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섭 견장일기] 사랑하는 소대원들에게

입력 2021. 05. 27   16:56
업데이트 2021. 05.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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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준 섭 
육군1군단 101정보통신단·중위
심 준 섭 육군1군단 101정보통신단·중위
1대대 1중대 1소대 안녕! 이렇게 지면을 빌려 인사를 전하자니 어색하면서도 새롭구나. 곧 소대장을 마치고 참모 보직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지난 12개월 동안 너희들의 소대장으로서 강조해 왔던 것 중 몇 가지를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자 이 편지를 써.

첫째, 항상 남을 배려하는 습관을 가지기 바란다.

병영생활은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매 순간 여러 명의 전우와 함께 생활하지. 공동체 생활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어. 공동의 편의를 위해 욕구를 억누르고 규율을 준수하려 노력한 경험, 그 외에도 남을 위해 사소한 배려와 양보를 한 경험들이 다들 있을 거야. 이렇게 사소한 것일지라도 타인을 위한 생각과 배려를 잘 내면화해서 개인적으로는 더욱 성숙하고 사려 깊은 인격을 형성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는 한층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해 줬으면 좋겠어.

둘째, 체력단련을 생활화하기 바란다.

언제든지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체력을 구비하는 것은 군인으로서 하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개인의 삶에서도 100세 시대에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면 꾸준한 운동은 필수적이다. 체력단련 중에 이뤄지는 극기의 경험은 체력뿐만 아니라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는 정신력까지 단련시켜준단다. 매일 함께 체력단련 했던 습관을 잘 이어가서 각자의 건강과 자신감을 길렀으면 좋겠어.

셋째, 너희 한 명, 한 명 모두가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너희 각자는 부모님의 귀한 아들이자,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이며, 누군가의 하나뿐인 애인이란다. 22명의 보석과 함께하면서 소대장으로서의 매 순간이 정말 막중한 책임이면서 동시에 무한한 영광이라고 느꼈어. 그렇지만 개인이 아닌 소대 전체를 지휘해야 하는 입장에서 내가 모든 사람들의 입장과 편의를 만족시키지는 못했을 거야.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너희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보다 진심이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군에서 복무하며 한 번뿐인 청춘을 바치는 너희들에게 과연 나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너희의 군 생활 하루하루를 더 의미 있고 보람차게, 그리고 행복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 내가 앞서 말한 것들 외에도 좋은 습관들을 잘 개발해서 여러분의 군생활과 인생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이끌어가길 바란다.

전역 후 대학에서 사회에서 고난을 만날 때, 군에서 배우고 익힌 ‘군인정신’을 잊지 말고 씩씩하게 헤쳐 나가는 너희들의 모습을 진심으로 응원할게. 나 또한 대한민국 육군의 일원으로서 국가방위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너희들의 1년6개월간의 국가를 위한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난 더욱 튼튼한 대비태세를 갖춰 너희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할게. 기쁜 소식, 슬픈 소식 있으면 서로 나누면서 살자. 온 마음 다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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