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우리 군의 군수지원 패러다임도 급변하고 있다. 품질이 기본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투력도 기본이 충실해야 더욱 견고해진다. 군수품의 고품질화를 선도하는 작지만 스마트한 실천과 노력, 품질경영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된 것이다.
해군군수사령부 품질관리처는 해군에 조달되거나 외주 정비된 장비와 부품의 품질을 책임지고 있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군 내부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조직이지만 품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그 역할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나는 국방부와 해군본부·군수사 등에서 군수품 조달과 계약, 군수제도 발전, 군수정보화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이를 바탕으로 부서원들과 함께 불량 걱정 없는 무결점 군수지원을 위한 제도를 고안해 운영하고 있다. 먼저 품질관리 대상 군수품별로 표준검사기준서 관리절차를 재정립하고, 품질관리 위험요소 관리 방안을 마련해 1600여 건에 대한 검사기준을 구체화해 제정했다.
그러나 절차를 개선하고 기준을 구체화해도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법적 소송, 민원, 함정 사용자 품질 불만, 검사 연속 불합격 등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기 마련이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 이후 품질보증활동 계획 수립 단계부터 환경분석과 리스크(risk) 관리시스템을 통해 식별된 각종 위험요소를 계획서에 포함하고 있다. 업무 종결 후에는 환류시킴으로써 반복적인 오류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경감하는 등 품질 확보의 초석을 견고하게 다듬고 있다. 또한 ‘분임검사관 제도’를 새로 적용해 책임과 권한을 적절하게 분산 운영하거나 수기로 진행되던 각종 검사 서류를 전산화하는 등의 변화도 주었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품질검사관들의 자긍심과 전문성을 향상하고 ‘일하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한 토크콘서트, 군수품별 맞춤형 컨설팅, 함정장비 및 기자재 품질검사와 관련된 실무 위탁교육 과정을 신설해 시행하고 있다. 워크숍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데, 공감대를 바탕으로 군수품별 품질보증활동의 특성을 이해하고 노하우를 나누는 열띤 대화의 장이 된다.
실제 품질보증활동을 수행하다 보면 상대방과 의견이 충돌하거나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실무자들이 털어놓는 고충이 대부분 여기서 비롯된다. 그래서 담당자의 업무와 휴식의 균형을 위한 휴게 공간을 마련해 업무 스트레스 경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작은 노력이 모여 ‘해양강국, 대양해군’의 기틀이 되고 전투 현장에서 고생하는 전우들에게 신뢰를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