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한글 전시로 꽃피우다

입력 2022. 10. 06   16:46
업데이트 2022. 10. 06   16:51
0 댓글
제4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근대 한글 연구소’ 특별전
 
국립한글박물관, 내년 1월까지
근대시기 변화상 현재적 관점 재해석
시각·공예·패션 등 다양한 작품 소개

 

작품 제작과정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글공작소 전경.
작품 제작과정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글공작소 전경.
이청청 作 ‘낯섦과 새로움, 그리고 연결’
이청청 作 ‘낯섦과 새로움, 그리고 연결’
김무열 作  ‘권점:띄어서 쓰기’
김무열 作 ‘권점:띄어서 쓰기’

한글날 576돌을 앞두고 근대 한글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한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한글박물관은 7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제4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근대 한글 연구소’ 특별전을 개최한다.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근대 시기 한글 자료를 시각, 공예, 패션,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창작의 소재로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1876년 개항 이후 한국 사회는 근대 문물과 제도를 도입하며 큰 변화를 겪었다. 이때 한글도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게 된다. 1894년 고종이 공문서에도 한글을 사용하도록 선포하면서 한글은 나라의 공식 문자가 됐다. 이후 한자 중심의 문자 생활이 한글로 옮겨가며 한글의 사용 영역은 확장됐다. 우리말과 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우리말 글쓰기를 위한 공통 기준도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 시기 한글의 변화상을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작품들을 통해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과 확장성을 엿보게 한다.


한글의 새로운 시각적 경험 제공


전시는 ‘근대 한글 연구소’라는 공간을 설정해 4개의 연구실로 구성됐다.

1부 ‘동서말글연구실’에는 근대 시기 프랑스 선교사 리델이 편찬한 한국어 문법서 ‘한어문전’을 패션디자인으로 구현한 이청청 작가의 ‘낯섦과 새로움 그리고 연결’을 비롯해 한국 전통문화와 서구 문화의 융합을 모색한 작품들이 소개됐다.

유정민 작(作) ‘5개의 기역(긴 의자)’과 ‘아야어여오(책장)’는 한글을 처음 마주한 사람이 쓴 듯 삐뚤빼뚤한 곡선을 보는 이가 한글을 낯설게 인식하게 하고 꿈틀거리는 선들은 한글이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긴의자는 각각 다른 형태의 다섯 가지 기역(ㄱ)을 나열했고, 책장은 ‘ㅏㅑㅓㅕㅗ’로 이어지는 모음자의 순서를 조합해 디자인했다.

2부 ‘한글맵시연구실’에는 가로쓰기, 띄어쓰기, 풀어쓰기 등 근대 한글 사용방법의 변화를 작가가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김무열 작가는 근대 국어교과서 ‘신정심상소학’에 쓰였던 둥근 모양의 권점(圈點)에서 영감을 받은 ‘권점 : 띄어서 쓰기’를 선보였고, 박춘무 작가는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인 말모이 원고의 표제가 ‘가로 풀어쓰기’ 방식이었던 점에 착안해 한글 자모 구조와 특징을 의상의 기본 구조가 되는 패턴의 조형과 접목시킨 작품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3부 ‘우리소리실험실’에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하던 우리 소리가 한글 연활자로 인쇄돼 대량 생산돼 더 많은 대중들이 향유할 수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 국악 아카펠라그룹인 토리스는 근대 시기 한글 연활자본으로 인쇄한 판소리 흥부가 중 ‘제비노정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전통과 현대의 느낌을 담아 제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표현한 가사와 리듬이 인상적인 곡이다.

4부 ‘한글출판연구실’에서는 근대 한글 출판물을 창작의 원천으로 활용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SAA 작가는 한글과 로마자, 텍스트와 이미지, 근대와 현대 사이를 넘나들고 그 틈을 메우는 상상과 연상 작용을 실험한 ‘말MAL’을 소개한다. 한글의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스크린 프린트 인쇄기법을 활용해 22번의 걸쳐 이미지를 분절하고 다시 이어 붙이는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주시경 선생 기억하는 공간도 마련

전시 말미에는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데 평생을 바쳤던 근대 한글 연구자 주시경 선생을 기억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김영수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한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한글 문화의 지평을 확대하고자 기획됐다”며 “전시 종료 후에는 국내외를 순회하며 한글의 문자적·미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노성수 기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