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화가를 꿈꾸던 ‘타고난’ 전투기 조종사

입력 2022. 06. 30   16:23
업데이트 2022. 06. 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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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공군20전투비행단 121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양준모 소령
 
조종사 기량 관리·비상대기태세 최상 유지 임무
영공 수호 책임감과 국가에 대한 애정 더 깊어져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서 최고 성취감 경험

 

공군20전투비행단 121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양준모 소령이 KF-16 전투기 조종석에서 완벽한 임무 수행을 다짐하고 있다.
공군20전투비행단 121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양준모 소령이 KF-16 전투기 조종석에서 완벽한 임무 수행을 다짐하고 있다.

장병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한 장의 인물사진과 짧은 인터뷰로 만나보는 포토뷰(PhotoView) ‘전우, 우리 곁의 군인 이야기’ 스물한 번째 주인공은 공군20전투비행단 121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양준모 소령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 고고도에서는 한반도 전역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생도 땐 막연히 군인으로서 대한민국을 지켜야겠다는 추상적인 마음이었는데, KF-16 전투기 조종사인 지금은 영공을 수호한다는 책임감과 국가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습니다. ‘정말 내가 대한민국의 영공을 지키는구나’하는 감격을 느끼기도 합니다.”

공군20전투비행단 121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양준모 소령의 주기종은 KF-16 전투기입니다. 국방부 동원국에서 근무했던 아버지의 권유로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하기 전까지는 조종사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어릴 적 화가를 꿈꾸었던 양 소령은 생도 생활과 초등·중등 비행교육 과정을 거치며 전투기 조종사라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습니다. 목이 짧아 선배들이 ‘높은 중력 가속도를 견딜 수 있는 천혜의 신체 조건을 가졌다’며 농담을 하곤 했는데, 양 소령은 이 부분을 ‘나는 타고난 전투기 조종사’라고 치환했다고 합니다.

양 소령이 복무하는 20전비는 서해 영공 방위의 핵심 전력으로, 주변국의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인 전력을 제공하는 부대입니다. 양 소령이 맡고 있는 비행대장은 비행대대에 소속된 조종사들의 기량을 관리해 평시에는 비상대기태세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전시에는 부여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전투기 조종사는 부대에서 비상대기 시 무거운 생환용 조끼와 ‘G 슈트(조종사가 고공 비행할 때 중력이 가해지면서 피가 하체로 쏠리는 것을 막아주는 보조 장비)’를 착용한 채로 있어야 합니다. 비상벨이 언제 울릴지 모르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이로 인한 정신적 피로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적이 불과 수 분 내 영공을 침범할 수 있고, 비상대기 전력은 이러한 침략 행위에 대응하는 가장 신속하고 강력한 자원이기에 전투기 조종사들은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양 소령은 성취감이 컸던 훈련으로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Red Flag Alaska)’를 꼽는데, 한국에서 미국 알래스카까지 공중급유를 받아가면서 11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감내하면서 알래스카에 도착한 뒤 무장을 장착하고, 모의 표적에 명중시켰을 때의 성취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비행대장으로서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는 것 뿐 아니라 후배들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도착했을 때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 그리고 양가 부모님과 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글·사진=조종원 기자


조종원 기자 < choswat@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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