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와 신속연구사업 계약 추진
356억 원 투입 2025년까지 구축
AI 적기와 공중전…시공간 제약 해소
5세대 항공기 대응능력 강화 기대
공군의 훈련 공역이 가상공간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현재 사용 중인 항공기 시뮬레이터에 인공지능(AI)·네트워크 기술을 더한 ‘AI 기반 모의훈련체계’가 신속연구개발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이 체계를 이용하면 대규모 편대훈련이 가능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AI 적기’와 공대공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 공군은 새로운 작전계획을 검증하는 데에도 이 체계를 활용할 방침이다.
공군은 19일 “국방과학연구소 부설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AI 기반 모의비행훈련체계 구축을 위한 신속연구개발사업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속연구개발사업은 신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를 2년 이내에 신속하게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신속연구개발사업으로 선정되면 체계개발까지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사업은 KAI가 주관하며, 투입 예산은 356억 원이다. 공군은 KAI의 신속연구개발사업이 완료되면 2025년 말까지 공군29전술개발훈련전대에 AI 기반 모의비행훈련체계와 훈련통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실전적인 훈련과 최적의 전술개발을 위한 후속사업이 추진된다. 전 비행부대 시뮬레이터와 연동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실제 전장환경과 동일한 가상공간에서 조종사들의 임무수행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AI 기반 모의비행훈련체계 개발은 조종사들의 상황인식 능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비행훈련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시작됐다. 공군이 운용하는 공중전력이 다양해지고, 조종사들의 변화무쌍한 전장 상황 인식능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공군은 F-35A·F-15K·KF-16 전투기 등 서로 다른 특성의 공중전력을 운용하고 있다. 2026년 하반기에는 KF-21 ‘보라매’ 전력화도 예정돼 있다.
AI 기반 모의비행훈련체계는 조종사들의 능동적인 비행훈련을 이끌어낼 것으로 공군은 내다봤다. 체계 내 ‘AI 적기’는 입력된 규칙에서 벗어나 조종사를 상대함으로써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공중전을 구현한다.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갈수록 강해지는 AI 적기와 싸우는 것이다. 현재 시뮬레이터는 한정된 설정값에서 움직이는 가상의 적기를 상대하는 수준이다.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AI 기반 모의비행훈련체계의 장점이다. 지역사회의 비행음 우려, 훈련 공역 부족, 악기상 등으로 훈련에 어려움을 겪어 온 공군은 이러한 제한사항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주변국이 보유한 5세대 항공기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영호(중령) 공군본부 미래기획센터 기술정책담당은 “AI 기반 모의비행훈련체계는 공군 훈련체계를 ‘합성전장훈련체계(LVC)’로 확대하고, 미래전 게임체인저인 무인 전투체계 개발과 유·무인 복합체계 개념 발전을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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