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탄약시험, 힘들지만 기본이기에 전력투구

입력 2021. 08. 25   17:08
업데이트 2021. 08. 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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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국방을 이끄는 사람들 (3)국방시험연구원 다락대시험장 이승재 선임연구원


직사·곡사화기 나뉜 화포탄약시험
구성부품 완벽 작동 위해 꼼꼼히 준비
원격 사격통제 장치 등 안전에 최선
군 전력화되고 수출 성사되면 보람

국방과학연구소 국방시험연구원 다락대시험장에 근무하는 이승재 선임연구원이 화포탄약시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국방시험연구원 다락대시험장에 근무하는 이승재 선임연구원이 화포탄약시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무기체계 연구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성능과 기능을 검증하는 시험평가다. 이를 통해 무기체계가 작전 효율성, 적합성, 생존성, 안전성을 갖췄는지 판단하게 된다. 무기체계 시험평가는 목적에 맞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원만하게 수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 과정을 사고 없이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시험연구원 다락대시험장은 우리 군 무기체계 운용·발전과 자주국방 강화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지난 23일 다락대시험장에서 화포탄약시험을 총괄하는 이승재 선임연구원을 만나 화포탄약시험에 밴 눈물과 땀의 이야기를 들었다.

무기체계 국내 개발에 일조 자부심 ‘가득’
이승재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1년 ADD에 입소해 유도무기 추진기관과 탄두, 발사대 지상시험 관련 시험평가 기술을 연구했다. 2010년 다락대시험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현재 화포탄약시험 총괄이자 팀장을 맡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얻은 첫 직장인데, 벌써 20년이 됐습니다. 우리 군의 다양한 유도무기와 지상무기 시험평가 현장을 발로 뛰는 게 녹록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기체계 국내 개발에 일조한다는 자부심으로 힘든 줄 모르고 지내온 세월이었습니다.”

화포탄약은 크게 직사화기와 곡사화기로 나뉜다. 대표적인 직사화기 탄약 품목은 전차포탄과 차기 보병전투장갑차에서 사용되는 탄약이다. 곡사화기 탄약 품목은 박격포와 포병 탄약 등이다.

이러한 화포탄약은 사업 목적에 따라 연구소가 개발을 진행하며 시행하는 기술시험, 군에 배치되기 전 양산을 위해 품질 성능을 확인하는 양산수락시험, 방위산업체 및 군에서 품질 성능을 확인하는 기술용역시험, 군에서 장기간 저장한 탄약의 저장 탄약 신뢰성 평가시험을 거친다. 시험 과정은 모든 구성 부품이 완벽하게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탄약이 시험장에 도착하면 탄약고나 온도처리실로 입고돼 시험을 기다리게 됩니다. 다락대시험장은 군과 함께 야외 시험장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군 훈련 일정을 고려해 시험 일정을 수립해야 합니다. 시험 일정이 확정되면 시험 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화포·계측장비·시설을 점검합니다. 예기치 않은 정비 불량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고, 안전사고로 직결되는 만큼 한 치 긴장도 늦출 수 없는 작업이지요.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입고 처리된 탄약을 시험장으로 운송해 사전 점검이 완료된 시험별 고정식 화포에 탄약을 장전하고 원격으로 사격합니다.”

각종 폭발물 취급 설치 경각심 필요
이 선임연구원은 화포탄약시험의 꼼꼼한 준비는 안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화포탄약 무기체계 특성상 시험 준비부터 각종 폭발물을 취급하고 설치해야 하기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요구됩니다. 시험요원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시험 기술을 연구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험평가 중 탄약 장전 과정에서 폭발 현상이 일어났거나, 격발 스위치 작동 때 이상 현상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지금 함께 근무하는 동료도 현장에서 피해를 입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런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중량물 취급 시에는 작업자 안전 확보 차원에서 무선 리모콘 조작으로 작업을 수행합니다. 폭발 가능성이 있는 탄약은 혹시 모를 이상 상황에 대비해 무인 운반차가 이송합니다. 또 탄약 장전 자동시스템 도입에 이어 탄약 발사 때 시험 요원이 원거리에서 사격할 수 있도록 원격 사격통제 장치를 구축했습니다.”

화포탄약시험 중 탄을 이송해서 장전하는 임무를 맡는 이태구 기능원은 “이 선임연구원은 팀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안전한 시험이 진행되도록 이끄는 분”이라며 “사실 전자식 격발은 우천 때 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것이 사실인데, 독자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실무자 의견을 먼저 듣고 존중해줘 긴장감을 덜고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전력 강화에 혼신 다할 것”
이 선임연구원은 시험을 앞두고 뜻하지 않게 발생한 돌발 상황의 비화도 공개했다.

“2019년 K2 전차를 군에 납품하기 위한 양산수락시험 전날이었어요. K2 전차는 구경 120㎜ 55구경장 포신과 최고의 기술로 제작됐습니다. 탄약, 자동장전장치 등을 결합해 표적을 빠르고 강하게 파괴하는 ‘펀치력’을 갖고 있죠. 그런데 사격시험 전날 폭우가 쏟아져 설치된 표적이 떨어진 거예요. 당장 내일이 시험인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표적을 재설치하기 위해 장화를 신고, 팀원들과 야산을 올랐어요. 표적 부근에 물이 불어나 개울마저 유실된 상태더군요. 주저 없이 장화를 벗어던지고, 맨발로 개울을 건너 표적을 설치하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큰 벌집을 건드리고 말았어요. 벌에게 호되게 쏘이면서도 벌집을 제거한 이후 표적을 설치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힘든 과정이지만 이 선임연구원은 안전하게 시험을 마치고 군 전력화와 수출이 성사될 때마다 모든 어려움은 잊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국방전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전력투구할 것을 다짐했다.

“미래 전장을 대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무기체계가 출현하고 있는 요즈음, 어쩌면 화포탄약시험은 올림픽 비인기 종목처럼 관심을 덜 받는 분야일지도 모릅니다. 시험 중 사격 소음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포탄약은 전투 수행 능력 유지에 여전히 유효한 무기입니다. 무기체계의 기본이자 고전인 화포탄약시험을 민·관·군이 서로 이해하고 상생하는 방법을 모색해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글·사진=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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