技막힌 호흡…氣운찬 시간

입력 2023. 09. 21   17:21
업데이트 2023. 09.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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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우렁차고 눈빛은 반짝였다


육군11기동사단, 프로농구 정관장 선수단과 함께…

부대 창설 73주년 기념 행사 기획

6개 팀 치열한 접전…질풍대대 승리
정관장, 부대 마크 붙인 유니폼 제공
3점 슛 콘테스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육군11기동사단과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가 21일 개최한 장병 농구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질풍대대 장병이 본부근무대의 수비를 뚫고 중거리 슛을 날리고 있다.
육군11기동사단과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가 21일 개최한 장병 농구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질풍대대 장병이 본부근무대의 수비를 뚫고 중거리 슛을 날리고 있다.



‘왼손은 거들 뿐’.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올해 초 극장가를 강타한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유명한 대사 중 하나다. 다양한 체육활동으로 체력을 기르는 장병들에게도 농구는 익숙한 스포츠다. 이들이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뽐낼 수 있는 대회가 열렸다. 게다가 프로농구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 기회까지 주어져 더욱 기대를 모았다. 육군11기동사단과 프로농구팀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가 함께한 농구대회 현장이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WINNER’s LEAGUE “소중한 시간”

21일 오후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 ‘최정예 기동사단과 KBL CHAMP 정관장이 함께하는 WINNER’s LEAGUE’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배경으로 기대에 가득 찬 표정의 육군11기동사단 장병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WINNER’s LEAGUE는 사단이 2022~2023 KBL우승팀인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 협업해 프로농구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행사는 정관장 레드부스터스 치어리더의 오프닝 공연으로 막이 올랐다. 장병들은 응원 도구 클래퍼를 흔들고 춤을 따라 추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서 정관장 선수단이 입장했다.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관객석에서 쏟아졌다.

본격적인 대회에 앞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조선의 슈터’로 이름을 알린 조성민 코치와 함께하는 3점 슛 콘테스트가 열렸다. 조 코치는 결선에 오른 대표 장병들에게 일대일 코칭을 해줬다. 그는 “다들 평소에 훈련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하체 힘이 좋으시다”며 “남자라면 자신감인 만큼, 자신 있게 슛을 쏘라”고 조언했다.

이어서 진행된 3점 슛 콘테스트. 총 10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우승은 충무대대 김동혁 병장에게 돌아갔다. 김 병장은 “코치님이 말씀해주신 대로 자신감 있게 던졌는데 운이 좋았다”며 “전역이 얼마 안 남았는데 전우들과 같이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단의 사기를 돋우는 응원전도 마련됐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의 주도 아래 모두 함께 “11사단!”을 외쳤다. 체육관을 가득 메우는 함성이 귓전을 때렸다. 파도타기 응원까지 선보이면서 사기도 끓어올랐다. 장병들은 중간중간 진행된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분위기를 실제 프로농구 경기장 못지않게 만들었다.

용포여단 김성한 병장은 “원래 농구를 좋아하는데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어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간부님들이나 다른 부대원과 친해지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재빈 병장도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사단장님과 농구단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레드부스터스 치어리더들이 화려한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레드부스터스 치어리더들이 화려한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동경하던 선수들과 가까이서 호흡 맞춰 

장내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본격적인 경기에 돌입했다. 이날 대회에 출전한 6개 팀은 치열한 여단별 예선을 거쳐 결선에 진출했다. 오전에 진행된 준결승 결과, 본부근무대와 질풍대대가 결승전에 올랐다. 정관장에서는 각 부대 마크를 붙인 특별 유니폼을 제작해 제공하기도 했다. 평소 입던 군복 대신 멋진 선수용 유니폼을 입은 장병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경기에 앞서 정관장 선수들과 몸을 푸는 시간도 마련됐다. 장병들은 평소 동경하던 선수들과 가까이서 호흡을 맞추게 돼 기쁨을 감출 수 없는 모습이었다.

결승 진출팀은 정관장 대표 플레이어인 박지훈, 최성원, 김경원, 김철욱 선수와 함께 연습하면서 우승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선수들도 훈련 방법을 하나하나 지도해 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경기 중에는 벤치에서 코치 역할도 맡았다.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장병들과 손뼉을 마주치면서 기쁨을 나눴다.

박지훈 선수는 “처음에는 우리를 알까 싶었는데, 먼저 다가와 주시고 사진과 사인을 요청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저도 국군체육부대 출신이라 군 생활에 좋은 추억이 많은데, 오늘 장병들에게서 받은 기운으로 다가오는 시즌도 우승할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5분씩 4쿼터로 진행된 결승전은 치열한 접전 끝에 25-24로 질풍대대가 승리를 거뒀다. 우승팀의 주장 김일수(중령) 대대장은 “전우들과 함께 이룬 우승이라 정말 뿌듯하다”며 “특히 TV에서만 보던 프로농구 선수들과 한 코트에서 함께한 경험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를 관람하는 장병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경기를 관람하는 장병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최정예 기동사단 육성에 최선”

WINNER’s LEAGUE는 사단 창설 73주년 기념일을 맞아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화랑 73 Week’ 행사 중 하나로 마련됐다. 지난달 27일 창설기념일을 맞은 사단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타이거(TIGER)를 성공적으로 마친 장병들을 격려하고 부대 창설 7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22일에는 ‘화랑사단 힐링 콘서트’가 대단원의 막을 장식한다. 걸그룹 레이샤, 루비체, 가수 이서현, 박휘순, 뮤지컬배우 김기중, 스카이아트홀 전속 팝스오케스트라 등 많은 초청 가수와 연주자가 화려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권혁동(소장) 사단장은 “이번 주 내내 이어진 행사들로 장병들이 하나 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사단 창설을 기념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행복하고 전투력이 충만한 ‘공세 기질의 최정예 기동사단’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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