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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창작 자유 꼭 보장해 줘야 해!

기사입력 2021. 03. 23   15:54 입력 2021. 03. 23   16: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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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웹툰의 영상화 과정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웹툰 기반 영상 콘텐츠 인기몰이
아이템 발굴 넘어 맞춤 제작 움직임
스튜디오형 방식에 일부 작가 좌절감
오리지널 기획 프로그램 통한 영상화
OTT.영상업체·작가 모두 상생의 길

 

넷플릭스에서 상영한 영화 ‘승리호’(왼쪽)와 웹툰판 ‘승리호’.

넷플릭스에서 상영한 영화 ‘승리호’(왼쪽)와 웹툰판 ‘승리호’.

인스타툰으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웹드라마판으로 제작된 ‘며느라기’.  필자 제공

인스타툰으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웹드라마판으로 제작된 ‘며느라기’.  필자 제공

최근 영상 콘텐츠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OTT(Over The Top)를 꼽을 수 있다. OTT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공간 제약 없이 프리미엄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구독형 영상 서비스다. OTT는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 따라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고, 안방극장에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영상 콘텐츠를 만날 수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앞으로 넷플릭스나 왓챠에 이어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까지 들어올 예정이라 OTT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OTT, 웹툰 원작 영상화를 무기로 삼는 중


흥미로운 사실은 OTT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넷플릭스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가 웹툰 원작 영상물이라는 점이다. 넷플릭스가 유난히 웹툰의 영상화로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심상찮은 인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크리처물인 ‘스위트홈’이나 웹툰과 함께 준비된 ‘승리호’를 흥행시킨 데 이어 ‘지옥’ ‘좋아하면 울리는 1~2’ ‘지금, 우리 학교는’ ‘D.P’와 같은 작품들도 거의 같은 시기에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웹툰 소재 영상은 물량이나 작품 각각의 규모가 크지만, 한 번 큰 인기를 끌 경우 해외에서까지 반응을 불러오기에 화제성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넷플릭스의 기세 덕에 최근 ‘웹툰 원작 자체 제작 영상 시리즈’가 주목받는 것은 한국 만화계로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아울러 국내 영상업체도 이 분위기를 타고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물을 제작하고 제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M이 기획해 카카오TV에 방영했거나 방영 예정인 웹드라마 ‘아만자’ ‘며느라기’ ‘아직 낫 서른’ ‘연애혁명’ 등은 모두 웹툰이 원작이다. 이들은 모두 국산 OTT인 웨이브에서 방영된다.

여기에 웹툰 유통의 양대 산맥이라 할 네이버와 카카오도 지적재산권 산업을 향한 웹툰의 확장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네이버는 스튜디오N이라는 영상 스튜디오를 설립해 CJ와 디즈니에서 일했던 권미경 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카카오도 자회사 형태였던 콘텐츠 업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내부로 들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라는 업체를 세웠다. 이 모든 움직임에는 현시점 한국 상업 만화의 중심인 웹툰이 자리하고 있다.


부품으로만 쓰지 말고 선순환시키려면

이제 콘텐츠 업체들은 영상화하기 좋은 아이템 발굴을 넘어 아예 영상화하기 알맞은 형태로 웹툰을 기획 제작해보자는 움직임으로 옮겨가고 있다. 웹툰 연재 매체들은 이미 작가 개인 단위가 아닌 에이전시 위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에이전시들은 영상화에 쉬운 기획을 진행하며 작가들을 작업 분야별로 부품화하는 스튜디오형 제작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 온 만화들을 영상화해 큰 재미를 본 미국 마블 사와 유사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작가들은 클럽하우스나 SNS 등지에서 ‘다른 파트 작가들과 얼굴 한 번 본 적 없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창작물의 권리를 업체가 소유하면 사업 전개도 수월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전환은 앞으로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영상업체들이 모두 OTT를 쳐다보고 있는 이상, 결국 OTT로 쏠리는 콘텐츠 업계의 헤게모니가 이 현상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웹툰을 비롯한 만화의 제작 방식을 영상 제작에 최적화시키는 것 외에 작품 완성도와 이야기의 흡인력을 더 좋게 할 방법이 있을까. 물론 만화 제작이 마블처럼 공정화를 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만화가 그에 걸맞지는 않다. 그 무엇보다도 만화가 창작자의 자유로운 발상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미 일부 작가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품화된 현실에 좌절감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콘텐츠를 원하는 OTT 업체들과 OTT를 바라보는 영상업체들, 그리고 웹툰이라는 만화 콘텐츠를 다루는 매체들이 이 점을 간과한다면 겉으로만 호황일 뿐 안으로는 정체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OTT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자신들만 오매불망 쳐다보고 있는 영상 업체들이 만화를 먹기 좋게 만들어 떠먹여 주길 기다리지 말고 만화 시장의 수작들을 스스로 찾아 나서 기획했으면 한다. 좋은 작품들을 찾아 소개하는 오리지널 기획 프로그램을 제작해 이용자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통해 파악한 아이템을 영상화하는 데에 활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상 콘텐츠와 웹툰의 상생의 길이 보이지 않을까.


필자 서찬휘는 새로운 시각으로 만화를 해석하며 꿈을 전하는 만화칼럼니스트로 『키워드 오덕학』, 『덕립선언서』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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