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탄(Blackout Bomb) 또는 정전폭탄은 적의 전력망을 무력화하여 적 작전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을 차단시키는 탄소섬유탄(Graphite Bomb)이다. 고(高)섬광탄 음파무기, 초강력 부식제 등과 같이 사람을 해치지 않고 차량이나 발전소 등 적의 주요 장비나 시설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는 비살상 기술·무기체계(soft-kill)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정전탄은 전도가 높은 니켈과 탄소섬유를 결합해 만든 자탄(子彈)을 내재한 폭탄형과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Korean GPS Guided Bomb)에 적용된 유도비행키트(guided kit)로 구성되는 항공기투하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투기나 미사일 등에 탑재해 투하 또는 발사한 후 사전에 입력된 표적(전력 시설 등) 상공으로 유도해 터트리면, 분산 낙하하는 자탄들에서 니켈이 함유된 탄소섬유가 무수히 방출돼 송전선에 걸리게 되며 이때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려 단락 현상 발생과 함께 정전이 되는 것이다. KGGB 키트를 이용함에 따라 사거리 증대와 함께 유도 및 타격 정확도가 신뢰성 있게 높아질 전망이다.
◆ 정전탄의 출발
1985년 미 해군은 자군의 항공기에 위협을 줄 적의 지대공 유도무기 레이더를 무력화하기 위해 채프탄을 투하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이 채프탄이 인근 발전소로 날아가 전력 생산 및 공급을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변 6만여 가구가 전기를 쓰지 못하는 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이것이 탄소섬유탄을 연구개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1991년 3월 미 국방부가 국가 안보전략 수립과 관련해 비살상 기술로서 적의 주요 시설을 정전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계획을 승인하고 비살상전에 관한 연구 그룹을 발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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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전에서
1991년 걸프전에서 미 해군은 바그다드 시 지역에 전기공급이 안되도록 관련 시설을 마비시켰다. 탄소섬유 탄두가 탑재된 토마호크 미사일로 이라크 변전소를 공격해 전기는 물론 통신설비까지 무력화한 것이었다.
1999년 5월, 유럽의 코소보-세르비아 분쟁 때에는 F-117A 스텔스 폭격기가 탄소섬유탄인 CBU-94/B탄을 투하했다. 유고 전체 영토의 70% 지역에서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주요 시설 복구에 7시간, 일반 시설 복구까지 20시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 폭탄은
미 공군과 ATK(Alliant Techsystems)사에서 개발한 CBU-94/B는 지름이 수십 ㎛ 내외의 탄소섬유가 감긴 탄소섬유결합체로 충전된 자탄(BLU-114/B)이 202개 내장된 분산탄두 그리고 신관 및 폭발 계열로 구성되었다.
투하된 탄소섬유탄은 신관에 의해 목표물 상공 수 km에서 자탄을 방출하고, 분산된 자탄들은 전개된 낙하산에 의해 낙하 도중 감지장치에 의해 목표지점 수백 m 상공에서 다시 자탄신관에 의해 탄소섬유 결합체를 살포한다. 탄소섬유 결합체는 147권선(coil)의 와이어(wire)형 탄소섬유로 이뤄지고 각 권선의 길이가 약 4.5km에 달해 살포시 서로 거미줄처럼 얽히면서 확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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