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대~한민국’

입력 2023. 06. 08   15:48
업데이트 2023. 06. 0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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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1일 자 국방일보.
2002년 6월 1일 자 국방일보.


2002년 6월 대한민국은 뜨거웠습니다. 온 국민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대~ 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쳤고,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쳤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은 우리나라 사상 처음 16강 본선과 4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월드컵입니다.

새로운 응원문화도 만들어 냈습니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악마’를 필두로 한 거리응원과 쓰레기를 되가져갔던 성숙한 시민의식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성공신화 뒤에는 우리 군도 있었습니다. 군은 월드컵 개막 7개월 전부터 ‘월드컵 육군지원과’를 신설하고 국민의 안전과 행사에 필요한 인력, 장비, 물자를 전폭 지원했습니다.

개막식에도 2000여 명의 장병이 투입됐는데요. 국방일보는 2002년 6월 1일 자에 육군백마부대가 극비리에 준비한 ‘축무’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고 소개했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식 행사를 위해 연습하고 있는 장병들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식 행사를 위해 연습하고 있는 장병들


축무는 ‘이념과 사상을 초월해 전 세계인이 하나된다’는 메시지를 음악·무용·영상 등 종합예술로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장병들은 매일 10시간씩 총 456시간을 연습해 완벽한 개막식을 선사했습니다.

응원도 누구보다 열심히였습니다. 2002년 6월 11일 자 국방일보 기사에서는 붉은 악마로 변신한 해병대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해병대 1사단은 D조 예선 경기였던 한국-미국전이 열리던 날 사단장을 비롯해 모든 장병이 아침부터 붉은색 옷을 입고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기원했습니다.

해병대의 열띤 응원 덕분이었는지 이날 경기에서 우리는 안정환 선수의 극적인 동점골로 ‘쇼트트랙 오노 세리머니’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세리머니는 당시 쇼트트랙 편파 판정으로 인해 허탈감에 빠져있던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줬습니다.

상무축구단이 K리그에 진출한 것도 2002 한일 월드컵 때입니다.

2021년 창단 후 첫 승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김천상무프로축구단
2021년 창단 후 첫 승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김천상무프로축구단


상무축구단은 국군체육부대 예하 부대로 1984년 1월 창단됐습니다. 이후 2002년 4월 한국 축구 발전과 월드컵 붐 조성을 위해 광주광역시를 연고로 한 ‘광주상무불사조프로축구단’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습니다.

광주상무불사조프로축구단은 2011년 경상북도 상주시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상주상무프로축구단’으로 10년간 활약했습니다. 2021년부터는 ‘김천상무프로축구단’으로 김천 시대를 열었습니다.

2023년 6월의 대한민국도 뜨겁습니다. U-20 남자 축구대표팀이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하며 또 한번 ‘최초’라는 역사를 썼습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대 0으로 나이지리아를 물리쳤습니다. 우리나라는 직전 대회인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4강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대표팀은 9일 오전 6시(현지시간) 이탈리아와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합니다. 승패를 떠나 그들의 무수한 땀방울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무사히 경기를 마칠 수 있길 목 놓아 응원하겠습니다.

글=송시연 기자/사진=국방일보DB·김천상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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