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15보병사단 대성산대대 조한희 하사] EIB 자격시험 도전기…‘불가능은 없다’

입력 2022. 11. 18   16:04
업데이트 2022. 11. 2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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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 9개월 차인 나는 최근 미 육군 우수보병휘장(EIB) 자격시험에 도전해볼 기회가 생겼다. 군단 대표로 발탁되자, 설렘과 동시에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한국군 지원자 중에서 유일한 여군인 데다, 내로라하는 군인들도 힘들다는 훈련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여한 이상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국가를 대표해 실력을 발휘하고 싶었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체력단련과 급속행군에 매진했다.

2주의 훈련준비 기간을 마치고 고강도 집체교육과 평가과정에 돌입했다. 집체교육은 새벽 2시30분부터 고강도 훈련으로 시작해 평가를 계속하고, 오후 7시가 넘어 종료하는 일과를 반복한다. 힘들었지만 절대로 포기하거나 실패하기 싫었기에 이를 악물고 훈련에 최선을 다했다.

이윽고 각종 평가 날이 다가왔다. 총 5개의 세부 과목 중 3번 불합격을 받으면 곧장 퇴소였다. 첫 번째 평가는 체력측정. 훈련 과정에서 다친 무릎 때문에 뜀걸음이 걱정됐지만, 부대 소대장님들이 함께 뛰며 응원해준 덕분에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달리는 내내 전우와 함께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두 번째 평가인 화기 운용에서는 많은 인원이 탈락했고, 나 역시 고배를 마셨다. 가장 자신 있었던 ‘권총’ 과목에서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불합격은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이를 토대로 더 이상의 불합격도, 더 이상의 긴장도 없었다.

화기·구급법·전투정찰 등 모든 평가를 무사히 마치고, 행군만이 남았다. 약 20kg의 군장을 메고 20㎞를 3시간 안에 들어와야 했다. 출발을 알리는 호각소리와 함께 바로 뜀걸음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떨어지는 체력에 제대에서 멀어져갔다. 종아리가 끊어질 것 같고, 발바닥에는 얼마만큼의 물집이 잡혔는지 가늠도 가지 않았지만 무작정 앞만 보고 뛰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죽을 듯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그 순간, 멀리서 전우들의 응원 소리가 들렸다. 한 발자국도 앞으로 가지 못할 것 같았는데 그 응원에 마법과 같이 남은 지점까지 쉬지 않고 뛰어갔다. 도착지점을 통과하자 그제야 안도와 함께 성취감이 몰려오며 눈물이 흘렀다.

행군을 성공적으로 끝낸 우리는 수료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 행사 장소를 향해 무작정 달려갔다. 그리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나는 지금 빛나는 푸른 배지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쟁쟁한 미군, 한국군을 뚫고 배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각종 평가에 합격할 때마다 ‘끈기 있게 도전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굳은 자신감이 생겼다. EIB 자격시험은 내 안의 벽을 깨고,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많은 도움을 준 부대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한계를 뛰어넘는 육군의 전사로 발돋움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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