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38전대 ‘한미연합 ORE’ 현장에 가다

입력 2022. 09. 14   17:21
업데이트 2022. 09. 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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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테러 진압에서 폭발물 제거까지…
이것이 ‘연합훈련 종합본’… 강함에 강함을 더했다
 
미8비와 ‘연합 전투준비태세’ 구축
고강도 훈련으로 임무 수행력 극대화
팀워크 강화 중점…다양한 훈련 펼쳐

 

 공군38전투비행전대와 미8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원들이 연합 전투태세훈련의 하나로 전개한 영외 탄약 이송훈련에서 거동수상자를 제압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군38전투비행전대와 미8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원들이 연합 전투태세훈련의 하나로 전개한 영외 탄약 이송훈련에서 거동수상자를 제압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탄약을 실은 트레일러를 엄호하는 한미 전술차량.
탄약을 실은 트레일러를 엄호하는 한미 전술차량.
거동수상자를 제압하고 있는 한미 장병들.
거동수상자를 제압하고 있는 한미 장병들.
화생방에 오염된 항공기 기체를 제독하는 모습.
화생방에 오염된 항공기 기체를 제독하는 모습.
38전대 군수대대 장병이 폭발물을 처리하고 있다.
38전대 군수대대 장병이 폭발물을 처리하고 있다.

하나의 기지, 하나의 활주로를 공유하며 한반도 유일의 연합 항공작전을 수행하는 공군38전투비행전대(38전대)와 미8전투비행단(미8비)이 고강도 훈련으로 임무 수행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두 부대는 각자 다른 훈련 중에도 ‘팀워크’ 향상을 위해 지휘소연습(CPX)과 야외기동훈련(FTX) 상황을 공유하고 일정을 맞춰 연합훈련을 펼쳤다. 38전대는 13일부터 16일까지 ‘22-2차 전투태세훈련(ORE)’을, 미8비는 같은 기간 전투태세훈련 ‘베벌리 미드나이트(Beverly Midnight) 22-1’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가장 높은 곳에서 자유와 평화를 지킨다는 공동의 목표로 연합 전투준비태세를 구축 중인 두 부대의 연합 ORE 현장을 소개한다.

글=김해령/사진=조종원 기자


‘원팀’으로 영외 탄약고 사수

“훈련 상황! 영외 탄약고에 적 전술탄도탄(TBM)이 낙하해 화재 발생! 군사경찰대는 초기 진압을 펼칠 것!”

가을을 재촉하는 여우비(맑은 날에 잠깐 내리는 비)가 흩날린 13일 오후. 38전대 영외 탄약고에 적이 발사한 TBM이 떨어진 상황이 부여됐다. 38전대 영외 탄약고는 각종 탄약을 대규모로 보관하는 일종의 ‘탄약창’이다. 미8비 탄약도 이곳에 함께 있다. 두 부대는 이번 연합 ORE의 첫 일정으로 영외 탄약고 화재를 상정했다. 적 TBM은 탄약고뿐만 아니라 인근 야산에도 투하됐다. 탄약고 화재와 산불이 합쳐지면 대형 화마(火魔)로 번질 수 있다. 이에 38전대 군사경찰대 기동소대와 방어소대는 단위소방대를 탄약고로 긴급 출동시켜 초기 진압을 시도했다.

이어 38전대 상황실 지시에 따라 현장에 출동한 38전대 공병중대 소방구조반과 미8비 소방중대 장병들은 군산소방서 소방관들과 함께 탄약고로 향하는 산불을 진화했다. 같은 방열복을 입은 한미 장병과 소방관들은 한 팀처럼 화마를 제압했고, 잔불까지 완벽히 제거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훈련은 영외 탄약고에서 군산기지로 탄약을 옮기는 이송훈련으로 전환됐다. 탄약을 실은 대형 트레일러 2대는 38전대 군사경찰대 K153C2 소형전술차량과 미8비 군사경찰대대 험비(Humvee)의 엄호를 받으며 탄약고 후문으로 나왔다.

“탕! 탕! 탕!” 삼엄한 경계를 지속하며 기지로 이동하던 중 적이 기습 총격을 감행했다. 그러나 한미 장병들은 당황하지 않고 전방에 있는 트레일러 1대를 먼저 기지로 보냈다. 동시에 적을 격멸하기 위한 하차전투를 벌였다. 한미 장병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대테러 전술전기로 3명의 적을 제압하고, 도주하는 2명의 적을 생포했다.

군사경찰대 손금산(중위·진) 기동소대장은 “최근에도 미8비 군사경찰대대와 합을 맞췄다”며 “아무런 예고 없이 적 공격 상황이 부여됐지만, 몸이 기억해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공기 화생방 제독 등 단독 훈련도

14일에는 연합 폭발물처리(EOD) 훈련이 전개됐다.

훈련은 미8비가 38전대 기지대대 본부 앞에서 폭발물을 식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미8비 측은 38전대 기지작전계로 이 같은 사실을 전파했다. 이에 군수대대 장비정비중대 EOD 요원들이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EOD 요원들은 폭발물 종류를 식별하고 신속·정확한 안전 조치로 위험요소를 제거했다. 한미가 폭발물 발견, 처리 역할을 나눠 진행한 실전적인 훈련이었다.

이날 38전대는 단독으로 항공기 화생방 제독훈련을 했다. 연합 항공작전을 수행하고 기지로 복귀하던 38전대 KF-16 전투기가 적 화학 공격 등으로 오염된 상황. KF-16 조종사 주진호 대위는 기지로 돌아오던 중 화생방 오염 의심이 들었고, 이를 부대에 알렸다. 상황을 전파받은 군수대대 항공기정비중대는 긴급 제독을 준비하면서 화생방지원중대와 항공의무대에 지원을 요청했다.

항공기정비중대 장병들은 KF-16이 착륙하자마자 기체에 제독제를 뿌렸다. 완전한 제독 전 조종사를 우선 구출하기 위한 긴급 조치였다. 화생방지원중대 장병이 화생방탐지기로 기체 오염도를 측정하고, 어느 정도 제독이 이뤄졌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장병들은 주 대위를 구출했다.

주 대위는 비닐에 싸인 채 의무대 구급차로 인계된 후 인체 제독을 받았다. 끝으로 화생방지원중대가 KF-16 전체를 샅샅이 제독하며 훈련은 막을 내렸다.

주 대위는 “착륙하자마자 제독이 이뤄져 실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번 훈련으로 실전에서 화학 공격을 받더라도 문제없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도 38전대는 전시 파손 항공기 수리(ABDR) 훈련으로 파손된 채 기지로 돌아온 항공기를 신속·정확하게 수리하는 능력을 숙달했다.

38전대와 미8비의 연합 ORE는 ‘팀워크 강화’에 중점을 뒀다. 평소 두 부대가 실시해 온 연합작전·훈련의 ‘종합본’ 격이다. 평시에도 두 부대는 항공작전·기지방호 등 각 분야에서 연합작전·훈련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해 오던 훈련을 짧은 기간에 반복 실시하며 강함에 더욱 강함을 더했다는 게 부대 측 설명이다.

앞서 38전대와 미8비는 ‘한미연합 참모회의’ 등을 수차례 개최해 이번 ORE 관련 협조와 추진 방향을 조율했다. 훈련 중에도 양측 평가관들은 수시로 회의를 열어 미비점을 논의하는 등 성과 극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해령 기자 < mer0625@dema.mil.kr >
조종원 기자 < alfflx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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