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영역작전 최근 발전 추세와 우리 군에 주는 함의
『국방논단』 1897호(한국국방연구원 발행)
김성학 sunghak@kida.re.kr
이경혜 grace123@kida.re.kr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미 육군은 2016년 미래 육군의 작전개념으로 다영역전투(Multi-Domain Battle)를 발표했고, 2018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보다 발전된 형태의 작전개념인 다영역작전을 발표하였다. 미 육군의 MDO 개념 발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우리 군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MDO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이를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발전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미국의 동맹국들은 MDO 관점에서 동맹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2018년 MDO가 발표된 당시에는 미 육군의 개념 자체를 분석하여 다영역작전을 이해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공개된 자료가 한정되어 있어 우리 군 합동작전 발전을 위한 함의를 도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미 육군의 훈련 및 활동 모습으로 보다 상세한 MDO의 모습을 유추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NATO의 일부 국가에서는 자국의 안보 상황과 능력에 부합하는 MDO 기본개념을 발표하면서 MDO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가능해졌다.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전쟁의 양상이 변해가는 상황에서 우리 군의 합동작전에 대한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특히, 우주 및 사이버, 전자기 영역에 대한 의존도와 중요도가 점차 커짐에 따라 우주 및 사이버, 전자기 영역을 포함한 교차 영역 시너지(Cross Domain Synergy)로 우위 창출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가 도래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여 우리 군도 MDO 관점에서 합동작전 개념 발전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본고에서는 MDO 자체에 대한 내용보다는 미 MDO 발전 배경부터 최근 발전 현황과 주요국들의 최근 MDO 발전 동향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통해 현재의 발전추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 군에게 주는 함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JOAC는 잠재적 적국이 미국의 접근을 거부하기 위해 A2/AD 전략을 적용하는 상황에서 미래 합동전력이 어떻게 작전적 접근을 성취할 것인가에 대해 기술하였다. JOAC는 CCJO의 범위 내에서 작전적 접근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11개의 작전적 접근 원칙과 30개의 작전적 요구능력을 제시하여 포괄적 능력 발전 방향을 제공하였다. 또한, JOAC는 A2/AD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작전개념 등을 총괄하는 상위개념의 역할을 하였다.
CCJO는 JOAC보다 늦게 발표되었지만, JOAC의 상위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 CCJO는 전략적 시각에서 미 합동군의 미래 군사력 건설을 위한 작전환경 판단 및 작전적 목표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적의 A2/AD 능력 확보로 지금까지 누려오던 전력투사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 합동군이 분쟁의 억제 및 대응을 위해 추구해야만 하는 작전적 목표 및 능력을 포괄적 관점에서 기술하였다.
CCJO, JOAC와 같은 상위 기본개념이 설정되면서 ASB 개념도 발전하게 된다. ASB가 특정 영역에 대한 편중에 따른 합동성이 부족한 개념이라는 비판에 따라 2014년 ASB Office는 ASB를 국제 공역에 대한 접근 및 기동을 위한 합동개념(Joint Concept for Access and Maneuver in the Global Commons, 이하 JAM-GC)으로 발전시키려는 작업을 시작했고, 미 합참은 2016년 ASB를 대체하는 작전개념으로 JAM-GC를 승인하였다. JAM-GC는 전 영역에 대한 통합을 강조하고, ASB의 적 능력의 파괴 및 무력화 목표를 적 계획 및 의도의 파괴로 변경한 것이 핵심적인 특징이다. CCJO 기본개념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ASB를 보완한 JAM-GC는 각 군의 세부적 기본개념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JAM-GC는 작전적/전술적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닌 전략 구현을 위한 작전적 방향성을 제시하였고, 각 군은 이 작전적 방향성에 기반하여 각 역할에 부합하는 작전적/전술적 해결책을 각 군 기본개념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념들이 MDO, 분산해양작전(Distributed Maritime Operations, 이하 DMO), 경쟁적 환경하 연안작전(Littoral Operations in Contested Environment, 이하 LOCE) 등이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미 육군의 MDO는 적의 A2/AD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작전 기본개념 하 미 육군의 작전적 해결책과 능력 발전 구상에 대한 기술이라 볼 수 있다. 미 육군의 MDO 개념은 다영역작전에 대한 전반적 구상과 구체적 작전적 접근을 제시함에 따라서 지금까지 선언적으로 통합작전을 구상했던 국가들에게 작전개념 발전을 위한 하나의 구체적 사례를 제공하였다. 이의 영향으로 최근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에서 자국 안보환경과 능력에 부합하는 다영역 기반 합동작전 기본개념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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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MDO 개념을 발표한 이래로 미 육군은 이 작전개념의 현실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MDO의 최근까지의 발전 추세를 개념 발전과 전투 실험 측면으로 구분하여 알아보았다.
전투실험 측면에서는 동맹국과의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실험과 MDO에 부합하는 부대 구조를 설계하기 위한 실험 등이 최근 추진되었다. MDO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통합이며, 미군은 각 영역 및 각 군의 통합을 넘어 동맹국과의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이 직면한 적들이 회색지대 전략과 하이브리드 전을 추구함에 따라 시·공간적 불확실성이 확대되었고 미군이 주둔을 통해 이를 대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분쟁 발생 지역 또는 인근의 동맹국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에 동맹국과의 통합이 MDO 개념 발전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따라서 미 육군은 동맹국과의 통합 관점에서 기존의 연합 단계를 넘어서는 수준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투실험을 추진하였다.
