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같은 과학화 전투훈련

입력 2021. 07. 21   17:12
업데이트 2021. 07. 2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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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운영 분야 개혁 성과 특별기고 (3)

김중구 해군중령 국방운영개혁담당관실
김중구 해군중령 국방운영개혁담당관실
얼마 전 텔레비전을 보다가 세간의 큰 관심을 끈 ‘강철부대’를 우연히 보게 됐다. 강철부대는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출연해 주어진 미션(Mission)을 놓고 기량을 겨루는 밀리터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날 임무는 ‘야간 연합작전’이었다. 이에 따라 해군특수부대 연합팀과 육군특전사 연합팀이 인질로 잡혀있는 동료를 구출하는 미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해군연합팀이 시간은 빨랐지만 대항군 공격에 피해가 없었던 육군연합팀이 종합 점수에서 앞서 승리했다. 실제 작전에 투입된 듯 현실감 넘치는 출연자들의 모습에 절로 손에 땀이 배었다.

그러나 나의 최대 관심은 실제 작전 환경과 다를 바 없는 미션 장소와 출연자들이 사용한 무기였다.

우리 군도 강철부대가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실전적인 환경에서 ‘진짜 훈련’을 할 수 있는 부대가 있다.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이 주인공이다.

강원도 인제의 깊은 산자락에 있는 KCTC는 과학화 전투훈련 개념·체계 발전, 여단급 전투훈련 계획·통제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다.

특히 훈련부대와 적 임무를 수행하는 전문 대항군이 마일즈(MILES) 장비와 무선 데이터 통신망 등 각종 첨단 장비를 활용해 실제 전투상황과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자유공방전을 펼치며 전투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과학화 훈련체계에 관심이 많은 나는 최근 KCTC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리고 KCTC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했다. KCTC는 여단급 부대를 훈련시킬 수 있는 부대다.

세계에서 여단급 훈련이 가능한 국가는 미국·이스라엘과 우리나라밖에 없다. KCTC는 2세대 장비를 보유한 다른 나라보다 성능이 앞선 4세대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모든 훈련 데이터를 향후 우리 군의 전투력 발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화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전투상황에 가장 가까운 환경과 시스템, 실전 같은 훈련이었다. 미래전의 핵심 전력으로 급부상한 드론 마일즈 훈련체계를 도입해 공격 드론을 훈련에 활용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화생방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험지역을 벗어나지 못한 전투원이 감염돼 전투력이 저하되는 모습을 구현한 것은 물론 전사자들을 ‘대량 전·사상자 처리절차’에 따라 실제와 동일하게 처리하는 모습도 놀라웠다.

세계 최강인 우리나라 양궁팀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 장내 아나운서 멘트와 응원단·관중의 환호성,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 등 시·청각적으로 실제 경기가 치러지는 경기장의 환경을 완벽하게 재현한 가운데 훈련을 한다. 그래서 정상의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것 같다.

군인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실전적인 훈련으로 최고의 전투력을 유지해야 한다.

나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실전적인 전투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방개혁 2.0차원에서 군단·사단급 부대에 과학화 훈련장을 구축하고, 각 군에서 진행하는 가상현실(VR) 기반의 가상모의훈련체계 개발이 확대돼야 한다.

두 번째는 실전에 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훈련에 임하는 장병들은 ‘했다 치고식’이 아닌 실제로 전쟁을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실전과 같은 전투훈련에서 흘린 땀 한 방울은 유사시 자신의 생명과 전우의 생명을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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