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화진 견장일기] 실전적 전투준비의 핵심, 전투장갑

입력 2022. 07. 07   16:43
업데이트 2022. 07. 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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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화진 대위. 육군53보병사단 울산여단
손화진 대위. 육군53보병사단 울산여단

지역방위의 임무를 수행하는 육군53보병사단은 지난 6월 13일부터 5일간 코로나 19로 하지 못했던 화랑훈련을 4년 만에 실시했다. 그동안 코로나 상황으로 모든 훈련을 축소해서 실시했다면 이번 훈련은 전 부대가 FTX를 실시하며 민·관·군·경·소방이 협조하는 통합방위작전 훈련을 했다.

우리는 울산지역 작전환경에 맞게 도심지 적 도발위협을 가정한 상황조치를 하나하나 꼼꼼히 준비했다. 주 3회 근접전투기술(CQB)을 숙달했고, 수차례에 걸쳐 유관기관과 협조된 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초동조치부대 장비도 보강하면서 신속한 상황조치 능력을 갖추었다.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강조된 것이 전투장갑과 전투안경, 방탄복 착용이었다. 이 세 가지는 사단장님께서 취임하시면서부터 계속해서 강조했던 것이다. 우리는 주둔지 내에서 훈련할 때에도 대대장님 지시로 계속해서 전투장갑을 착용해왔다.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여름에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고, 착용하지도 않았다. 더운 날씨에도 방탄복에 전투장갑까지 착용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훈련을 출발하기 직전까지 개개인별 지참을 확인했다.

화랑훈련 첫날 우리는 봉쇄선 점령을 위해 산속에 투입됐다. 목진지에 투입된 이후 전투장갑은 정말 유용하게 사용됐다. 주변에 나뭇가지들을 꺾을 때에도 안전했고, 땅을 파내어 진지를 구축할 때에도 서슴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비가 오는 새벽에는 방한의 효과가 있어 다음 날 아침 철수를 할 때까지 따뜻하고 안전하게 경계를 할 수 있었다. 여름에도 전투장갑을 착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확신으로 바뀌었고 중대장으로서 나는 몸소 깨닫게 됐다.

훈련을 해보지 않은 부대는 이러한 기본적인 물자들의 실질적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실제 전투가 많은 미군은 날씨가 덥더라도 항상 전투장갑을 착용한다고 한다.

실전적 전투력은 이런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기본’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우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최고의 팀은 왜 기본에 충실한가』라는 책을 서점 판매대에서 본 적이 있다. 기본(基本).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를 이루는 바탕이라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단장님께서는 최고의 팀, 즉 최고의 부대가 되기 위해 우리 조직을 구성하는 바탕인 ‘기본’의 중요성을 알려주고자 전투장갑(기본) 착용을 재차 강조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중대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하면서 중대원들과 함께 ‘기본’에 입각한 실전적인 전투력을 깨달은 이번 훈련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 스스로 ‘기본에 충실하고있는가’ 질문하며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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