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광 독자마당] 아들의 전역, 그리고 병역명문가 도전

입력 2021. 02. 17   16:56
업데이트 2021. 02. 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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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 광 
대전고등법원 비상계획관·예비역 육군중령
김 기 광 대전고등법원 비상계획관·예비역 육군중령
새해를 맞아 1년 동안 꼭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일 등 마음을 다지고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은커녕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지난 2019년 10월 입대했던 아들이 최근 군에서 마지막 휴가를 나왔다. 그리고 부대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대에 복귀하지 않고 바로 전역했다. 아들이 18개월 동안 건강하고 무사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돌봐주신 군부대 관계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들이 무사히 전역함으로써 우리 집안은 3대가 모두 현역 복무를 성실히 마친 ‘대한민국 병역명문가’의 자격을 갖췄다. 대대로 병역을 명예롭게 이행한 가문이라는 자긍심으로 가득하다.

나의 백부께서는 1950년대 6·25전쟁이 끝나갈 무렵 해병대에 병사로 입대해 하사로 만기 전역을 하셨다. 또 내 선친은 1968년 백마부대에 병으로 입대해 월남전에 참전하신 국가유공자로서 지금은 국립호국원에 잠들어 계신다. 나는 학군사관(ROTC) 출신 장교로 24년간 군 복무를 마치고 예비역 육군중령으로 예편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아들의 무사 귀가는 참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요즘 TV나 각종 매스컴을 보면 당연히 이행해야 할 의무는 뒤로하고 자신의 권리와 이익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꺼이 그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있다. 요즘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세계가 주목하는 K-방역의 주인공으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눈부신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국제적 위상을 떨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내 가족, 내 이웃,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안위를 포기하고 헌신한 분들 덕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내 아들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우주인 이소연 씨는 “나는 우주에 가서 환상적인 달이나 다른 행성을 보고 온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구를 보고 되돌아 왔다”고 말했다. 내 아들은 군대에 가서 다른 세상을 보고 온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자랑스러운 ‘병역명문가문’을 보고 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몸소 체험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 병무청에서는 2004년도부터 매년 4월 병역명문가를 선정해 격려하고 있다. 나도 올해 병무청에 병역명문가문을 신청하려고 한다. 몸 건강히 전역한 아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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