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섭 견장일기] 긍정적인 사고와 자세

입력 2022. 06. 02   16:41
업데이트 2022. 06. 0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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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섭 중위. 육군9사단 도깨비부대
이민섭 중위. 육군9사단 도깨비부대


2021년 병참 장교로 임관 후 1년간 소대장으로 임무 수행하며 참여한 마지막 훈련 ‘KCTC’. 이번 훈련은, 4월 초부터 파주 무건리 훈련장으로 전개해 실제 KCTC 훈련장에서의 본 훈련까지, 약 한 달에 걸친 대장정이었으며 귀중한 경험과 배움이 가득했던 훈련이었다. 작년 12월 말, 최초 계획에 없던 대대의 KCTC 훈련 참가가 결정되고, 처음에는 ‘힘든 훈련을 다시 하게 됐구나… 긴 훈련 동안 어떻게 소대원들을 이끌어야 할까…?’ 이런 걱정과 고민을 수없이 했다. 그러다 문득 “매 순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절실한 자세로 임해라”는 아버지 말씀이 떠올랐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보병 소대장으로서 그것도 차륜형 장갑차를 이용해 KCTC 훈련을 할 기회가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이번 훈련을 준비했다.

우리는 3월부터 부대 인근 야산에서 개인 및 소부대 전투기술을 숙달하고, 군장을 메고 산악 체력단련을 했다. 소대원들은 쌓이는 피로도에 볼멘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런 분위기에서도 소대원들에게 항상 ‘모두가 해야 하는 훈련, 우리 3소대 만이라도 절실한 자세와 밝은 분위기로 임하자’고 강조했다. 소대원 전원이 통신장비 조작방법, 빠르고 효율적인 위장망 설치, 마일즈 장비 친숙화 및 장갑차 하차 전투, 장애물 봉착 시 개척 절차 및 지역 확보·재편성 방법 등을 하나하나 익혔다. 그렇게 우리 소대는 다른 소대보다 더 빠르고 열정 넘치게 훈련을 하며 더욱 자신감 넘치는 소대로 변하기 시작했다.

무건리에서 전술훈련까지 마치고 우리는 마침내 KCTC 훈련장에 도착했다. 그동안 훈련해왔던 소부대 전투기술 및 다양한 훈련 결과를 증명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드디어 4일간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과 마찰요소, 그로 인해 생기는 지휘통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항군과의 치열한 접전과 지속적인 화력 요청으로 마침내 적 중대장을 사살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제야 비로소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매 순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절실한 자세로 임해라”는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걱정되고, 어떤 것이 부족한지 늘 걱정했었다.

그러나 이번 훈련에 절실함으로 임해서 성과도 달성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소대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게 됐으니 소대장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성과였다. 처음 배치받은 황도깨비대대를 떠나게 돼 아쉬움이 크지만, 부대에서의 뜻깊은 경험과 열정 넘치는 날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KCTC 훈련과 대대장님, 중대장님, 소대 간부와 용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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