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 천년지대군 교수실에서] 신종 감염병 위기와 맞서는 우리의 자세

입력 2021. 02. 08   17:10
업데이트 2021. 02. 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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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국군간호사관학교 연구소장·육군중령
김혜원 국군간호사관학교 연구소장·육군중령

평범했던 한겨울에 낯설게 들어온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지 어느새 1년을 훌쩍 넘겼다. 그동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기원전·기원후가 아니라 코로나19를 기준으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뉜다고 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외출은 상상할 수 없고 악수도 할 수 없다. 뉴노멀(New Normal)이란 신조어를 일상에서 듣게 됐다. 기다리던 백신 접종이 시작돼 2021년 말에는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위기가 전 세계적인 재난 상황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재난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구분되는데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기는 사회재난으로 분류된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군은 재난 복구를 지원하는 부서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위기 대응에서 우리 군이 부족한 공공의료를 보완하기 위해 전쟁에서 목숨 걸고 싸우듯 방역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다. 하얀색 전신 보호의를 입고 코로나19 대응 현장에 투입된 군 인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자랑스러운 전사다.

“사람은 그가 입은 제복(制服)대로의 인간이 된다.” 나폴레옹의 말이다. 보호의는 감염병과 싸워 이기기 위한 최적의 제복이다. 그 이유는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는 핵심은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전파 차단이기 때문이다.

피부나 호흡기를 잘 보호하기 위해서 보호의를 입고 벗는 과정은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친다. 이 절차를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보호의를 벗는 과정을 성급하게 진행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환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호의를 입고 벗는 과정도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실제로 감염병 대응 임무에 투입되는 인력들은 모두 보호의 착탈의를 잘할 수 있을 때까지 숙달 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보호의는 입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답답하고 힘들다. 보호의를 입고 두세 시간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는 화장실도 갈 수 없고, 목이 말라도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다. 더울 때는 땀이 비 오듯 하고, 추울 때는 얇은 보호복 안으로 칼날 같은 냉기가 스며든다. 고글과 마스크에 이마와 코가 눌리고 피부가 헐기도 한다. 이렇듯 복장 하나 갖추는 것도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군 의료인력과 지원인력은 제복을 입은 군인으로서 코로나19 대응 초기부터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달려가 보호의를 입고 한여름 무더위와 한겨울 추위를 견디며 소독, 검사 및 상담, 이동 보조, 치료 및 간호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그렇기에 우리 군의 희생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군인이라는 위치에서 국민을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지킨다는 마음가짐이 있어 가능할 것이다.

신종 감염병이라는 낯설고 어려운 위기 속에서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 두려움을 이기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용기를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동료, 선후배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지금 이 순간 국민을 위해 애쓰는 우리 군 인력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며 우리가 코로나19 이전에 누리던 평범한 일상이 하루빨리 되돌아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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