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참전용사 그린 중령 아내 73년 만에 남편 곁으로

입력 2023. 09. 21   16:51
업데이트 2023. 09. 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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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정규군 지휘관으로 활약
올윈 그린 여사 유해 유엔공원 합장식
육참총장·호주대사관 관계자 등 참석

2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엄수된 고(故) 올윈 그린 여사의 부부 합동 안장식에서 박정환(앞쪽) 육군참모총장과 사이먼 스튜어트(뒤쪽) 호주 육군참모총장이 함께 호주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육군 제공
2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엄수된 고(故) 올윈 그린 여사의 부부 합동 안장식에서 박정환(앞쪽) 육군참모총장과 사이먼 스튜어트(뒤쪽) 호주 육군참모총장이 함께 호주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육군 제공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호주 참전용사 고(故) 찰스 그린 중령의 배우자인 고 올윈 그린 여사가 남편과 함께 영면했다.

주한 호주대사관은 이날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그린 중령 묘역에서 배우자 올윈 그린 여사의 유해 합장식을 거행했다. 합장식에는 외동딸인 앤시아 그린 씨를 비롯해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사이먼 스튜어트 호주 육군참모총장 등 우리 군과 유엔군 주요 인사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국가보훈부와 호주대사관 고위 관계자도 참석했다.

찰스 그린 중령은 6·25전쟁 당시 호주 정규군의 첫 지휘관으로 참전해 전사한 유일한 호주군 장교로, 절체절명의 대한민국을 구한 참군인의 표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자인 그린 여사는 남편이 전사하고 70여 년이 지난 2019년 11월, 향년 96세를 일기로 호주에서 별세했다. 호주 6·25전쟁 참전용사협회 후원자로 활동해 온 고인은 생전에 “나를 남편이 잠든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함께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합장식을 통해 그린 여사는 73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남편과 함께 영면하게 됐다. 특히 6·25전쟁 정전 70주년인 올해 고인의 유언대로 여사의 100번째 탄생일에 맞춰 합장이 거행돼 의미를 더했다.

박 총장은 “6·25전쟁 당시 육·해·공군을 모두 파병한 호주군의 아낌없는 지원과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이 있게 한 참전영웅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스튜어트 총장은 “그린 부부의 합동 안장식에 한국과 호주 육군참모총장이 함께 참석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6·25전쟁으로 맺어진 우방국의 인연이 양국 육군 간 교류협력 심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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