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군단 장동익 소령] '명품' 혹한기 훈련

입력 2023. 03. 20   16:36
업데이트 2023. 03. 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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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기회 삼아 
결전태세를 다지면서…
늘 그렇듯이 우리 군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시스템을 보완할 것이며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장동익 소령. 육군3군단 항공작전과
장동익 소령. 육군3군단 항공작전과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3월이다. 지난달 우리 부대는 결전태세 확립이라는 구호 아래 혹한기 훈련을 하면서 또 한 번 성장했다. 혹한기 훈련 통제·평가관으로서 조금은 달랐던 올해 훈련의 특별함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키워드는 ‘명품 혹한’이다. 이곳은 오계절이 있다고들 한다. 우리 군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혹독한 추위를 느낄 수 있으며, 올해도 그 명성에 걸맞은 혹한기 훈련 여건이 조성됐다.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온 날, 강원도 향로봉의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42도로 기록됐다. 혹한의 기상은 극복 요소 중 하나다. 우리는 어떤 혹한도, 어떤 순간에도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와 마주하는 적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결전태세를 근간으로 혹한의 기상을 극복하고 나아간다면 이는 적에게 두려움과 공포로 작용할 것이다. 혹한기 훈련 기간 우리는 충분한 대비 속에 기동하고, 화력을 운용하고, 적재적소에 지속지원을 하며 부여된 임무를 완수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결전태세 확립’이다. 결전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대비태세라고 생각한다. 과거 기초군사훈련을 받던 시절 새벽 사이렌 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군장을 결속하고, 유서를 쓴 뒤 출동 준비를 한 기억이 있다. 손톱과 머리카락을 비닐에 담았던 것도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긴장된 마음으로 부여된 임무를 마친 뒤에야 훈련의 일환이란 걸 알게 됐다. 위관시절 연평도에 적 포탄이 떨어졌을 때, 천안함이 피격됐을 때,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었다. 언제, 어떠한 순간이건 나에게 이러한 상황이 온다면 모든 것을 걸고 결전에 임할 것이다.

이번 혹한기 훈련 중 가장 어려웠던 과제는 적 소형 무인기 대응훈련이었다. 항공기 기동계획 수립부터 항공기에 탑승한 사수의 안전고리를 점검하는 것까지 직접 실시하면서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안전상 문제는 없는지 고민 또 고민했다. 혹자들은 우리의 계획이 현실성이 없거나 효용성이 없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한사항만 나열하고, 비교분석만 하다가 기회를 놓친다면 군인으로서 올바른 자세일까? 6·25전쟁 당시 육탄 10용사가 현실성과 효용성을 논했을까? 아니면 긴박한 상황에서 결전의 각오로, 조국 수호의 의지를 내비치며 최선의 선택을 다했을까?

훈련을 기회 삼아 결전태세를 다지면서 나의 과업과 방향성은 더 선명해졌다. 늘 그렇듯이 우리 군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시스템을 보완할 것이며,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싸움에서 나의 검이 상대보다 짧다면 나는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조금 더 성장하고, 결연해지고, 단단해질 것이라 믿는다. 우리 부대도, 우리 육군도 그렇게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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