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 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기술, 전장의 판도 바꾼다

입력 2022. 04. 01   17:18
업데이트 2022. 04. 0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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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 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국방디지털 혁신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상)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기술이 무기체계 능력 지배하는 시대
 
디지털전은 네 가지 분야 경쟁이다
①데이터 ②파이프라인 인프라
③플랫폼과 서비스 ④인재가 핵심

 

F-35와 같은 전투기는 눈에 보이지만, 전투기를 지원하는 디지털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디지털 기술의 힘이 무기체계의 능력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들이 지난달 25일 진행된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다수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를 통해 위용을 뽐내고 있다.  국방부 제공
F-35와 같은 전투기는 눈에 보이지만, 전투기를 지원하는 디지털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디지털 기술의 힘이 무기체계의 능력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들이 지난달 25일 진행된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다수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를 통해 위용을 뽐내고 있다. 국방부 제공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 기술 역량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패권(Pax Technica)의 시대다. 국방 분야도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첨단과학기술 역량을 갖추지 못한 국가는 군사 분야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을 선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국가과학기술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기술 선정의 기준에는 전략적 중요성 관점에서 ‘국가안보’가 핵심요소로 고려되었다. 정부가 선정한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은 인공지능, 5G·6G, 첨단바이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수소, 첨단로봇·제조, 양자, 우주·항공, 사이버보안 등이다.

국방에서도 미래전장을 혁신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 기술로 우주, 인공지능, 무인·자율, 양자, 합성바이오, 에너지, 미래통신·사이버, 극초음속 등의 8대 기술을 선정하여 도전적으로 신속하게 개발하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정부의 10대 기술과 국방의 8대 기술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인공지능, 통신, 사이버보안, 무인·자율, 우주, 양자 등의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즉,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기술,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하는 5G·6G 기술, 데이터를 보호하는 사이버보안 기술,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분석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양자 기술, 우주 공간에서의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은 디지털 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F-35와 같은 첨단 무기체계에서 조종사의 헬멧에 표시되는 HMD(Helmet-Mounted Display) 정보는 수많은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다. HMD가 사용자가 경험하는 프론트엔드(Front-End)라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컴퓨팅 인프라는 백엔드(Back-End)라고 할 수 있다.

전투기가 눈에 보인다면, 전투기를 지원하는 디지털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디지털 기술의 힘이 무기체계의 능력을 지배하고 있다. 최신 무기체계에서 소프트웨어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를 설명하고 있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모바일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으며, 테슬라도 소프트웨어 기술로 자율주행 플랫폼을 구축하여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국방 분야도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유·무인 복합전투와 같은 미래 전투수행개념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무인·자율 등의 디지털 기술이 전쟁과 전투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디지털전(Digital Warfare)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디지털전은 네 가지 경쟁으로 구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디지털전은 데이터라는 연료(Fuel)에 대한 경쟁이다. 이 경쟁에서는 지상·해상·공중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과 우주 공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경쟁 상대보다 많이 확보하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불순물을 최대한 제거하여 연료의 순도를 높이는 공정이 데이터에도 필요한 작업이며 이를 데이터 전처리(Preprocessing) 또는 정제(Cleansing)라고 말한다. 데이터를 담아두는 공간인 클라우드도 핵심 인프라다. 군에서는 전술 부대에서 바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과 에지 컴퓨팅이 결합된 IoBT(Internet of Battlefield Things) 환경의 구축이 중요하다.

둘째, 디지털전은 가공된 데이터를 전송하는 파이프라인 인프라에 대한 경쟁이다. 이 경쟁에서는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들에게 데이터를 빠르고 안전하게 전송하는 것이 핵심 역량이다. 특히, 국방 분야에서는 데이터를 탈취하거나 조작하려는 시도를 탐지하고 대응하는 사이버보안 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5G·6G 기술과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이 디지털 공간 내 데이터 전송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셋째, 디지털전은 데이터 기반 임무를 구현하는 플랫폼과 서비스에 대한 경쟁이다. 플랫폼은 제공하는 자와 활용하는 자 간에 형성되는 네트워크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며,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우리가 매일 정보를 검색할 때 사용하는 포털은 사용자에게 정보나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며, 각종 업무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정보시스템도 일종의 플랫폼으로 간주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플랫폼은 대용량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학습 및 분석하는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이다. 특히, 국방 분야에서는 다영역(Multi-Domain) 공간에서 발생하는 감시·정찰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빠르게 분석하여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 분야 세계 4대 석학으로 꼽히는 앤드루 응(Andrew Ng) 박사의 주장(“AI is the new electricity”)처럼 인공지능은 21세기 산업을 관통하는 새로운 전기이며, 군에서도 이 기술을 전군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디지털전은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력, 즉 디지털 인재에 대한 경쟁이다.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군의 임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군 장병의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을 높이는 것이 군의 디지털전 수행능력을 향상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군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인력과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해하고 임무 시스템을 개발 또는 운영유지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 미·중 간에 심화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 경쟁도 본질적으로 인재에 대한 경쟁이며, 민간의 역량을 군에서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군 내부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다음 주에는 디지털전의 네 가지 경쟁에서 우위를 달성하려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사고의 전환, 그 방향에 대해 알아보겠다.


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전장정보화연구실장 (사)한국국방기술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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