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마음에 안 들어”라는 말을 내뱉곤 합니다.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을 향한 불만이지요. 그런데 구체적 이유를 물으면 콕 집어 대답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괜히 싫어하고 미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마음에 안 든다는 말은 상대방이 자기의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이니 자기의 마음을 넓히면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방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는 어느 일요일 아침 뉴욕의 지하철을 탔다가 큰 소리로 떠들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아버지처럼 보이는 남자가 두 눈을 감은 채 이런 상황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보고서 참다못해 “아이들을 좀 조용히 시킬 수는 없겠습니까?”라고 말했답니다.
그러자 그 남자가 눈을 뜨며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병원에서 오는 길인데 한 시간 전에 아이들의 엄마가 죽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연을 몰랐을 때 그 남자는 무례하고 교양 없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알고 나니 그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고, 그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목격담이라고 쓴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성탄절이 다가오는 어느 날 광화문 근처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해서 어려운 이웃돕기를 위한 모금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한 스님이 불전함을 차려놓고 목탁을 치며 시주를 청하기 시작하더랍니다.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는 이 장면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자선냄비와 불전함에 마치 자기가 믿는 종교를 응원이라도 하는 듯 경쟁적으로 돈을 넣기도 했답니다. 한참이 지나고 오가는 사람이 뜸해지자 스님이 불전함을 열어 시주금을 챙기더니 옆에 있는 자선냄비에 넣고 가벼운 미소를 남긴 채 그 자리를 떠났답니다. 아마도 이 마지막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 종교를 탓하고 욕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감동적이고 훈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은 자신에게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은 정적 스탠턴을 장관으로 임명할 만큼 포용력이 큰 지도자였습니다. 그런 링컨조차도 싫은 사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남달랐습니다. 링컨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는 이 사람이 정말로 싫다. 그래서 이 사람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봐야 하겠다.”
여러분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그리고 얼마나 알려고 노력하며 사십니까? 혹시 알지 못해 싫어하거나 미워하며 지내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이 글의 제목은 제가 사용하는 SNS와 이메일의 프로필에 기록해 둔 문구입니다. 저 자신을 향한 다짐이자 저와 소통하는 분들을 향한 저의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됩니다. 때로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때로는 딱하고 불쌍해서 사랑하게 됩니다. 우리가 서로를 좀 더 알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더 사랑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