미 육군과 일 육상 자위대는 ‘Orient Shield 21’과 야마사쿠라(YS-81)를 통해 MDO와 영역횡단작전 간의 작전적 통합을 위해 노력 중이며, 일 이즈모(DDH)에서 미 해병대 F-35을 운용 실험하는 등 동맹국 간 플랫폼 통합 운용을 위한 상호운용성 실험을 추진하였다. 또한, 미 합참은 공군과 육군 간 공동상황도 개발 등 C2 분야에서의 MDO 기반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합동통합네트워크 시험(JIN-K QRT) 등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DO를 위한 부대구조 측면에서 MDTF(Multi-Domain Task Force)에 대한 전투실험을 눈여겨볼만 하다. MDTF는 전구차원에서의 지·해·공·우주·사이버 및 정보 영역을 한 부대가 모두 다루어 전구 내 합동작전을 주도하는 개념이다.
2018년 처음으로 구성된 MDTF 부대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배속되어 중국의 A2/AD 전략에 대응하는 전투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2번째 MDTF 부대가 구성되어 유럽과 아프리카 전구에 배속되었다. MDTF은 모듈형 부대로 적의 능력에 맞게 빠르게 부대를 재구성하여 다영역에서 경쟁하는 형태의 전투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적의 능력과 전투 상황에 따라 동맹의 자산 배치도 고려되어야 하며, 이를 대비한 동맹국과의 협력과 시너지 창출이 전투실험의 주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미 육군은 2019년 연습 및 실험부대 운용을 거쳐 전술적 수준의 사이버, 전자전 및 정보작전 능력을 갖춘 사이버전 대대를 창설하였으며, 이는 지역전투사의 육군 구성군 사령부 및 예하부대에 사이버, 전자전, 정보작전과 같은 비살상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다고 알려졌다. 이 사이버전 대대의 전투실험은 추후 MDTF의 사이버 영역 능력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개념 발전 측면에서 여러 세부적인 개념들에 대한 교리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NDS에서 경쟁개념이 발표된 이후로 MDO에서는 분쟁 이전 단계에서의 경쟁을 강조하면서 경쟁 개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졌다.
현재 우리 군도 미래 합동작전 기본개념을 발전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합동작전 기본개념의 본연의 역할에 부합하는 작전개념 수립에는 보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 군이 추구하고 있는 개념 발전 방향이 영역 간 통합을 통해 교차영역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다영역작전의 중심 사고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육군의 MDO 현실화 과정 및 여러 국가의 합동작전 개념 발전 추세는 우리 군의 합동작전 개념 발전의 방향에 다양한 함의를 주고 있다.
첫째, 미국과 동맹국을 중심으로 합동작전 개념에 대한 공동연구 등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군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미국 등이 공동연구를 통해서 추구하는 것은 공동의 이해이다. 미래로 갈수록 분쟁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동맹의 역할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호 간의 작전개념에 대한 이해는 통합작전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므로, 미국과 동맹국은 MCDC 등 공동연구와 컨퍼런스 등을 통해 미래 작전을 위한 공동의 이해를 증강시켜 나가고 있다. 우리 군도 이러한 개념 발전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 군 미래 합동작전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둘째, 우리 군의 미래 합동작전 기본개념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 군 합동작전 기본개념은 미래 싸우는 개념에 대한 방향성 제시로 소요결정에 지침을 주는 역할이 요구되지만, 기본개념-소요제기-소요결정 간 연계성 및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기본개념 발전에 어려움이 있다.
과거 기본개념에 대한 정의부터 역할 등까지 참고할 만한 연구자료가 부족했던 것도 이러한 현상의 한 원인으로 보여진다. 최근 들어 미국을 비롯해 몇몇 국가에서 합동작전에 대한 자료들을 일부 공개하고 있는 만큼 이를 참고하여 우리 군 실정에 맞는 기본개념의 틀을 정립해야 한다.
셋째, 우리 군 환경에 부합하는 기본개념의 역할 및 틀이 정립되면 그 다음으로는 개념을 수립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기본개념 수립 및 발전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분석과정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방법론 수립 등 이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고에서는 아직 연구가 필요한 개념발전 방향에 대한 구체적 내용보다는 지양해야 할 점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우리 군은 주로 미군의 개념들을 받아들이면서 개념발전을 추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자체적인 작전개념 발전을 위한 방법론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는 당연한 선택이라 보여진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군도 자체적인 작전개념 발전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여진다.
이를 위해 해외 기본개념에서 제시되고 있는 다양한 새로운 개념들에 대한 성급한 적용보다는 이들 새로운 개념들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미국의 전략서에 포함되면서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경쟁 개념’이 있다. 이 개념이 미군의 공식문서에 언급되면서 우리 군 전략 및 합동작전 관련 연구에서 이 개념에 대한 적용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개념은 최근까지도 수정 및 발전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아직 정립 단계 중인 개념의 섣부른 적용은 우리 군 자제적인 개념 발전의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군이 미래 직면할 작전 환경에 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의 적용에 대한 타당성 검토 및 우리에게 부합하는 개념으로의 변환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경쟁 개념 이외에도 JADO(Joint All-Domain Operations), JADC2(Joint All-Domain Comand and Controll) 등과 같은 생소한 개념들이 각 군 또는 국방부 문서를 통해 등장하고 있다. JADO는 지상, 공중, 해양, 사이버, 우주 영역과 전자기스펙트럼 등 모든 영역에서 합동군 차원에서 동시통합적으로 작전을 수행한다는 미래전 수행 개념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 합참 차원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기술한 문서는 아직 없다.
이렇듯 미군은 최근 들어, 합동작전과 관련하여 다양한 새로운 개념들을 정립하면서 이를 발표하고 있지만 이 개념들의 상세한 의미 및 적용 논리, 적용 범위 등은 아직까지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새로운 개념들은 우리 군 상황에 맞게 철저한 검증을 거쳐 우리 군 개념으로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이다.
※ 본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한국국방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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