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철수 없는 중 평화안에…종전 가능성 희박해져

입력 2023. 03. 22   17:06
업데이트 2023. 03. 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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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전제조건 빠져 수용 어려워
시진핑·푸틴 만남에도 희망 사라져
양국 대러 독자제재 반대 공동성명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최근 중국이 제시한 평화 계획을 토대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재차 역설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사실만이 재확인됐을 뿐이라고 서방 언론은 진단했다.

시 주석의 평화안에는 서방이 전쟁 종식의 전제 조건으로 여기는 러시아군 철수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어 종전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는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접점을 찾는 데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중국의 중립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에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과시하려 했으나, 두 정상의 회담 후에도 종전은 더 가까워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인 지난 달 24일 종전을 위해 당사국이 평화 회담을 열고, 각국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는 등 12개 조항으로 이뤄진 평화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철수를 명시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아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돼 왔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선임 연구원은 이와 관련,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구상은 ‘치부 가리개(a fig leaf)’ 또는 ‘잘 알려진 중국의 입장을 구구절절이 적은 목록’일 따름이라면서도, 시 주석은 우크라전 국면에서 세계 유일의 ‘중재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러 독자제재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책임 있는 대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두 정상은 상황을 긴장시키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길어지게 만드는 모든 행동을 중단할 것을 호소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모든 형태의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전쟁과 관련해 양측은 어떤 국가나 집단이 군사적·정치적·기타 우위를 도모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합리적인 안보 이익을 해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명에서 러시아 측은 평화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중국은 이를 높이 평가했다. 동시에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과 중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정치적 해결에 관한 입장’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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