI 기능이 기본 탑재될 것이다.

이런 디바이스에서 AI 사용을 쉽게 하려면 용도별로 매번 에이전트를 다르게 호출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슈퍼 AI 에이전트가 단박에 알아듣고 적정 AI 에이전트를 소개하는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 이제 AI는 디바이스를 가리지 않고 기기를 넘나들며 우리의 인터넷 사용 경험을 더욱 고도화하고 편리하게 해 줄 것이다.


기업의 비즈니스 대응전략 

AI 에이전트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웹 포털이나 모바일 앱에서 기업이 어떤 대응을 했는지 복기해 보면 된다. 기업이 회사 홍보와 브랜드, 상품 마케팅을 하려고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위해 앱을 서비스하는 것처럼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고객에게 회사를 알리고 상품 사용 관련 매뉴얼이나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업이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따라 AI 에이전트가 해당 제품을 더 편리하고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도 할 수 있다. 운동기구나 복용 약, 다이어트 식품 등이라면 AI 에이전트를 통해 해당 기구와 복용 방법, 다이어트 식단 관리와 관련된 서비스를 늘 곁에서 안내하는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탑재된 전자레인지. 필자 제공
아마존의 알렉사가 탑재된 전자레인지. 필자 제공



만일 제조업체라면 제품 사용을 도와주는 것을 넘어 더 편리하고 강력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AI 에이전트를 기기 내에 탑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전자레인지에 AI를 탑재하면 직접 버튼을 누르고 조그다이얼을 돌리지 않고도 전자레인지에 해동할 음식이나 팝콘을 넣고 말로 지시하면 작동되도록 자동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카메라가 달린 전자레인지라면 명령이나 조작조차 필요 없을 것이다. 이미 아마존은 알렉사를 탑재한 전자레인지를 판매하고 있다.

공상과학(SF) 영화 ‘팟 제너레이션’에선 마샤라는 AI가 회사 직원들에게 지급된다. 업무를 보다가 무엇이든 AI 에이전트에게 물으면 회사 업무와 관련한 안내를 해 주고 회의를 스케줄링하며 전화 연결을 도와준다. 물론 회의록 요약이나 번·통역, 회사 업무규정 등의 안내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기업은 AI 에이전트를 사업 혁신과 업무 생산성 제고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필자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은 KAIST 정보미디어 겸직교수를 지낸 ICT 분야 전문가다. 저서로는『IT 트렌드 2024』『IT 트렌드 읽는 습관』 등이 있다.
필자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은 KAIST 정보미디어 겸직교수를 지낸 ICT 분야 전문가다. 저서로는『IT 트렌드 2024』『IT 트렌드 읽는 습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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