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한 행진…광장을 뒤덮다

입력 2023. 09. 26   17:37
업데이트 2023. 09. 2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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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 - 행사 르포(광화문광장 )

육·해·공군, 해병대 합동전력 총출동

숭례문 출발 광화문까지 1.2㎞ 기동
미8군 전투부대원 300여 명 동참
 

윤석열 대통령이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로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시가행진에서 국민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로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시가행진에서 국민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을 앞두고 26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는 대규모 시가행진이 펼쳐졌다.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부활한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는 K방산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K2 전차·K9 자주포를 필두로 우리 군의 전력이 총출동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고위력 탄도미사일·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첨단무기체계도 이날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빗방울이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장병들은 ‘강한 국군’의 모습을 선보이며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장병·국민과 함께 세종로를 힘차게 행진하는 모습은 이날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였다. 글=이원준·박상원/사진=이경원·김병문 기자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시가행진에서는 대규모 병력과 장비가 서울 숭례문에서 출발해 광화문까지 약 1.2㎞를 기동하며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시가행진은 장비부대의 힘찬 출발로 막을 올렸다. 제병지휘관의 구호와 함께 K2·K1A1 전차, K21 보병전투차량, 120㎜ 자주박격포 등으로 구성된 기갑·기계화제대가 전진하자 거리에선 시민들의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그 뒤를 K9·K55A1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30㎜ 차륜형 대공포, 비호복합, 상륙돌격장갑차(KAAV) 등이 따랐다.

가까운 미래 육·해·공군 핵심전력으로 활약할 무인체계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육군 아미타이거(Army TIGER) 제대는 대표장비인 지상유도무기 현궁·K808 차륜형 장갑차, 105㎜ 자주곡사포를 선보였고, 무인항공기(UAV)·무인잠수정(UUV) 등 해·공군 전력도 실물로 공개됐다.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체계 행진에선 ‘힘에 의한 평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핵심인 ‘L-SAM’과 대량응징보복(KMPR) 대표무기 ‘현무 미사일’이 등장하자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사진·영상을 촬영했다.



어린이를 비롯한 시민들이 시가행진하는 장병들을 향해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어린이를 비롯한 시민들이 시가행진하는 장병들을 향해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도보부대는 시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선두에 선 군악대·의장대·군기단은 화려한 복장과 절도 있는 동작으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정예장교로 성장할 육·해·공군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들은 씩씩하고 늠름한 표정으로 거리를 행진했다. 육군특수전사령부와 해병대 장병들은 용맹하게 포효하며 시민들에게 강인한 국군의 모습을 선사했다.

이 밖에도 해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은 증강현실(AR)로 행사에 동참했다. 미8군 전투부대원 등 300여 명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우리 장병들과 함께 행진했다.

이번 시가행진에선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몇 가지 확인할 수 있었다. 10년 전 행사에서 육군장비가 주로 등장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합동전력이 총출동해 더 강력해진 국군의 위용을 표출했다. K방산의 진가와 첨단 국방기술의 현주소도 드러났다. 시가행진 중심에 우리 기술로 만든 K2 전차·K9 자주포 등이 있었고, 다양한 무인전력은 과학기술강군으로서 국군의 미래를 엿보는 기회가 됐다. 마지막으로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L-SAM은 전 세계를 상대로 ‘힘에 의한 평화’를 확고히 천명하는 계기가 됐다.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시가행진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시가행진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시가행진의 하이라이트는 윤석열 대통령과 장병·국민이 모두 함께 나아가는 ‘국민과 함께하는 행진’이었다. 윤 대통령은 광화문 세종대왕상에서 육조마당까지 국민·장병 등과 함께 행진하며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시가행진에 직접 참여했다. 특히 이날 행진이 열린 광화문 세종로는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킨 국군과 유엔군이 서울수복 진군로로 활용했던 곳이라 의미가 깊었다. 행진을 마친 윤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우리 군은 국민의 군으로서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책무를 지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여러분의 위풍당당한 개선행진을 보고 여러분을 신뢰하고, 안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셨을 줄로 안다”고 격려했다.

10년 만의 시가행진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국군 장병과 호흡하며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국군의 위용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직장인 정훈기 씨는 “10년 만에 시가행진을 한다는 뉴스를 보고 규모가 궁금해 광화문에 왔다”며 “우리나라 무기체계가 이렇게 다양한지 처음 알았고, 특히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장비와 병력이 행진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웅장해졌다”고 말했다.

K9 자주포를 보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나온 문승환 군은 “휴대폰 액정으로 K9을 봤을 때는 조그마해 보였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 열 배는 더 큰 것 같아 신기했다”며 “빨리 군인 아저씨들처럼 조종석에 올라 운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국군의 날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휴가를 내고 현장을 찾은 현역 장병도 있었다. 육군수도방위사령부 박지용 중사는 “남매가 모두 군 복무를 하는 만큼, 부모님께 뜻깊은 하루를 선물하고 싶어 함께 행사장에 왔다”며 “우리 국군의 다양한 첨단장비를 보면서 육군부사관으로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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