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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철 견장일기] 군자불기(君子不器)로 성장하는 부대원을 위해

기사입력 2021. 02. 04   15:39 입력 2021. 02. 04   15: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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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영 철 
육군5군수지원사령부 53군수지원단장·대령


“누구는 그릇이 작아서 하는 일이 답답하고 한심해. 또 누구는 그릇이 커서 정말 대범한 것 같아.”

‘그릇’은 본래 음식이나 물건 따위를 담는 기구를 말한다. 하지만 사람에게 비유해 어떤 일을 해나갈 만한 능력이나 성품을 말하기도 한다. 사람은 개인별로 자신만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그릇의 모양과 크기 또한 자신이 만들고 한정 짓는다. “난 이 정도 그릇밖에 되지 않으니 이만큼으로도 만족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자신이 정한 그릇의 크기만큼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만약 자신의 능력이 1ℓ만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면 2ℓ의 물을 담아야 할 때는 어떻게 될까? 1ℓ의 물은 그냥 넘쳐 흐르게 될 것이다. 내 그릇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의 문제와 상황이 발생할 때는 마치 그릇을 넘치는 물처럼 그렇게 흘려보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받아들여야 할까? 이러한 고민에 눈을 뜨게 해준 네 글자가 있다. 바로 공자의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군자불기(君子不器)’다. 직역하면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라고 풀이된다.

왜 군자는 그릇이 아닐까? 차라리 군자대기(君子大器)라고 했으면 ‘군자는 큰 그릇이다’라고 쉽게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라는 문구는 그동안 그릇이 개인의 능력이라는 고정 관념을 가진 나를 깨어나게 해주는 말이었다.

그릇은 저마다 나름의 쓰임이 있으나 서로 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밥그릇은 밥그릇으로, 술그릇은 술그릇으로 각기 용도가 정해져 있다 보니 본래의 그릇이 다른 용도로 쓰임을 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군자불기라는 것은 ‘군자는 정해진 그릇의 틀 속에 있지 않다’라는 의미다. 고정된 그릇과 같은 한계를 넘어 끊임없이 성장하고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갖춘 것이 바로 군자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그릇이 있지만,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자신을 현재의 그릇에 가두어 두면 안 된다. 현재 나의 그릇으로부터 벗어나는 순간, 그리고 언젠가 그릇이라는 의미도 사라지는 순간이 바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진정한 군자의 모습일 것이다.

2021년도 벌써 2월이다. 많은 이가 새해가 되면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세우지만, 정작 연말이 됐을 때 그걸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것은 자신의 관행과 습관이라는 과거의 그릇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 시작된 올 한 해 우리 부대원들이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가뒀던 그릇을 과감히 깨트리고 군자불기(君子不器)로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우리 부대원 모두가 군자와 같은 큰 뜻을 품고 전진할 수 있도록 지휘관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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