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6·25 때 미 항공기·조종사 유해 첫 수중 조사

입력 2023. 09. 22   16:50
업데이트 2023. 09. 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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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1월 부산서 B-26 폭격기 추락
미 DPAA·해군 해상전력 등 공동 참여
양국 특수장비 투입 탐사 능력 극대화

유해발굴 공동 수중 조사에 참여한 한미 잠수사들이 수중 조사 결과에 대한 현장 분석을 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유해발굴 공동 수중 조사에 참여한 한미 잠수사들이 수중 조사 결과에 대한 현장 분석을 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과 함께 지난 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6·25전쟁 당시 추락한 미군 항공기 및 조종사 유해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한미 유해 발굴 공동 수중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한미가 공동으로 바다에서 수중 조사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는 연안 면적 약 20㎢ 해역에서 수중 탐지 장비로 탐색한 후 특이 물체가 확인되면 심해잠수사와 원격조종 탐지기로 해저 면의 전투기 잔해 등을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조사 대상은 1953년 1월경 부산 K9 비행장에서 이륙 직후 해상으로 추락한 미 제5공군 소속 B-26 폭격기 1대와 조종사 유해다. 미 DPAA는 당시 미군 3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사에는 국유단과 미 DPAA뿐만 아니라 우리 해군의 해상전력과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SSU)심해잠수사 10명, 주한미해군사령부(CNFK) 잠수사 7명이 함께 참여했다. 또한 해군작전사령부와 CNFK에서 선체 고정형 소나(SONAR)를 탑재한 소해함 고창함(MHC·450톤급), 특수 장비인 원격 조종 탐사기와 감압 체임버, 구조지원정(YDT), 미 측 특수장비인 사이드 스캔 소나 및 자기 탐지기를 탑재한 고속단정(RIB) 등을 지원받아 수중 탐사 능력을 한층 높였다.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서는 수중음파탐지기를 이용해 해저 형상을 탐색했다. 한미 수중 조사팀은 고속단정에 탑승해 사이드 스캔 소나와 자기 탐지기를 끌고 다니며 해운대 인근 수심 약 5~25m의 바닥을 샅샅이 훑었다. 한미 잠수사들이 의심 지점으로 선정된 곳에서 금속탐지기, 수중 내비게이터 등을 이용해 수중 조사를 벌였다.

공동 수중 조사에 참여한 미 DPAA 패트릭 앤더슨 대위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해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수중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실종자 소재를 확인할 수 있는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근원 유해발굴감식단장은 “이번 공동 수중 조사를 계기로 양국의 유해 발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었다”며 “남은 조사 기간에도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수호한 미군 실종자의 소재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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