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비우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임무 수행 최선

입력 2021. 07. 25   15:38
업데이트 2021. 07. 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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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34진 장병들 인터뷰

식자재 통한 감염 가능성 높게 예상

부식 포장 상태 부실 지적 많아


“감히 말씀드리자면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아무도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모두 맡은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34진 장병들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A병사)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에 복귀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이 함정을 비우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자신들을 대신해 4400톤급 구축함(DDH-Ⅱ) 문무대왕함을 운용, 귀국하게 된 특수임무단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방역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지난 23일 국방부 국방부공동취재단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귀국까지의 과정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장병들은 마지막 기항지에서 반입한 식자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함정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은 물론, 식자재를 반입할 때도 현지인 접촉을 차단하고 육상에서 접수와 방역 작업을 할 때 모두 방호복을 입었기 때문이다. A병사는 “(감염 경로가)식자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부식 포장 상태가 부실해 그걸 통해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B병사 역시 “부식을 담은 박스가 훼손된 게 있었다. 초반에 조리병이 걸린 걸로 봤을 때 부식이 의심된다”고 말했고, F간부 역시 “부식들이 포장이 깔끔하지 않고 지저분했다”고 전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함 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D병사는 “힘든 상황에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임무를 타지에서 수행했다”고 말했고, E간부도 “일부 언론 보도처럼 피를 토하며 살려달라고 하는 대원은 없었고, 다들 코로나19라는 것을 알고도 서로 격려하면서 밝게 지냈다”고 증언했다. A병사는 “코로나19 발생 시점부터 함장이 직접 환자 상태를 보고 격려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면서 “군의관·의무병 역시 밤을 지새우며 환자들을 체크했다”고 말했다.

장병들은 육상으로 내려가는 전날까지 함정을 방역했다고 한다. B병사는 “유종의 미를 거둬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환자이기는 했지만 장갑을 끼고 최대한 방역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A병사는 “밤을 새운 것은 아니고 조금 덜 잔 정도”라면서 “인수인계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간부는 “함장도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버텼다”면서 “배를 두고 내려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 ‘음성자들만 한국에 보내자, 양성자들은 면역체계가 생기지 않겠느냐, 우리가 배를 몰고 가야 한다’고 하면서 울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부 언론 보도에 서운함을 드러내면서도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에 대한 국민의 응원을 부탁했다.

B병사는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려고 함장을 비롯한 모두가 서로 격려하며 열심히 했는데 (일부 언론 보도를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A병사는 “국민 여러분이 우리의 건강을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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