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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민 견장일기] 성의·헌신·책임

기사입력 2021. 04. 22   16:09 입력 2021. 04. 22   16: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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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월의 지휘관 임무를 마치며


강 성 민 
육군25사단 왕포포병대대·대위


지휘관은 어떤 존재인가? 2015년 11월 3일 포병대대 본부포대장을 시작으로 연대 본부포대장, 1차·2차 포대장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이 순간까지 60개월이란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지휘관 임무를 수행했다. 주변 선배, 동기, 후배들은 이런 나를 보고 ‘힘들겠다’ ‘고생이 많다’ ‘어떻게 하냐’ 등의 걱정과 위로를 보내고 신기하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곤 했다.

네 번의 포대장 임무를 수행하며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누군가는 나의 이름을 따 ‘강성 지휘관’이라는 평을 했고, 누군가는 정말 ‘믿음직한 거목 같은 지휘관’이라는 평을 했다. 경험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어깨에 달린 견장과 가슴 휘장이 권력이라 생각해 부대원들을 힘들게 했고, 욕심이 많아 부대원들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욕심과 부족함 그리고 무능력이 부하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한 내 부족함을 덮기 위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군 생활의 멘토인 선배 장교가 ‘지휘관은 평시 가장 낮은 자세로 부하들을 존중하고, 항상 성의 있는 자세로 부대와 부하들에게 헌신하며, 부대의 성패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해주었다. 지휘관에게 견장이 주어진 것은 부하에게 군림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 어깨 위에 부대와 부하를 올려두고 그 책임을 지고 견디고 이겨내라는 것이다. 이런 의미를 알고부터는 부대 지휘 철학이 180도 바뀌었다. 용사와 초급간부들이 웃고 활기가 넘치는 부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동시에 전투력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부대에 초급간부 또는 신병이 전입하면 항상 교육하는 내용이 있다. ‘너와 나는 군에서의 계급과 직책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으로서의 높낮이는 없다. 우리는 모두 동등한 천부인권을 갖고 있는 인격체다’라는 것이다.

지휘관 임무를 수행한 지난 60개월을 돌아보면 나 자신이 부족했던 기간과 고쳐나가기 시작한 기간의 부대 성과는 눈에 띄게 달랐다. 부족했던 기간에는 잦은 사고와 그에 따른 징계 조치가 늘 따랐던 반면, 고쳐나가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으며, 전술훈련평가 최우수를 달성하는 등 강한 부대와 부하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부하들이 언제든 웃으며 나에게 다가오게 됐다는 것이다.

견장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사람은 내 부대와 부하들을 위해 늘 성의 있는 자세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며, 주어진 권한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한다.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부하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진정한 군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주도면밀하게 지도해야 한다.

오늘도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지휘관 임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녹색 견장과 지휘관 휘장을 전투복에 부착하고, 내 부하들에게 웃으며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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