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28보병사단, 훈련병 행군 동행 취재] GOP 20㎞ 전술행군…최전방 지키는 군인 거듭나다

입력 2022. 11. 24   17:21
업데이트 2022. 11. 2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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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28보병사단, 훈련병 행군 동행 취재
 
이른 아침 20㎏ 군장 멘 훈련병 195명
“할 수 있다!” 힘찬 함성 지르며 첫발
시작부터 가파른 경사에도 응원과 격려
휴식 시간 방탄모 벗으니 땀이 흥건
사단 역사 배우고 국토 수호 의지 함양 
‘태풍전사 인증식’ 열고 부대 마크 부착

 

육군28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훈련병들이 24일 GOP 20㎞ 전술행군을 하고 있다.
육군28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훈련병들이 24일 GOP 20㎞ 전술행군을 하고 있다.
오르막을 걷는 훈련병들.
오르막을 걷는 훈련병들.
전술행군 중 교관이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부대 역사를 교육하고 있다.
전술행군 중 교관이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부대 역사를 교육하고 있다.
조교가 행군을 마친 훈련병에게 사단 마크를 부착해주는 모습.
조교가 행군을 마친 훈련병에게 사단 마크를 부착해주는 모습.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마다 힘이 넘쳤다. 긴 터널 같았던 고된 훈련의 대장정이었기 때문일까? 다가올 자대 생활의 기대감 때문일까? 어느덧 앙상한 가지만 남은 숲을 따라 성큼성큼 걸어가는 훈련병들의 뒷모습에는 거침이 없었다. 6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이들은 정예 장병으로 거듭났다. 신병교육대대의 혹독한 담금질을 견뎌낸 훈련병들에게 두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앞으로 자신이 지켜야 할 최전방을 바라보는 눈빛엔 ‘무적태풍 수사불패(無敵颱風 雖死不敗·무적태풍부대는 죽을지언정 지지 않는다)’의 사단 혼(魂)이 가득했다.

글=맹수열/사진=백승윤 기자


모두와 함께 걷는 길…“나는 혼자가 아니다”

육군28보병사단은 24일 경기도 연천군 태풍전망대 일대에서 22-18기 신병교육대대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GOP 20㎞ 전술행군’을 했다. 북한과 맞닿은 GOP 철책을 따라 걸으며 강한 체력과 정신력은 물론 유서 깊은 부대정신을 이어받도록 하겠다는 것이 사단의 목표다.

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 20㎏에 육박하는 군장을 멘 훈련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195명의 훈련병은 힘찬 함성을 지르며 발을 뗐다. 민간인통제초소에서 첫 목표지점인 태풍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가파른 경사에 훈련병들의 숨이 점점 가빠졌다.

“그동안 여러 훈련을 해왔지만 행군은 차원이 다릅니다. 행군을 신병교육대대 훈련 가장 마지막에 배치하는 것은 훈련병들이 체력·정신적으로 완성돼야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교로 훈련병들과 동행한 신동우 상병은 “훈련병 시절 힘들었던 행군이 다시 떠오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훈련은 기존 행군과 차이가 있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사단이 지키는 GOP 지역을 걸으며 군인으로서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목적이 더해졌다.

사단은 이를 위해 신병교육대대 인근 대신 민간인 통제구역을 가로질러 GOP로 향하는 길을 새 행군로로 설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극심한 피로가 몰려오는 것이 바로 행군. 훈련병들은 점점 지쳐갔다. 배현준 훈련병은 “태풍전망대가 도대체 어디인지, 있기는 한 곳인지 의문이 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군 생활도 이 행군과 같은 것 아니겠나.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한층 더 성장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웃어 보였다.


사단 혼 장착 ‘무적태풍부대원’으로 거듭나

2시간여의 강행군 끝에 첫 목표 지점인 태풍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훈련병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휴식 시간. “군장 내려!”를 복창하는 훈련병들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힘찼다. 방탄모를 벗은 훈련병들은 마치 머리를 감고 나온 것처럼 땀이 흥건했다. “이게 천국이야.” 이제야 비로소 훈련병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혼자 무거운 군장을 메고 이 길을 걸어오라고 했다면 절대 못 했을 겁니다. 앞·뒤 동기들, 교관·조교님이 함께해서 이곳에 올 수 있었습니다.” 지상민 훈련병은 ‘1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동료들의 응원과 격려를 꼽았다. 지 훈련병은 “눈앞에 펼쳐진 고지를 바라보며 이곳에서 싸운 선배 전우들의 헌신을 생생히 느꼈다”면서 “신병교육대대에서 배운 전기를 바탕으로 최전방을 지키는 참군인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태풍전망대에서는 사단이 준비한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훈련병들은 눈앞에 펼쳐진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사단의 역사를 이해하고, 국토 수호 의지를 다졌다. 특히 베티고지, 노리고지 등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전적지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무적태풍부대’ 일원으로 거듭났다. 주은찬 훈련병은 “DMZ를 눈으로 보고, 부대 역사를 들으며 군인으로서의 사명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28사단 장병이 됐다는 증표로 전투복에 부대 마크를 부착하는 ‘태풍전사 인증식’이 열렸다. 평소 무뚝뚝하던 조교들도 이 순간만큼은 “수고했어”라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훈련병들의 얼굴에도 자긍심이 가득했다.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드디어 ‘진짜 군인’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힘든 훈련을 이겨낸 제가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행사 내내 진지한 표정을 유지하던 조권 훈련병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사단은 GOP 20㎞ 전술행군을 지속해 자대 배치를 앞둔 훈련병들에게 최전방 사단의 자부심과 위국헌신 정신을 심어주겠다는 방침이다. 이동욱(중령) 신병교육대대장은 “GOP 20㎞ 전술행군은 ‘무적태풍부대원’이라는 소속감을 깊이 새기는 것이 목표”라며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환골탈태한 훈련병들이 사단 혼을 가슴에 담고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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