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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 헌혈

기사입력 2021. 10. 20   16:42 입력 2021. 10. 20   1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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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대위 육군2군수지원여단

얼마 전 ‘10억 명을 살린 연구’라는 글을 읽었다. 글에 따르면 인류가 지금의 ABO 혈액형에 대해 알게 된 것은 1900년경 카를 란트슈타이너 의사의 연구 덕분이었다. 이 연구로 수혈·수술 성공 확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졌으며, 지금까지 10억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다만 10억 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10억 명이 헌혈을 해야 한다.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의 혈액은 만들 수 없다. 혈액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헌혈해서 수급해야 한다. 혈액이 부족하면 나, 가족, 지인,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중요한 순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했는데 혈액이 부족해 수술할 수 없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코로나19 장기화는 혈액 수급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헌혈은 총 141만11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만8861건이 줄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철저히 준수하되 나와 이웃을 살리는 헌혈 필요성은 높아진다. 헌혈을 하겠다는 마음만 먹는다면 어렵지 않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지금 당장 근처에 있는 ‘헌혈의 집’을 검색해보자. ‘레드 커넥트’ 앱을 설치하면 헌혈 예약부터 전자문진까지 쉽고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외부에서 하는 헌혈이 걱정된다면 각급 부대에서 추진하는 단체 헌혈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단체 헌혈이 언제·어디서 계획돼 있는지 인사부서에 문의하고 해당 일자에 참여하면 된다.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전혈이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한 성분 헌혈도 있다. 혈소판·혈장만을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은 되돌려 받는 방법이다. 전혈과 비교하면 훨씬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관생도 시절부터 육군 대위로 복무하는 지금까지 약 10년간 헌혈을 꾸준히 해왔다. 가끔은 귀찮고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군인으로서 국민을 지키는 하나의 방법이라 여겨 헌혈의 집을 계속 찾았다. 지난달에는 헌혈 100회를 달성해 명예장을 받았다.

남을 돕는 뜻깊은 경험도 했다. 지난 2018년 선배 장교 어머니가 급하게 수술을 하게 돼 갖고 있던 헌혈증을 건넨 적이 있다. 선배 장교는 헌혈증서 덕분에 수술이 잘 끝났다며 고마워했다. 새삼스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혈액 보유량은 4일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혈액 수급 위기상황이다. 혈액 보유량이 3일 밑으로 내려가면 최악의 경우 수술 취소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럴 때야말로 헌혈의 필요성과 장점에 공감하고,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학교·회사 등에서의 단체 헌혈이 급감하는 가운데 우리 장병들이 헌혈에 동참한다면 국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사랑의 거리를 좁히는 헌혈에 참여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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