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미래 국방력 '든든한 한 축']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

입력 2023. 12. 08   16:38
업데이트 2023. 12. 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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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예 예비 장교들 미래전 승리 준비중
2014년 5월 공군과 협정 후 신설
첨단 무기체계 개발 가능 인재 양성
항공 관련 방산업체 실습 견문 넓혀
중요한 임무수행 위한 대비 철저
졸업 후 장교 임관 공군 4개 병과서 맹활약

아주대학교 국방디지털융합학과 학생들이 교내 실습실에서 프로그램 개발 연습을 하고 있다.
아주대학교 국방디지털융합학과 학생들이 교내 실습실에서 프로그램 개발 연습을 하고 있다.



디지털 변혁은 현대전을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이끌고 있다. 첨단 무기체계가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돼 합동작전 능력을 극대화하는 네트워크중심전(NCW) 개념의 전장환경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최첨단 무기라 해도 네트워크 연동 기술력이 부족하면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첨단 무기체계를 ‘잘’ 쓰기 위해선 우수한 국방 정보통신기술(ICT)이 뒷받침돼야 한다. 아주대학교 국방디지털융합학과는 NCW를 주도할 ICT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첨단 무기체계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소프트웨어로 지능을 부여해 배가된 작전 능력으로 승리를 이끄는 국방 ICT 인력 양성 현장을 다녀왔다. 글=김해령/사진=조종원 기자


평범해 보이는 대학생…그렇지 못한 수업

지난 6일 아주대 연암관에 있는 한 강의실. 책상을 붙여놓고 옹기종기 모인 풋풋한 청년들의 모습은 여느 대학생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들의 노트북과 태블릿PC에는 무시무시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대·미래 전쟁 핵심으로 평가받는 ‘전술데이터링크(4학년)’ 수업이 진행되고 있던 것이다.

전술데이터링크는 지휘통제체계와 무기체계를 네트워크로 연동해 빠른 상황인식 및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통신망이다. 지휘통제본부와 항공기·전투함 같은 무기체계가 감시·지휘·통제·정보 유통, 피아 식별 등의 전술정보를 실시간 공유해 작전에 참여한 모든 전력이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토록 지원하는 네트워크 중심 작전환경 구성의 중추다.

학생들은 전술데이터링크가 우리 군에서 어떻게 운용되는지를 들었다. 우리 군은 공군작전사령부 한국연동통제소(KICC)를 중심으로 전술데이터링크 체계를 도입했으며, 각 군의 주요 전력을 연동해 작전에 운용하고 있다. 단순한 전술정보 공유뿐만 아니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필수 전력으로 활용 중이다.

구자열(예비역 공군대령) 주임교수는 “1·2학년 때 공학기초와 수학을 배운 뒤 3학년부터 항공전자시스템, 인공지능(AI) 등 국방 ICT를 학습한다”며 “임관을 코앞에 둔 4학년이 되면 응용기술, 실제 군에서 적용하는 기술을 본격적으로 익힌다”고 말했다.


전술데이터링크 관련 토의 모습.
전술데이터링크 관련 토의 모습.



국방 ICT 인재 필요성 계속 증가

구 교수의 말처럼 국방디지털융합학과 학생들은 졸업 후 공군장교로 임관하고, 국방 ICT 전문 인력으로 활약한다.

국방디지털융합학과는 공군과 2014년 5월 협정을 맺으며 탄생했다. 과학기술이 접목된 첨단 무기체계를 개발·개량하고, 시스템 관리·운용이 가능한 ICT 전문 장교를 양성하자는 목적에서다.

아주대는 과거부터 ICT 특화 대학으로 이름을 떨쳤다. 국방디지털융합학과는 수십 년간 쌓아온 교육·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 과학기술전을 준비할 수 있는 최정예 엘리트 장교를 길러내고 있다.

국가 신(新)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한 방위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은 정부 주도형 국책사업이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6세대 무인 스텔스 전투기 개발사업으로 이어지듯이 미래 항공우주산업은 연 10% 이상 성장할 거라는 전망이다.

공군은 기존에도 전투기와 중앙방공통제소(MCRC), 글로벌호크(HUAV)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무기체계를 작전에 활용 중이다. 이 무기체계들을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선 정보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구 교수는 “뼈대인 기골과 심장인 엔진보다 두뇌 역할을 하는 항공전자(Avionics)가 항공기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레이다, 미사일, 전술레이터링크가 모두 다 ICT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4·5 등 과거 전투기가 하드웨어 중심의 ‘일반 기계’라면, F-15·16부터 F-35 등은 소프트웨어 위주로 구성된 ‘첨단 기계’”라며 “전투기 세대(Generation)가 진화할수록 소프트웨어 제어 영역이 커지고, 그에 따라 국방 ICT 인력의 필요성은 점자 증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졸업하자마자 중대한 임무를 맡는 만큼 학생들은 엄청난 양의 교육을 학습하고 실습한다. 졸업 요건도 다른 학과보다 기준치가 높다. 일단 총 이수 학점부터 다른 학과(120학점)보다 많은 140학점이다. 정보처리기사를 포함한 전자통신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을 따야 하고, 토익(TOEIC)도 75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졸업 논문이 필수다.

구 교수는 “학생들이 석사·박사까지 공부를 이어갈 예정이기에 연습 차원에서 논문을 쓰도록 하고 있다”며 “미군 등 타국 군과 업무가 많은 공군 특성상 영어 소통 능력을 지녀야 하기에 공대 기준으로 다소 높은 750점이 이수 기준이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800~900점으로 졸업한다”고 덧붙였다.


전술데이터링크 수업 자료.
전술데이터링크 수업 자료.



“멋진 선배들따라 공군 발전 이끌 것”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 졸업생들은 공군 4개 병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보통신과 무기 정비, 미사일방어, 방공관제다. 5기 졸업생까지 임관한 상태고, 지금 4학년인 6기 학생들이 내년 초 졸업한 뒤 공군교육사령부에서 교육·훈련 과정을 거쳐 6월에 임관하게 된다. 앞으로 학과 학생들이 갈 병과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정보병과 장교로도 임관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장교로 근무하는 국방디지털융합학과 선배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미래 항공우주력 건설을 위한 공군의 아이디어 공모전 ‘해커톤’ 수상 경력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구 교수는 “30년 간 공군에서 복무하며 이런 학과의 필요성을 느껴 전역하자마자 학과 개설에 전력을 기울였다”며 “첨단 무기체계 운용은 공군뿐만이 아니기에 육·해군에도 유사한 학과가 생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관 후 의무복무 기간인 7년이 지난 뒤에는 고급장교로 진급하거나 전역 후 정부기관, 국책연구소, 방위산업체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학생들은 방산업체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실무 경험을 쌓기도 한다. 국방디지털융합학과는 3학년 학생 전체를 한국항공우주산업·LIG넥스원·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항공 관련 방산업체 3곳에서 한 달을 보낸다. 이 기간 학생들은 직원들과 함께 연구하고, 학교에서 배운 기술이 무기체계 개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가까이서 배운다.

허주영 학생은 “훈련단 입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곳에서 진정한 공군장교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대학에서 4년 동안 배운 ICT 기술 능력를 바탕으로 공군과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하는 장교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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