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한 발 담긴 비장함 담아…도발 의지조차 날려버릴 ‘막강 화력’

입력 2023. 11. 29   16:57
업데이트 2023. 11. 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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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 K9A1 자주포 포탄사격훈련

7포병여단, 18문 100여 발 실사격
대화력전 ‘즉·강·끝’ 의지 불태워
무인항공기 탐지·적지종심팀 운용
“당장 싸워도 반드시 이기는 능력 확신”

겨울의 어둠은 길고 차갑다. 그 어느 계절보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질 뿐만 아니라 영하의 기온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고요함과 추위를 깨우는 데는 우렁찬 포성만 한 것도 없다.

 

육군7포병여단 K9A1 자주포가 29일 경기도 포천시 꽃봉훈련장에서 전개한 ‘지상군구성군사령부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 중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7포병여단 K9A1 자주포가 29일 경기도 포천시 꽃봉훈련장에서 전개한 ‘지상군구성군사령부 대화력전 야외기동훈련’ 중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차디찬 새벽 공기 가른 대화력전 FTX

29일 새벽 경기도 포천시 꽃봉훈련장.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시각이라 하늘에는 보름달이 빛나고 있었다. 이날 포천 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7도. 차량 유리에 하얗게 내린 서리로 추위를 체감할 수 있었다. 두꺼운 방한화를 신고도 냉기가 온몸에 전해질 정도였다. 진흙탕으로 변한 훈련장 바닥에 고인 물은 얼어붙어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곧 시작될 사격훈련을 준비하는 장병들은 K9A1 자주포 곳곳을 점검하느라 추위를 느낄 틈도 없었다. 이들은 어둠을 밝히는 조명을 한 손에 들고 냉각수와 변속기의 오일 상태를 확인했다. 뚝 떨어진 기온 탓에 액체가 얼어버리면 장비가 작동하는 데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였다.

7포병여단 K9A1 자주포 18문이 약 100발의 포탄을 사격한 이날 훈련은 지구사 대화력전 상황을 가정했다. 여단은 훈련에 임하는 장병들에게 최근 높아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강력한 화력으로 도발 의지를 분쇄한다는 의미를 특별히 강조하며 정신적 무장 태세를 고취시켰다.

‘철그렁’. 고폭탄(HE)이 장전되는 소리와 함께 방렬을 마친 자주포 포신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사격 준비 끝”이라는 보고에 이어 떨어진 사격명령. “삼, 둘, 하나, 쏴!”

사격 종료 후 포구 덮개를 씌우는 장병.
사격 종료 후 포구 덮개를 씌우는 장병.


희뿌연 포연을 남기고 떠난 포탄이 피탄지에 정확하게 내리꽂히며 모래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멀리서 거대한 폭발음도 들려왔다.

자주포들은 1발씩 확인탄을 발사하면서 영점을 맞췄다. 가볍게 몸을 푼 장병들에게 먼저 주어진 상황은 레이다가 탐지한 표적을 향한 효력사. 백호대대 자주포 6문이 한 곳을 목표로 포탄을 쏘아 올렸다.

다음은 무인항공기(UAV)가 탐지한 적 전력을 향한 사격이 부여됐다. 번개대대 자주포가 발사한 포탄 18발이 표적을 강타했다. 마지막에는 적 진영에 침투한 적지종심작전팀이 유도하는 위치에 천둥대대 자주포들이 일제히 포탄을 퍼부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은 동이 틀 무렵 마무리됐다. 성공적으로 사격을 마친 장병들은 “파이팅”을 외치며 성과를 자축했다.

훈련이 끝난 뒤 장약통을 정리하는 모습.
훈련이 끝난 뒤 장약통을 정리하는 모습.

 

사격에 앞서 정렬해 있는 K9A1 자주포.
사격에 앞서 정렬해 있는 K9A1 자주포.

 

사격을 마치고 자주포에서 하차하는 장병.
사격을 마치고 자주포에서 하차하는 장병.


적 도발 분쇄 의지 담은 혼신의 한 발 

이날 훈련장에는 김호복(중장) 7군단장이 방문해 현장지도를 했다.

김 군단장은 사격훈련 과정을 지켜보고, 사격명령에 따라 직접 발사 버튼을 누르는 등 장병들과 호흡하면서 훈련에 동참했다. 아울러 적의 도발에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여단은 추운 날씨가 전투력 저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 훈련장 곳곳에 대형 난로를 설치해 장병들이 몸을 녹일 수 있도록 했으며, 핫팩을 충분히 제공했다. 모든 장병이 방한 외피와 장갑을 착용토록 지시하고, 자주포 내부 가열기를 가동해 보온 효과를 높였다.

이세종(대위) 번개대대 3포대장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언제, 어떻게 적이 도발해도 강력하게 응징한다는 정신적·군사적 대비태세를 완비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여단 예하 태풍대대는 28일 같은 장소에서 K9A1 자주포 개편 평가사격을했다. 이를 통해 여단의 모든 예하 부대가 K9A1 자주포를 전력화했다.

송영훈(중령) 태풍대대장은 “K9A1 자주포의 우수한 성능을 장병들과 체감했다”며 “이를 토대로 당장 적과 싸워도 반드시 승리하는 능력과 태세를 갖췄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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