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VI 창정비기술 개발…해외의존 낮추고 신뢰 확보

입력 2023. 03. 14   17:20
업데이트 2023. 03. 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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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방·군사 분야 중앙우수제안 ① 금상
공군군수사 86창 이재욱 상사, 김동희 중사
UHVI<F-15K JHMCS 케이블> 창정비기술 개발…해외의존 낮추고 신뢰 확보


비행 중 충격으로 생긴 결함 해결
점검·수리절차 개발…예방조치 적용
자동점검장비·프로그램도 개발
배선 연결·점검 결과 실시간 확인
정비 기간·비용 절감효과 기대
“최상 군수지원태세 확립에 일조”


2022년 국방·군사 분야 중앙우수제안에서 금상을 받은 공군군수사 86창 이재욱(오른쪽) 상사와 김동희 중사가 개발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부대 제공
2022년 국방·군사 분야 중앙우수제안에서 금상을 받은 공군군수사 86창 이재욱(오른쪽) 상사와 김동희 중사가 개발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부대 제공



우리 군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의견이나 고안을 심사해 우수 내용을 현장에 적용하는 국방·군사 분야 중앙우수제안의 2022년 결과가 나왔다. 국방부는 13일 ‘2022년 국방·군사 분야 중앙우수제안’ 심사 결과 F-15K 전투기 자동조준시스템(JHMCS) 케이블인 UHVI의 창정비기술 개발을 제안한 공군군수사령부 86항공전자정비창(86창) 이재욱 상사와 김동희 중사를 최고상인 금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심사에는 각 군과 국직기관이 추천한 89건이 참가했다. 국방부는 서면심사와 분야별 전문분과위원회·중앙우수제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 가운데 25건(금상 1, 은상 2, 동상 4, 장려상 18건)을 중앙우수제안으로 선정했다. 금·은상은 대통령 표창, 동상은 국무총리 표창, 장려상은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창안 등급별로 특별승진 또는 특별승급 기회와 상금도 수여한다. 국방부는 창의적인 우수제안을 적극 발굴해 현장에 적용하고, 과학기술 강군 육성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우수제안 금·은·동상 7건을 소개한다. 맹수열 기자

F-15K 전투기 JHMCS는 조종사의 헬멧 유리덮개에 시현되는 디스플레이 화면을 기반으로 조종사의 시선에 따라 자동조준·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체계다. 이 과정에서 JHMCS의 신호를 항공기와 연결해 주는 UHVI 케이블은 비상상황에서 조종사의 안전한 분리를 위해 2단 분리구조로 구성된 데다 비행 및 장·탈착 중 생기는 물리적 충격으로 결함이 자주 발생해 왔다.

공군은 그동안 UHVI에 결함이 발생하면 미 공군에 해외 정비를 맡겨 왔지만, 미국 내 정책 변경으로 이 역시 불가능해져 새 제품을 구매하는 상황이었다.

공군군수사령부 86창 이재욱 상사와 김동희 중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점검장비를 활용한 창정비기술을 개발했고, 이 공로로 2022년 국방부 국방·군사공무원 중앙우수제안 금상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주제안자인 이 상사에게는 특별승진 기회가, 부제안자인 김 중사에게는 특별승급 기회가 특전으로 주어졌다.

JHMCS UHVI는 헬멧 유리덮개에 시현된 화면인 HDU와 연결되는 어퍼(Upper), 항공기 좌석에 연결되는 로어(Lower)로 나뉜다. 두 사람은 어퍼 부위는 조종사의 목 움직임으로 인한 마모 결함이 두드러졌고, 로어 부위는 장·탈착 시 장력에 의한 배선 탈락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2021년 9월 JHMCS UHVI의 창정비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들은 UHVI의 구조를 분석하고, 역설계로 부품 기술자료를 연구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UHVI의 점검절차, 수리절차를 개발했다.

개발과정에서 식별된 주요 결함 원인도 파악했다. 먼저 배선 탈락현상은 테이핑 보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연성 케이블 접점 노출의 경우 실리콘으로 케이블을 감싸 외부와의 접촉 면적을 줄여 결함 빈도를 낮추는 등 예방조치를 적용해 UHVI의 내구도를 강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난관은 남아 있었다. UHVI의 결함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멀티미터기(여러 물리량을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전자계측장치)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케이블 내 많은 배선이 원활히 연결·구성돼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조차도 100% 완전한 점검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점검장비·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먼저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점검과정을 흐름도로 정리해 자동점검이 가능한 장비를 제작했다. 정비사는 이 장비를 활용해 UHVI 내 배선이 각각 정상적으로 연결됐는지를 단번에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UHVI 점검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는 PC 연동 점검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점검과정에서 소요되던 시간을 크게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두 사람의 노력 덕분에 공군은 군직 창정비능력을 향상하게 됐다. 또 절차에 따라 품질인증과 항공기 시험적용을 완료해 신뢰성도 확보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비기간의 단축이다. 공군에 따르면 과거 UHVI의 해외 정비에 걸린 기간은 9개월이 넘는 평균 283일, 신품 구매에는 1년 10개월이 넘는 684일이나 소요됐다. 하지만 이 상사와 김 중사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UHVI의 정비기간을 평균 2개월로 대폭 줄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외 정비를 국내 정비로 전환하면서 연간 2억9000만 원의 해외 정비비를 절감하게 됐다. F-15K의 예상운용연수인 25년을 고려하면 잠재적으로는 약 73억 원의 예산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이 상사는 “이번 기술 개발이 공군 항공무기체계의 해외 의존도를 해소하고, 창조·혁신을 통한 군수 발전의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중사는 “실무자로서 현업 처리에만 안주하지 않고, 부품 국산화와 정비능력 개발에 더욱 집중해 최상의 군수지원태세 확립에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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